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도연 - 변신이 미덕인 연기자 :::
양유창 | 2000년 03월 11일
조회 1584
그녀는 어느날 갑자기 나타났다. 그저 CF에서 예쁜 얼굴만 보여줄 줄 아는 탤런트였던 전도연은 어느날 갑자기 <접속>이라는 영화 한 편으로 연기자로서의 비전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녀의 연기는 단지 연기만이 아니었다. 아담한 그녀의 체격과 사람 좋아보이는 그 함박웃음은 이제 그녀의 얼굴이 더 이상 "예쁘"지는 않아도 오랫동안 기억되는 연기자로 만들었다.
<접속>에서 그녀는 기다린다. 심지어 <약속>에서는 그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포기할 준비도 되어 있다. 그런 그녀가 그를 잡기 위해 백치미를 펼쳐보이는 <내 마음의 풍금>, 그리고 부정행위 끝에 그에게 살해당하는 <해피엔드>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영화궤적은 '기다림의 여인'에서 '사랑을 찾아나서는 적극적인 여성'으로 변화하는 한국영화의 족보를 계승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접속>에서 순수한 여성이었던 그녀는 <약속>에서 지고지순한 당당함을 연기했고, <내 마음의 풍금>에서는 무려 10살이나 아래인 초등학생 소녀 역을 천연덕스럽게 연기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변신은 단연 <해피엔드>. 주진모와의 섹스신을 비롯해 최민식에 의해 침대 위에서 난도질당하는 장면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연기에 있어서 전환점이 될 만한 영화였다.
<내 마음의 풍금>으로 1999년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전도연은 이제 막 피어오르고 있는 배우다. 촬영장에서는 언제나 분위기를 띄울 줄 알고, 좀더 정밀한 인물 분석을 위해 자신의 경험을 축적해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다. 분위기메이커로서 촬영장에서 스탭과 연기자들 속에서의 그녀의 모습은 한때 스캔들을 불러오기도 했지만(하지만 그녀는 많은 경험을 굳이 숨기려 들지 않는다), 영화가 즐거움과 꿈의 예술임을 잘 알고 있는 그녀이기에 앞으로 '전도연'이라는 이름이 함께 할 차기작들은 충분히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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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유창
마음으로부터 그림을 그립니다. 무의식으로부터 시를 씁니다.
비밀스럽게 여행을 떠납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노래를 부릅니다.
운명과 미래를 혼동하지 않습니다.
무심코 떨어뜨린 책갈피에서 21세기가 느껴집니다. 그곳은 슬픈 신세계입니다.
이별이란 말은 너무 슬퍼 '별리'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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