| Festivals : 부천 판타스틱 국제영화제 | | | | |
 브라이언 오하라식 자유, 저항, 반란 :::
라인지기 | 2000년 07월 17일
조회 936
PiFan 2000 메가토크, 두번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올해 처음으로 '메가토크'라는 형식으로 감독과 관객과의 대화방식을 시도했다.
7월 14일에는 <실제상황>을 감상한 관객과 함께 하는 김기덕 감독의 메가토크가 성황리에 진행되었으며, 7월 16일에는 제한구역 섹션에 초청된 <록큰롤 프랑켄슈타인>의 브라이언 오하라 감독과의 메가토크가 진행되었다.
영화제 두 번째 날, 씨네락나이트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던 영화인 <록큰롤 프랑켄슈타인> 상영 후, 브라이언 오하라 감독은 모형쥐가 들어있는 콘돔을 관객에게 뿌려 충격과 함께 즐거운 기억을 관객에게 선사했다. 영화의 주인공인 킹이 사용하는 모형쥐 콘돔은 미국인에게는 게이에 대한 특별한 코드로 사용된다.
예사롭지 않은 첫 대면을 시작으로, 뉴욕독립영화협회를 비롯하여 세계 각국의 영화제의 출품을 거부당한 작품을 들고 한국을 찾은 브라이언 오하라 감독은 관객과의 메가토크에서도 거침없는 자유로움을 가진 자로서의 인상을 남겼다.
이번 메가토크는 자유기고자이자 언론인인 팀 메릴과의 일대일대화를 시작으로 관객의 질문에 대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팀 메릴은 이 영화에 녹아있는 감독의 주관적인 입장에 대해 유능하면서도 거침없이 질문했다.
미국에서는 완전히 배척되었던 이 영화가 외국의 영화제들에서 상영되면서 어느 정도 자신감을 얻게 되었고, 아시아에서는 부천에서 처음으로 상영되게 되었으며, 그 어느 곳보다도 한국에서의 반응이 가장 호의적이라고 감독은 말했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게이혐오증에 대한 질문에는, 그 점 때문에 뉴욕에서 상영이 거부된 것이며,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데 제한을 가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것이라 일축했으며, 고정된 세상의 틀에 대한 거부감을 독설로써 표현했다. 팀 메릴은 영화에서 보여주는 종교와 성에 대한 숨겨진 의미를 질문했고, 오하라 감독은 그에 대해 장난같지만, 심오하게 들리는 답변으로 응수했다. 유명인이 일반인에게 보여지는 영웅적인 측면이, 실제로 까발리면 형평없다는 데서 오는 인간의 이중성을 표현하고 싶었고, 두뇌와 신체가 불일치하는데서 오는 세상의 아이러니를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영화가 다소 어설프고 낯설게 느껴지지만, 자신의 방식을 끈질기게 고수하는 삶의 방식이 관객에게는 신선한 경험으로 여겨진다.
자신의 표현대로 '째째하지 않고 보기와 달리 조금 더 똑똑하게' 느껴지는 감독으로, 자유, 저항, 반란의 방식으로 영화와 삶을 일구고 있는 것으로 관객에게 전달되었다.
이번 영화제의 메가토크는 총4회로 진행되며, 이미 진행한 김기덕 감독, 브라이언 오하라 감독의 메가토크 이후 남아있는 프로그램은 7월 17일 '충무로에서 여성영화인 되기'와 7월 20일 '스크린쿼터 메가토크'이다.
관객과 영화인과의 틀을 뛰어넘는 자유로운 만남. 서로의 간격을 좁히기 위해 새로이 발굴한 프로그램인 메가토크는 PiFan을 찾는 관객에게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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