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은사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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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은사자상) :::

�뺤꽑湲 | 2004년 09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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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nice61] 김기덕 베니스영화제 ‘감독상’ 수상

글 : 베니스=이주영 기자 2004.09.12

김기덕 감독의 <빈 집>이 제61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특별감독상(Special Director's Award)를 수상했다. 이로써 김기덕 감독은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으로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3개 부문 수상, <사마리아>로 2003년 베를린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에 이어 세계에서 인정받는 감독임을 여실히 드러냈다.

영예의 황금사자상은 영국 감독이자 <비밀과 거짓말>로도 잘알려진 마이크 리의 1950년대 낙태에 관한 이야기 <베라 드레이크>가 수상했으며, 심사위원 대상은 <디 아더스>의 감독으로 잘 알려진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의 <아웃 투 씨>가 수상했다. 김기덕 감독의 ‘특별 감독상’은 이에 이은 세 번째 상이다.

또 베네치아61 주요부문 수상작으로는 특별공로상에 미야자키 하야오의 재패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남우주연상에는 <아웃 투 씨>에서 훌륭한 연기를 보여줬던 스페인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이, 여우주연상에는 황금사자상의 영예를 안은 <베라 드레이크>의 중견배우 이멜다 스텐톤이 수상했다. 신인배우상은 이탈리아 출신 감독 귀도 치에사의 <천천히 일하기>에서 좋은 연기를 선보인 마르코 루이시와 토마소 라멘히에게 돌아갔다.

<베네치아61 주요부문 수상결과 리스트>

황금사자상(Golden Lion for Best Film)
<베라 드레이크 Vera Drake>, 마이크 리 (영국)

심사위원대상(Jury Grand Prix)
<아웃 투 씨 Mar adentro>,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스페인)

특별 감독상(Special Director's Award)
김기덕, <빈 집>(한국)

특별공로상(Award for an Outstanding Individual Contribution)
미야자키 하야오(감독), <하울의 움직이는 성 Howl’s Moving Castle>(일본)

남우주연상(Coppa Volpi for Best Actor)
하비에르 바르뎀, <아웃 투 씨 Mar adentro>(스페인)

[Venice61] 김기덕 베니스 시상식에서 이색 퍼포먼스

글 : 베니스=이주영 기자 2004.09.12

11일 밤 7시 55분(현지시각) 제61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특별감독상’ 수상자로 지명된 김기덕 감독이 시상 무대에 올라 손바닥에 그려진 ‘눈동자’ 그림을 보이며 이색적인 퍼포먼스를 보였다.

이미 2003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사마리아>로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는 김기덕 감독은 베네치아61 경쟁부문 중 3위에 해당하는 ‘특별감독상’ 수상자로 호명되어 ‘은사자상’을 받기 위해 무대로 올라갔다.

무대에 오르기 전 그는 함께 경쟁부문에 참여한 <하류인생>의 임권택 감독에게 머리를 숙이며 인사를 청했다. 김 감독은 수상 소감으로 “지금 제가 무대에 오르기 전 인사드린 분이 한국에서 가장 존경 받는 감독님이신 임권택 감독님입니다”로 말문을 열었으며, 이어 “<빈 집>을 만들면서 함께 한 많은 사람들, 내가 사랑하는 가족들, 내가 살아온 인생에게 감사드린다”란 수상 소감을 밝혔다.

김기덕 감독은 이런 수상결과를 예상으로 한 듯 11일 오후 4시경 손바닥에 검정 볼펜으로 영화 속 태석(재희)가 손바닥에 그리고 유령 연습을 하는 ‘눈동자’ 그림을 그려넣었던 바 있다. 그는 특별감독상 수상 무대에서 트로피와 함께 손바닥을 카메라를 향해 펼쳐 눈동자를 보여주며 “제 영화를 보신 분 만이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를 아실 겁니다”라 말하며 이색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베니스국제영화제 특별감독상에 빛나는 김기덕의 <빈 집>은 한국에서는 청어람의 배급으로 오는 10월 15일 경 선보일 예정이다.

< 엔키노 >

[2004 베니스] 김기덕, 베니스 감독상 수상!

