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실제 상황'입니다. 오늘 14일, 3시부터 있은 <실제 상황>의 상영 이후 5시부터 7시까지 시민회관 소강당에서는 게스트와의 보다 진솔한 대화를 이끌어나가기 위하여 부천 영화제 사상 처음으로 시도되는 행사인 메가 토크가 있었다. 그 첫 인물로 30여명의 관객과 취재진이 자리를 한 가운데, 정초신 프로그래머의 말처럼 부천 영화제와 색깔이 맞는 김기덕 감독과의 토크가 있었다. 2시간에 걸친 토크의 처음 한 시간은 정 프로그래머와 김기덕 감독의 질문과 대화로, 중간 휴식 후 한 시간은 종이에 적힌 관객들의 질문 위주로 진행되었다.
두 사람간의 질문과 답변이 주가 된 처음 한 시간은 정 프로그래머가 영화를 시작하게 된 동기에 대하여 질문을 던지며 시작되었다. 이후 첫 작품 악어를 찍게 되었던 과정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졌고, 이에 김기덕 감독은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영화를 시작했다'라는 겸손한 대답과 함께 늦깍이 프랑스 유학에서부터 16세 이후로 뛰어들었던 산업 전선 등 그간 본인의 인생 역정에 대하여 솔직한 토크를 전해주었다. 특히 해병대 시절의 경험담을 통하여 관객들은 영화 <실제 상황>이 김기덕 감독의 '실제 상황'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10분간의 휴식 이후 한 시간은 이번 메가토크의 주제이기도 한 '게릴라식 영화 찍기'에 대한 김기덕 감독만의 노하우와 관객의 서면 질문을 주로 하여 진행되었다. 그 노하우는 다름아닌 제작비에 상관없이 소재의 착상 이후 장소 헌팅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사실. 이는 제작비 마련 이후, 헌팅에 들어가는 종래의 방식과는 차별화된 형태이다. 이와 함께 감독은 제작비에 비례하는 시나리오의 수정을 또다른 원칙으로 꼽았다. 이를 위해서 완성도의 부득이한 저하를 감수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감독은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와 메시지의 변경이 아닌 이상은 그러한 자신의 행동은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감독 본인을 비롯, 모든 스태프들이 인센티브를 통하여 서로 조금씩 양보를 하며 영화를 찍는 것도 하나. 이밖에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창녀와 같은 부정적 이미지의 여성상이나 그들에게 자주 가해지는 폭력적 행위들에 대한 것과, <실제 상황>에서 상업적 의도는 없었는 지에 대한 질문 등이 있었다. 이에 감독은 '(일례로 섬에서의 자궁을 차는 장면을 들면서, 근처의 산부인과에서 경험한 일이라고 밝혔다.)그러한 것들은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것들이며 이 사회에서 자행되는 것들이고, 어찌보면 나에게 있어 영화는 내 어머니를 닮은 여자들에 대한 그리움이 아닌가'라는 설명과 함께 <실제 상황>에서의 주진모의 캐스팅 같은 경우 솔직히 다소간의 그러한 측면이 있었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마지막으로 김기덕 감독은 자신과 같은 정규 과정을 밟지 아니한 특수한 이력을 지닌 이들의 위치를 지켜나갈 포부와 자신감을 피력하며 두 시간에 걸친 메가토크를 마무리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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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의 게릴라식 영화 찍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