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작가 김태형씨 디자인의 "만화가 영화를 만날 때"
글: 라인지기
2000년 06월 10일
제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공식 포스터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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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an2000 공식포스터는 환상적인 인어의 형상을 하고 있는 한 인물이 부천영화제의 로고인 '깨비'를 가슴에 품고서 고요하게 향기를 맡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대한 작가의 변은 다음과 같았다. "PiFan로고를 해초로 만들었으나 영화제를 염두에 두고 꼬리부분을 동그랗게 말아 필름롤을 연상시키도록 했다. 이는 영화로 상영되기 전 1차 자료인 필름을 소중히 여기는 영화제의 자세를 담은 것이다."
새 천년 처음으로 열리는 영화제는 무엇보다도 미래에 대한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포스터의 이미지가 보여주는 것은 명확한 구분과 양극단을 거부, 다양성을 포용하는 온화함이다. 전체적인 이미지는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허문다. 젖가슴을 살짝 가린 인어의 얼굴은 남성·여성의 구분을 무의미하게 만든다. 오히려 중성적인 이미지로 다가온다. 인간으로 분류할 것인지 물고기로 분류할 것인지 혼동을 주는 몸체와 손의 물갈퀴는 이 인물이 포유류인지 양서류인지 알 수 없게 만드는 것으로 온갖 볼거리와 정보로 가득한 세상을 자유자재로 헤엄쳐 다니는 다재다능한 인간형임을 상징한다. 인물의 얼굴과 몸통을 가늘게 지나가는 물그림자, 머리에 쓴 천사의 날개는 이 인물이 존재하는 공간이 하늘인지 바다인지 모호하게 만든다. 눈에 가장 확연히 들어오는 원을 그리는 하체는 빛을 받아 반짝거리며 깨비를 보호하고 있어 생명체가 탄생한 이후로 영원히 보존되어야 할 위대한 모성을 그리고 있다.
PiFan2000의 테마인 '자유, 저항, 반란'을 포스터작가가 새로이 해석하여 관습적인 구분에서의 자유로움, 현실적인 틀에 저항하는 환상적인 공간, 파괴를 감싸안는 창조적인 반란으로 덧칠해져 아름다운 이미지로 탄생하였다.
만화가가 영화제 포스터작업을 하는 경우는 포루투갈의 판타스포르토가 세계적으로 매우 유명하며, 일본 유바리판타스틱영화제의 경우는 삿뽀로의 유명여류화가가 포스터를 담당했다. 김태형씨는 젊은 매니아들의 지지를 업고 PiFan의 포스터작가가 된 경우로 이에 대한 소감을 다음과 같이 피력했다. "만화가가 이런 작업도 한다는 것은 사실 나에게는 생소한 것이었다. PiFan이 권위를 주장하지 않는 젊음의 영화제인 사실이 나를 상당히 고무시켰다. 그림을 그리다보니 볼거리가 많은 영화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특수효과가 가미된 SF 장르를 매우 좋아한다. 그리고, 보고나면 기분나쁠 정도로 야릇한 감정이 생겨나는 영화는 선호한다. 이런 것이 판타스틱영화라고 생각한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이번에 기획한 만화와 영화의 만남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고 자축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미래가 매우 기대되는 젊은 만화가 김태형과 젊음의 영화제인 부천영화제는 첫 만남을 행복하게 기억하게 되었다.
오는 7월 13일부터 21일까지 9일간 문화도시 부천에서 펼쳐질 제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는 부천을 대표할 캐릭터인 커다란 눈과 파란 날개의 귀여운 마스코트 '판타쥐'를 선보인다. 판타스틱한 심야영화를 보면서 밤을 지새우기를 좋아한다는 영화광 판타쥐가 좋아하는 또 다른 취미는 저항과 반란의 음악인 락 음악을 씨네락 나이트 공연장에서 보기. 사실 태어난 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태동하던 97년 8월 무렵으로 판타쥐는 벌써 4살 박이. 하지만, 카메라의 플래시 앞에 서기를 부끄러워 해 이제야 세상에 얼굴을 드러낸 것. 판타쥐가 아끼는 보물은 여름의 뜨거운 햇볕에 이쁜 파랑 날개가 탈까봐 늘 가지고 다닌다는 물빛 양산과 어두움에 익숙한 눈을 보호해주는 썬글라스. 장난기 많고, 개구쟁이인 판타쥐는 영화 보는 데, 시끄럽게 핸드폰 울리는 사람만 발견하면, 그 앞에 앉아서 날개를 활짝 펴고 영화를 못 보게 만드는 장난을 즐겨한다고. 낮에는 동굴에 매달려 한여름의 뜨거운 열기를 식히는 판타쥐는 운동 부족을 걱정, 짧은 다리를 버둥거리며 세발 자전거 타기에 열심이기도 하다. 또래의 다른 친구들처럼 영화배우 사진 모으기도 좋아하는데 판타쥐가 제일 많이 가지고 있는 배우 사진은 커다란 눈이 자기랑 닮아 너무 좋다는 배두나. 부천영화제의 4번째 페스티발레이디인 두나 누나를 부천의 여기저기서 볼 생각에 가슴이 콩닥거려 요즘은 가뜩이나 없는 밤잠에 날밤을 새우기가 일쑤라고. 당연히 좋아하는 음식은 영화를 볼 때 빼놓을 수 없는 팝콘과 콜라, 한여름의 뜨거운 더위를 식혀주는 아이스크림.
올 여름 부천에 펼쳐질 영화 축제에서는 재미나고, 특이한 영화뿐만 아니라, 모두가 신나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와 더불어 뜨거운 영화 사랑에 부천 이곳 저곳을 바쁘게 돌아다닐 판타쥐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판타쥐는 영화제의 이곳 저곳을 알리는 안내판은 물론, 영화제의 소식을 알리는 여러 게시판에서 다양하고 깜찍한 모습을 선보이게 될 것이며, 문구 업체인 '모닝글로리'와 손잡고 준비 중인 CD케이스와 그랜드 볼펜, 편지지, 파일링 케이스, 다이어리, 종이류 방향제, 버튼, 인형, 티셔츠, 모자, 열쇠고리, 우산에도 등장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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