2004.09.12 / 베니스=신기주 기자

김기덕 감독이 61회 베니스 영화제의 감독상에 해당하는 은사자상, 'Premio speciale per la regia'을 수상했다.

<빈 집>으로 올해 베니스 영화제 경쟁부문에 올랐던 김기덕 감독은 베니스 현지 시각으로 11일 오후 6시 30분 열린 영화제 폐막식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2002년 이창동 감독도 <오아시스>로 이 상을 수상한 바 있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본 따 성대한 폐막식 분위기를 연출한 올해 베니스 영화제 시상식장에서 수상을 위해 무대이 오른 김기덕 감독은 먼저 자리를 함께 했던 <하류인생>의 임권택 감독에게 인사를 건냈다. 김기덕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방금 인사드린 사람은 한국에서 가장 존경 받으며 가장 오랜 동안 영화를 만든 임권택 감독"이라고 말해 박수 갈채를 받았다.

또 "영화를 함께 만든 사람들과 내 가족과 내 인생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기덕 감독은 <빈 집>에 등장하는 손바닥에 그려진 눈동자 그림을 직접 손에 그려 펼쳐보이며 "이 그림의 의미가 무엇인지는 영화를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영화가 베니스 영화제 주요 부문에서 수상하기는 87년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가 여우주연상(강수연)을 수상한 것과, 2002년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가 감독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에 이어 세 번째다. 이 밖에도 김기덕 감독은 <빈 집>으로 국제영화평론가연맹(FIPRESI)상과 세계가톨릭협회(SIGNIS·World Cat holic Association for Communication), 미래의 비평가상(Premio Agiscuola Leonlino d'Oro) 등 비공식 부문에서도 3개 상을 독차지했다. 2002년 이창동 감독 역시 <오아시스>로 이들 세 개 상을 모두 수상했었다.

<엑스컬리버>의 영국 감독 존 부어맨을 심사위원장으로 하는 올해 베니스 심사위원단은 황금사자상 수상작으로는 1950년대 낙태 문제에 휘말린 순박한 여인의 이야기를 그린 영국 마이크 리 감독의 <베라 드레이크>를, 은사자상인 심사위원대상으로는 전신마비 상태로 26년 동안 살아온 뒤 자살을 꿈꾸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스페인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의 <마르 아덴트로>를 선정했다.

또 남우주연상은 <마르 아덴트로>에서 전신마비 환자 역을 맡았던 하비에 바르뎀에게, 여우주연상은 <베라 드레이크>에서 죄를 강요당하는 50년대 여성 역을 맡았던 이멜다 스톤턴에게 돌아갔다. 이 밖에도 개인공헌상은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신인연기자상은 이탈리아 감독 귀도 치사의 영화 <천천히 일하라 : 라디오 일레스>의 공동 주연 배우 마르코 루이지와 토마소 라맨지가 수상했다.

김기덕 감독의 이번 영화제 수상은 영화제 폐막전부터 이미 어느 정도 점쳐졌던 일이다. 올해 처음 도입된 '깜짝 상영'으로 영화제 중반 뒤늦게 경쟁 부문에 합류한 김기덕 감독의 <빈 집>은 첫 상영 직후부터 관객들의 기립 박수를 이끌어내는 등 폭발적인 현지 반응을 이끌어냈다. 영화제 데일리 CIAK과 비공식 데일리 '시네마 베네리' 등의 평점에서도 <빈 집>은 영화제 기간 동안 줄곧 선두를 달렸다. 라 리퍼블릭 등 이탈리아 주요 일간지들은 폐막 당일인 11일까지 <빈 집>을 유력한 황금사자상 수상작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이로써 김기덕 감독은 지난 베를린 영화제에서 <사마리아>로 감독상인 은곰상을 수상한 뒤 한 해 두 차례 국제영화제에서 재패하게 됐으며, 유럽영화계에서 확고한 씨네아스트로서의 위치를 확보하게 됐다. 첫 작품 <악어>가 유럽을 중심으로 관심을 모으면서 유럽 영화계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김기덕 감독은 올해 두 개 영화제에서 주요상을 휩쓸면서 자신의 개성있는 작품세계를 인정받게 됐다. 또한 한국영화 역시 박찬욱 감독이 올해 칸에서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데 이어 김기덕 감독이 한 해 두 개 영화제에서 수상하면서 한 해 동안 3개 영화제에서 모두 예술적인 성취를 인정받는 성과를 얻게 됐다.

