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터를 켜라>의 대한남아, 김승우와 차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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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터를 켜라>의 대한남아, 김승우와 차승원 :::

라인지기 | 2002년 07월 07일
조회 1630

김승우, 흥행배우의 대열에 설까?

자상하고 친근하면서 매너있는 모습으로 만인의 연인이 되었던 그에게 코믹연기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한 것은 호러코미디 <신장개업>이었다. 자신도 코미디를 할 수 있구나 하는 가능성을 엿본 그는, 타고난 유머감각과 사교성을 갖추어 자타가 공인하는 연예계의 마당발이다. <라이터를 켜라> 캐스팅 직전, 자신에게 적역인 역할이 있다는 소문이 들려왔고, 이를 확인하던 중 <라이터를 켜라>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곧바로 예비군복을 입고 뜻하지 않게 서울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기차에 올라 고군분투하는 백수로 변신, 건달보스 양철곤 역을 맡은 차승원과 호흡을 맞추었다. ‘허봉구라는 인물에 김승우가 딱이다’ 라는 주위사람들의 말에 정작 당사자인 김승우는 왜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지 영문을 모르겠다고 말한다. 아마도 그의 인간적인 매력에서 나오는 자연스런 유머와 착하고 순수한 면이 허봉구와 닮아있지 않나 생각할 뿐이다. 나이 서른에 부모님 쌈지돈(?)을 몰래 빌리려다 들켜 야단을 맞는 등 철이 없고 너무 착하고 순해서 친구들이나 뭇사람들에게 바보 취급당하기 일쑤인 허봉구. 어리버리해 보이지만 내면에 숨겨진 열정이 있는 허봉구는 사실 보편적인 우리 소시민의 모습이다. 한국 최초의 기차액션 <라이터를 켜라>에서 김승우는 달리는 기차에 매달리는 등 고난이도의 액션과 코미디 연기를 병행해야 하는 만큼 액션연기의 내공을 확실하게 보여줄 절호의 기회였지만 허봉구라는 인물의 성격상 때리기 보다 맞는 장면이 더 많았다. 차승원과 함께 작업하면서 흥행배우의 기틀을 다졌다며 농담을 건네는 그는 차승원에 대해 “ 정말 재미있게 작업했다. 무엇이든 열심히 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 그와의 우정을 아낌없이 드러내었다.

차승원, <신라의 달밤>을 재현할까?

<리베라 메>의 방화범, <신라의 달밤>의 조폭급 체육선생 최기동, <라이터를 켜라> 건달 보스. 어떤 것이 진짜 차승원의 모습인지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악역, 코믹, 액션연기로 변신을 거듭온 덕분에 이제 탄탄한 몸매와 잘생긴 외모보다 그의 연기를 주목하게 되었다. 7월 19일그에게 가장 긴장되는 순간, 또 한번의 시험결과가 기다리고 있다. 눈에 띄는 외모와 달변으로 방송과 영화를 오가다 영화로 마음을 굳힌 그는 급기야 <신라의 달밤>으로 주목받는 흥행배우의 입지를 굳히게 되었다. 그 어느때보다 차기작 선택에 신중을 기하던 중 만나게 된 <라이터를 켜라>. 박정우작가의 시나리오에서 자신의 또다른 모습을 보게 된다는 그는 <라이터를 켜라>에서 맘잡고 한 번 잘 살아보려다 라이터 하나 때문에 안쓰러울 정도로 운나쁜 건달 보스 양철곤으로 돌아온다. 수염과 머리를 기르고 몸을 단련하는 등 ‘폼만 일류인 2류 인생’의 모습을 갖춘 후 박영규, 이문식, 유해진, 성지루 등 만만치 않은 연기자들과 호흡을 맞추게 된 것이다. 연기 뿐 아니라 애드립과 웃음의 달인들이 한데 뭉치자 한번 웃음이 터지기 시작하면 NG를 거듭하기 일쑤, <라이터를 켜라> 촬영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바로 웃음을 참는 것이었다. 베테랑 연기자 김승우 뿐아니라 이문식, 유해진, 성지루 등 연기의 달인들이 모였다고 할 수 있는 촬영장은 만만치 않은 연기의 시험장이었던 셈이다. <라이터를 켜라>에서의 작업을 통해 그는 진짜 연기는 설정이나 연기가 아니라 배역 속에 자신을 몰입시키고 그 인물이 되어가는 것임을 몸소 깨닫게 된 것도 큰 수확이다. 7월 19일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그에게 <라이터를 켜라>는 분명, 또 하나의 분기점이 될 것이다. 악역과 코미디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었던 그의 매력이 <라이터를 켜라>에서 어떻게 빛을 발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무엇보다 <라이터를 켜라>의 차승원에게 쏠리는 관심은 <신라의 달밤>으로 430만 관객을 동원하고 일약 흥행배우 대열에 오른 그가 자신의 기록을 깰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신라의 달밤> 이후 1년 동안 기다려온 차승원 자신도 기대를 감추지는 않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님을 안다. 그는 지금이 가장 열심히 일해야 할 때임을 알고 묵묵히 정진하는 중이다. 올해에 2개의 작품 개봉 목표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 그는 생명력있는 배우 차승원으로 남아, 그가 아니면 아무도 하지 못할 그런 연기를 해내는 배우가 됐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만만치 않은 각오를 다지며 제2의 연기인생을 다짐하는 김승우, 차승원에게 다양한 연기대결의 장이자 웃음 가득한 촬영장의 기억을 안겨준 <라이터를 켜라>의 의미는 각별하다. 이제 7월 19일 개봉을 앞두고 관객들의 평가만을 노심초사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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