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영화제 임재철 프로그래머 인터뷰 :::
양유창 | 2004년 09월 03일
조회 5817
빛고을서 영화의 불꽃이 터지며 열흘간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화려한 개막식이 끝나고 고요한 정적 속에 제 4회 광주국제영화제의 서막을 알리는 빛이 밝혀졌다. “탄환의 색깔은 총을 쏘는 이의 감정에 따라 달라지는 법... 슬픔에 사로잡힌 이의 탄환은 푸른색이, 복수심에 불타는 이의 탄환은 검은색이, 겁쟁이의 탄환은 노란색이되지.” 그리고 전설의 붉은 탄환이 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붉은 탄환에 상응하는 감정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영화의 마지막 순간, 붉은 탄환의 비밀이 밝혀진다. 영화적 시간을 다루는 독특한 방식 이외에도 감독 자신에 의해 씌어진 멋스럽고 유머러스한 대사와 나레이션, 적재적소에 배치된 사운드와 음악등이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러브드 건’ 은 와타나베 겐사쿠를 일본영화계의 새로운 재능으로 꼽기에 주저함이 없게 만든다.
“좀 더 색다르고 지적인 영화들을 만날 수 있는 영화제”
올해로 4회를 맞이한 광주국제영화제는 해를 거듭할 수록 더욱 풍성하고 깊어져간다. 제목만 들어도 가슴 떨리는 작품들의 실체를 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 받았음에도 국내에는 소개될 기회가 거의 없는 작품들을 발견하는 기쁨도 찾을 수 있다. 개막식에서 텁수룩한 모습의 임재철씨를 만날 수 있었다. 이 모든 영화보기의 즐거움과 설레임의 중심에 서있는 사람, 광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임재철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 올해 광주국제영화제가 내건 슬로건은 “발견, 재발견”입니다. 영화제를 기획하시면서 특히 중점을 둔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A : ‘발견, 재발견’이란 슬로건은 광주국제영화제가 지난 세 차례의 영화제를 통해 표방해온 ‘시네필리(영화사랑)’의 정신을 이어가는 개념입니다. 광주국제영화제의 근간을 이루는 ‘시네필리’의 정신은 능동적인 주체로써 영화보기를 원하는 관객들의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제4회 광주국제영화제는 공식섹션, 즉 ‘영 시네마’와 ‘월드 시네마’ 그리고 작년에 신설된 ‘논픽션 시네마’의 프로그램을 강화하였습니다. 알랭 레네, 레이몽 드 파르동 등의 거장과 크리스토프 오노레, 압델라티프 케시시등의 신예 감독들의 작품이 올해 영화제를 빚내줄 것입니다.
Q : 이번 영화제에서도 시네필을 위한 프로그래머의 배려가 눈에 많이 띕니다.
A : 시네필로써 가장 주목해야할 만한 부분은 장-마리 스트라우브와 다니엘 위예회고전일 것이다. 두 감독의 주요작 19편이 상영되는 이번 회고전은 그 규모나 질적인 면에서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쉽게 접할 수 없는 야심 찬 기획입니다. 광주라는 가장 진취적인 도시에서 가장 급진적인 시네아스트들의 영화가 상영된다는 점은 이 회고전의 의미를 남다르게 만드는 또 하나의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Q : 영화에 대한 오래된 기억을 가진 장년층과 영화에 대한 열정을 가진 청년층까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다함께 보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습니다.
A : <영광의 탈출> <석양의 무법자> <레오파드> <닥터 지바고>등 스펙타클로서 영화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와이드 스크린 영화의 황금시대’ 섹션은 중장년 영화팬들에겐 향수를, 젊은 관객들에겐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것입니다. 그리고 <실물보다 큰> <파티 걸>, 이 두편의 니콜라스 레이 감독의 영화는 와이드 스크린의 미학적 가능성이 어떤 것인가를 잘 보여줄 것입니다.
Q : 영화제를 찾는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
A : 누구나 영화를 좋아한다고 얘기하지만 실제로 제대로 영화를 즐기기 위해서는 만만치 않은 지식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번 광주영화제에서는 극장문을 나오자마자 잊어버리는 영화가 아닌 좀더 색다르고 지적인 영화들이 많이 상영됩니다.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나 소일거리가 아니라 삶에 대한 진지한 발언을 하는 영화들이니 만큼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영화를 접해주었으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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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유창
마음으로부터 그림을 그립니다. 무의식으로부터 시를 씁니다.
비밀스럽게 여행을 떠납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노래를 부릅니다.
운명과 미래를 혼동하지 않습니다.
무심코 떨어뜨린 책갈피에서 21세기가 느껴집니다. 그곳은 슬픈 신세계입니다.
이별이란 말은 너무 슬퍼 '별리'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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