<빈 집>은 사람이 없는 빈 집에서 사는 한 사내가 구타 당하는 여인을 만나 그녀의 남편과 기묘한 동거를 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베니스에서 공개된 직후 거의 대사가 없는 형식과 기이한 상상력으로 베니스 평단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었다.

<61회 베니스 영화제 수상결과>

황금사자상(Leone d'oro) : 마이크 리 <베라 드레이크>
심사위원대상(Gran Premio della Giuria) :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마르 아덴트로>
감독상(Premio speciale per la regia) : 김기덕 <빈 집>
남우주연상(Coppa Volpi for Best Actors) : 하비에 바르뎀 <마르 아덴트로>
여우주연상(Coppa Volpi for Best Actress) : 이멜다 스톤턴 <베라 드레이크>
신인연기상("Marcello Mastroianni" Award for Best Young Actor or Actress) : 마르코 루이지, 토마소 라맨지 <천천히 일해라 : 라디오 엘리스>
개인 공헌상(Award for an Outstanding Individual Contribution) : 미야자키 하야오 <하울의 움직이는 성>

[2004 베니스] <빈 집>은 어떤 영화인가?

2004.09.12 / 베니스=신기주 기자

김기덕 감독의 <빈 집>은 베니스 영화제 중반 상영 직후 현지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현지 베니스 관객들은 <빈 집>의 극도로 절제된 대사와 철학적이면서도 영화적인 미장센에 극찬을 보냈다.

라 리퍼블리카와 라 누오바 베네치아 등 이탈리아 언론들은 영화제 마지막까지 <빈 집>과 마이크 리 감독의 <베라 드레이크>,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의 <마르 아덴트로> 등을 황금사자상을 두고 경합을 벌이는 유력한 후보로 지목했었다.

<베라 드레이크>가 낙태라는 주제에 대한 무게감 있는 성찰로 주목을 받았고, <마르 아덴트로>가 전신마비 환자의 자살이라는 주제를 감동적인 휴먼 드라마로 풀어냈다면 <빈 집>은 절망 속의 한 여자와 그녀를 사랑하는 한 남자의 기묘한 동거를 영화적이고 추상적인 표현력으로 그려냈다는 평을 얻었다. <엑스칼리버> 등 진지하고 무게감 있는 영화를 주로 연출해온 영국 감독 존 부어맨을 심사위원장으로 하는 올해 베니스 심사위원단은 좀 더 무게감 있는 주제를 소화해낸 <베라 드레이크>를 최고상인 황금사자상 수상작으로 선택했다.

억압적이고 가부장적인 대학교수 남편에게 매맞고 살고 있는 가정주부 선화(이승연)의 집에 빈 집만을 돌아다니며 흔적 없는 삶을 살고 있는 청년 태석(재희)이 찾아든다. 선화와 마주친 태석은 떠나려하지만 남편에게 학대당하는 선화를 본 뒤 그녀의 남편을 골프채로 응징한 뒤 선화와 함께 집을 나선다. 두 사람은 빈 집만을 돌아다니며 잠시 일탈의 시간을 갖지만 결국 선화의 남편은 그들을 찾아내고 만다. 감옥에 갇힌 태석은 감방 안에서 스스로를 세상에서 지워버리는 훈련을 한다. 사람들 사이에 있지만 결코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방식으로 태석이 선택한 것은 누군가의 등 뒤 180도에 숨어 있는 것이다. 출감한 뒤 다시 선화를 찾아간 태석은 선화의 남편 뒤에 숨어 다시 기묘한 동거를 시작한다.

