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젊은 영화 관객들에게는 '전설’로 전해 내려오던 <위대한 앰버슨가> <상하이에서 온 여인>을 만난다. 대형 화면에서 묵은 흑백 영화와 옛 사운드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자리다.
서울 시네마테크(대표 임재철)가 개관기념으로 기획한 오슨 웰즈 회고전이 18일 개막한다.
오손 웰즈의 대표작 중 대표작이라 할 <시민 케인>은 판권문제로 아쉽게도 이번 회고전에서 빠졌지만, <오델로> <아카딘씨> <심야의 종소리> 등 웰즈의 장편을 대부분 볼 수 있는 대단한 기회다.
웰즈가 누구인가. 60년 전인 40년대 전성기를 구가했으니 벌써 두 세대 전 인물. 그러나 그가 영화 형식과 내용에 던진 도전은 지금 다시 필름 릴을 돌려보아도 전혀 낡은 냄새 나지않는 문제작으로 살아있다.
<시민 케인>(41년)을 내놓았을 때 그의 나이 불과 스물 여섯살. 잇따라 <위대한 앰버슨가>(42년)를 내놓고 당대 최고 인기 여배우 리타 헤이워드와 결혼-이혼으로 화제를 흩뿌렸고 <상하이에서 온 여인>(47년)으로 대형 스튜디오와 불화를 일으킨 뒤 유럽으로 옮겨갔다. 이때 출연한 영화가 그 유명한 <제3의 사나이>(49년). 2차 대전 후 황량하고 삭막한 유럽의 모습을 담은 이 영화는 영국 감독 캐롤 리드 작품이지만, 웰즈는 자기가 맡은 해리 라임의 대사와 연출, 카메라까지 자기 뜻대로 해낸 것으로 더 유명하다.
그가 주력해서 보여주려 했던 것은 개인과 역사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생기는 부조리와 인간 내면에 깊숙이 자리한 어두운 심상. 세익스피어 비극에 특히 매력을 느낀 것도 그 때문이었다. 이번 회고전에서는 유명한 그 자신이 흑인 분장으로 출연한 <오델로>(52년)와 <심야의 종소리>(66년)를 통해 세익스피어와 웰즈의 접점을 읽어볼 수 있다. 웰즈와 그의 여오하에 대한 다큐멘터리 <잇츠 올 트루>(93년)와 웰즈의 촬영감독이었던 게리 그레이버의 [보여지지 않은 웰즈] 강연-시사도 있다.
정동스타식스 6관 서울시네마테크(02-720-8702)에서 12월1일까지 하루 3회(첫날 제외) 상영.
▲위대한 앰버슨가=몰락하는 미국 귀족과 신흥 재력가 집안이 2대에 걸친 비련을 통해, 한 시대가 종막을 고하고 새 시대를 맞는 모습을 보여준다. 웰즈의 3대 걸작으로 꼽히며 인간에 대한 통찰력이 특히 돋보인다는 평.
▲상하이에서 온 여인=어둡고 음울한 필름 느와르. 리타 헤이워드가 야심만만한 여인 엘자로 매력을 발산한다. 거울로 둘러싸인 방에서의 총격 장면은 이후 수많은 영화에서 모방한 명 장면 중 명 장면.
▲오델로= 웰즈는 세익스피어의 오델로를 스릴러로 해석한다. 질투에 눈 먼 오델로와 권력욕에 사로잡힌 이야고는 현대의 초상화. 베니스 로마 모로코 등으로 옮겨다니며 만든 산만한 필름을 편집의 마술로 완성했다.
▲심야의 종소리(66년)= 세익스피어가 그려낸 출중한 인물 팔스타프를 탁월하게 해석한 걸작. 팔스타프는 나중에 헨리 5세가 될 할 왕자에게 놀이로서의 삶을 가르치지만, 그가 왕이 된 후 버림받는다. 팔스타프적 시대는 종막을 고하는 것이다. 존 길거드와 잔 모로가 출연한다.
▲제3의 사나이= 안톤 카라스의 치타 연주 음악은 한 시대를 열광케 했다. 전후 절망의 도시 오스트리아 수도 빈을 무대로, 의약품을 빼돌리는 범죄자 해리 라임을 찾아내는 스릴러. 조셉 코튼과 알리다 발리가 공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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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전설’ 오손 웰즈 회고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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