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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디지털이 주류가 될 것 :::
룩앳미디어 대표 이성원

양유창 | 2003년 02월 13일
조회 3952


지난 2000년은 한국 인터넷 영화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린 해였다. 그동안 인터넷용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없던 것은 아니지만, 2000년 씨네포엠의 3인 3색 프로젝트만큼 뇌리에 깊게 박힌 작품은 없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한국 영화가 1919년 <의리적 구투>로 시작했음에도 나운규의 <아리랑>이 더 깊게 각인되어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지금은 없어진 '씨네포엠'은 2000년 여름 사이트 오픈을 준비하면서 두 가지 기획을 가지고 있었다. 청소년이 디지털 캠코더로 자유롭게 영화를 찍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또 이들이 만든 영화를 사이트에서 상영하면서 디지털 단편영화를 위한 광장이 되는 것, 그리고 디지털 3인 3색이라는 프로젝트로 3편의 인터넷용 영화를 만들어 상영하는 것. 후자가 크게 성공하면서 전자의 목적이 가려지긴 했지만, 씨네포엠은 나름대로 두가지를 조화시켜 나아가려 했다.

씨네포엠의 창립멤버인 이성원씨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의 김성제 프로듀서를 통해 '수다'를 이끌고 있는 장진(A)을 만나 인터넷을 위한 영화 3편을 기획하게 되었다. 여기에 김지운, 류승완 감독이 동참하면서 3인 3색 프로젝트가 탄생하였고, 그 결과는 <커밍 아웃>, <극단적 하루>, <다찌마와 Lee>으로 나타났다.

독특한 개성을 가진 세 감독은 각각의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었고, 특히 컴퓨터 모니터의 작은 화면에 맞추기 위해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였다. 그렇게 완성된 3편의 영화는 시차를 두고 차례로 인터넷에서 개봉하였고, <다찌마와 Lee>는 수백만명이 사이트를 통해 관람하고, 극장에서 특별상영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3편의 영화는 인기를 끌었지만, 씨네포엠은 이 인기를 수익으로 연결시키는데 실패했다. 아마도 이것은 이성원씨에게 있어 가장 가슴아픈 부분일 것이다. 회사가 문을 닫은 후 이성원씨는 룩앳미디어를 창업하였다. 룩앳미디어를 통해 SK텔레콤의 NATE에서 플래쉬 애니메이션을 제공하고, 온라인에서 <우렁각시>와 같은 영화를 홍보했던 이성원씨는 이제 본격적으로 디지털 영화를 제작하는 꿈을 갖고 있다.


1. 디지털영화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며 왜 디지털 작업을 하는가?

물론 디지털영화도 조지 루카스가 시도하는 최신 기술과 장비를 이용한 대형 프로젝트도 있겠고 아마추어가 디지털 카메라로 찍고 프리미어 등으로 편집하는 영화도 있겠고 그 범위가 넓을 것이다.

내가 관심을 갖는 디지털 방식은 후자쪽에 가까우며 그 매력은 한 마디로 접근의 용이성이다. 접근의 용이성은 제작비, 제작방식, 제작 마인드, 유통방식 등 일반적인 면 모두에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자신의 아이디어와 창작욕구를 필름 영화들과는 달리 비교적 쉽게 접근해 제작할 수 있으며 복제의 용이성으로 인해 수용자에게도 쉽게 접근 할 수 있다. 또한 고민 여하에 따라 디지털의 장점을 활용한 나름대로 훌륭한 비주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남기웅 감독의 <대학로에서 매춘하다가 토막살해당한 여고생 아직 대학로에 있다>나 <우렁각시>를 보라. 소형 6mm 카메라로 찍었음에도 그 얼마나 훌륭한 비주얼과 공간감인가.

2. 디지털로 인터넷용 영화를 기획하였다. 어떤 작품이었으며 어떤 의미가 있었나?

2000년도에 진행한 프로젝트로 공식적으로는 씨네포엠 디지털 단편 프로젝트였다. 뭐 주로 인터넷 3인 3색이라고 불려졌었지만. 김지운, 장진, 류승완 감독 등 젋은 감독님들과 함께 디지털로 영화를 제작하고 인터넷으로 개봉하는 새로운 시도였다. 당시 의도는 디지털과 인터넷이란 젊고 자유로운 도구를 가지고 자기만의 색깔을 가진 젊은 감독들이 부담없이 마음껏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라는 거였다.

그러다보면 독특한 것을 찾아다니는 인터넷 이용자들도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다. 기대했던 대로 독특하고 발랄한 작품들이 나왔고 이용자들도 많이 좋아해 주었다. 특히 <다찌마와 Lee>의 경우는 연예나 영화관련 프로그램은 물론 9시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에까지 소개될 정도로 폭발적인 매니아들을 만들어냈다.

3. 작업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달라. 장비라든가 사람이라든가 등등

장비는 솔직히 올 디지털은 아니었고 캐논 XL-1 6mm디지털 캠코더와 베타캠을 같이 사용했으며 편집은 모두 디지털 작업을 했다.