김기덕 감독의 11번째 장편인 <빈 집>은 전작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을 기점으로 이전의 폭력적이고 마초적인 영화 세계에서 벗어난 김기덕 감독의 변화된 영화 스타일이 좀 더 분명하게 드러나는 작품이다. <섬> <나쁜 남자> <수취인불명> 등이 왜곡된 인간형과 수동적인 여성상을 보여줘 논란에 휩싸였던 반면, <빈 집>은 좀 더 누그러지고 자기 성찰적인 변모를 보여주고 있다. 2시간 남짓한 상영 시간 동안 주인공들의 대사가 거의 없는 시적인 형식미는 베니스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탈리아 언론은 <빈 집>에서 극중 선화가 남편의 폭력에 뺨을 때리며 응수하는 장면을 두고 "김기덕 영화의 여자 주인공이 처음으로 능동적이 됐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김기덕 감독은 올해 초 <사마리아>로 베를린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직후부터 <빈 집>의 촬영을 준비했다. <빈 집>은 7월 초부터 불과 16일만에 모든 촬영을 끝냈다. <빈 집>은 '김기덕 필름'을 설립한 김기덕 감독이 외국 자본을 끌어들여 제작한 첫 작품이기도 하다. 이미 유럽 영화계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한 김기덕 브랜드는 유럽 시장에서도 상당한 관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 상당한 수출 성과를 거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에 이어 <빈 집> 역시 이번 수상으로 상당한 수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4 베니스] 김기덕이 유럽에서 인정받기까지

2004.09.12 / 베니스=신기주 기자

흔히 국내에서보다는 해외에서 더 인정 받는 감독으로 일컬어지는 김기덕 감독은 올해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에 이어 베니스 영화제에서도 감독상을 수상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김기덕 감독은 유럽 영화계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씨네아스트로 불리며 영화제 관객들 뿐만 아니라 일반 영화팬들 사이에서도 일정 정도 이상의 팬을 확보하고 있다.

김기덕 감독은 데뷔 초기 세상으로부터 소외된 삶을 살아가는 인물들을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그려내 개성있는 영화 감독으로 주목 받기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표현 면에서는 다소 누그러지고 성찰적인 작품 세계를 선보여 유럽 평단의 관심을 끌었다.

1996년 저예산 영화 <악어>로 연출 데뷔한 김기덕 감독은 97년 차기작 <야생동물보호구역>이 그 해 캐나다 벤쿠버 영화제에 초청되면서 처음 국제적으로 주목 받았다. <악어>와 <야생동물보호구역> <파란대문>까지 사회적인 규범에서 벗어난 삶을 사는 억압된 사람들의 억눌린 감성을 폭력적이고 마초적인 관점에서 그려내 논란에 휩싸였던 김기덕 감독은 2000년 <섬>에서 논란을 넘어 주제를 담아내는 유려한 화풍을 선보여 다시 한번 유럽 영화계의 관심을 끌었다.

그 해 베니스 영화제는 처음 김기덕 감독을 불러들였고 관객 시사에서 일부 관객이 <섬>의 잔혹한 장면을 보다 실신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섬>은 현지에서 폭발적인 반응과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하면서 김기덕 감독이 세계 3대 영화제의 주목을 받는 결과를 낳았다.

이듬해 <수취인불명>으로 다시 베니스를 찾은 김기덕 감독은 유럽 영화계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영화 세계를 가진 주목 받는 연출가로서 인정받았고 베니스에서도 <빈 집> 이전까지 김기덕 감독의 최고 작품으로 <수취인불명>을 꼽기도 했다. 2003년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에서 불교의 윤회관을 담아낸 동양적인 화면을 보여줘 작품 세계에 변화를 줬던 김기덕 감독은 그 해 베니스를 찾지는 못았지만 대신 로카르노 영화제에서 주목 받았다.

김기덕 감독은 2004년 원조 교제를 하는 딸의 아버지가 딸과 관계를 맺었던 남자들을 살해한다는 내용의 <사마리아>로 베를린 영화제 감독상인 은곰상을 수상하면서 유럽 영화계에서 확고부동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유럽과 한국에서 김기덕 감독은 화제를 몰고 다니는 영리한 문제적 감독인 동시에 유럽풍의 예술영화를 선보이는 독특한 세계관의 작가라는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다. 그러나 이번 <빈 집>의 감독상 수상으로 김기덕 감독은 베를린과 베니스에 의해 인정 받은 개성 넘치는 영화 감독로서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했으며 앞으로의 작업이 지속적으로 주목 받는 '작가'의 대열에 들어서게 됐다. 빠른 작업 속도로도 유명한 김기덕 감독은 이미 차기작 <나는 살인을 위해 태어났다>의 작업을 시작한 상태다.

< 필름 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