제작은 장진 감독의 수다 프로덕션에서 맡았고 모두 영화현장의 실력있는 분들이 제작진으로 참여했다. 지금은 모두 유명한 배우가 된 임원희, 정재영, 신하균, 류승범 등이 주연을 맡았다. 특히 임원희의 '다찌마와 리' 연기는 큰 인기를 모았고 지금봐도 너무 너무 재미있다.

4. 당시 인터넷의 부흥과 함께 <MOB2025> 및 여러 인터넷용 디지털 영화가 비슷한 시기에 기획되었다. 그런데 가장 성공을 거둔 것은 <다찌마와 Lee>였다. 어떤 차별점을 두었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발상의 차이였던 것 같다. 당시 대부분의 인터넷 영화들이 인터넷=사이버세상 이란 등식에 빠져 인터넷 영화는 가상현실이나 SF를 다뤄야 한다는 발상에서 시작한것 같다. 하지만 그런 막상 뭔가 독특한 걸 찾아내고 전파시키길 좋아하는 인터넷 유저들에겐 좀 버거웠던 것 같다. 짧은 러닝타임에 풀어내기도 어려웠고 기본적으로 킬링 타임 성격이 강한 인터넷 컨텐츠로서는 좀 무거웠던 것 같다.

씨네포엠 프로젝트의 경우엔 기본 발상 자체가 자기 색깔을 가진 감독들에게 그냥 마음껏 놀아 보라는 발상에서 시작했다. 작품의 기획보다는 사람에 대한 선택이 우선이었다고 할까. 인터넷 유저들이 좋아할 만한 코드를 가진 젊은 감독들이 평소 극장에서는 보기힘든 엉뚱한 이야기를 풀어냈고 유저들은 역시 여기에 열광했다. 특히 <다찌마와 Lee>의 경우엔 오히려 코믹복고풍의 컨셉으로 가면서 나중에 인터넷 인기 컨텐츠의 주류코드가 된 복고, 엽기, 촌티 등에도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5. 사실 처음 기대와 달리 지금 디지털영화는 시장이나 평단에서 큰 대접을 받는 것은 아니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뭐 다른 게 있겠나. 돈이 안되거나 작품이 맘에 안들어서 그렇겠지. 디지털 영화라는 새로운 시도만으로 주목을 받던 시기는 지났다. 사실 "디지털로 이런 비주얼을...오호..." 하는거야 작업하는 사람들끼리의 얘기일테고 시장이나 관객 입장에서는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디지털 영화들이 대부분 저예산 영화들일텐데 그렇다면 저예산영화들의 한계는 고스란히 안고 가는 것이 아니겠나. 또 아직은 비주얼 면에서도 필름에 익숙한 눈에는 조금 서운해 보이기도 할 것이고...

6. 지금 하는 일과 앞으로의 작업계획에 대해 이야기해달라

지금은 룩앳미디어라는 디지털콘텐츠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주로 플래시 애니메이션을 열심히 만들고 있다. 현재 인터넷 사이트와 SK텔레콤의 '준' 서비스 등 디지털 채널에 열심히 배급하고 있다.

플래시 애니메이션도 참 재미있는 장르다.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가장 인디펜던트한 영상물이라고 생각한다. 하고 싶은 거 맘껏 해대면서 플래시 애니를 만들고 유통면에서도 이메일이나 사이트들을 통해서 정말 독립적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일단 미디어 측면에선 인터넷을 비롯해 모바일, PDA 등 개인미디어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런 개인미디어에 어울릴 만한 재미난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를 열심히 만들고 찾아다닐 예정이다. 물론 이쪽 컨텐츠의 열악한 수익모델을 개선하기 위한 작업에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7. 끝으로 디지털영화의 방향과 그 미래에 대해 예언한다면?

결국엔 제작방식이나 배급, 상영방식 모두 디지털이 주류가 될 것이다. 물론 CG 등으로 대변될 수 있는 디지털 제작방식은 점점 보편화 될 것이며 디지털의 간편한 장비 및 기술의 발달, 영상세대의 표현욕구 증대 등으로 인해 점점 창작주체와 수용자 사이의 간극이 좁혀질 것이다. 그리고 배급에 있어서도 파일전송 등의 형태로 각종 디지털 상영관이나 홈네트웍을 통해 전세계 방방곡곡에서 동시개봉이 가능한 시대가 오는 것은 물론 버스 안에서 핸드폰이나 개인 단말기로 영화를 감상하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갈 것이다.

디지털 영화제작에 있어서도 지금의 가장 큰 약점인 플랫(flat)함을 촬영시 조명이나 공간배치 또 후반작업의 여러 노하우들이 쌓이면서 충분히 극복해 나갈 것이라 생각한다.






양유창
마음으로부터 그림을 그립니다. 무의식으로부터 시를 씁니다.
비밀스럽게 여행을 떠납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노래를 부릅니다.
운명과 미래를 혼동하지 않습니다.
무심코 떨어뜨린 책갈피에서 21세기가 느껴집니다. 그곳은 슬픈 신세계입니다.
이별이란 말은 너무 슬퍼 '별리'라고 말합니다.

BLOG: rayspac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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