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라의 달밤, 여름 극장가 평정 :::
라인지기 | 2001년 07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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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3일 개봉, 헐리웃 블록버스터와의 정면 승부를 선언했던 <신라의 달밤>이 전국 340만 관객을 끌어모으며 흥행에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 더 나아가서는 2001년 여름 최고의 흥행작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성급하나마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애초 올 여름 최고의 흥행작은 제리 브룩하이머 군단의 초특급 블록버스터 <진주만>이 될 것이라고 예상되었었다. 그러나, 개봉직후 극장가 풍경은 예상을 빗나갔다. <진주만>은 현재까지 서울 관객 120만명선이고 전국적으로는 240만명에 머물고 있다. 게다가 이번 주 내로 대부분 극장가에서 사라질 전망이다. 물론, 그 뒤를 이어 <미이라 2>나 <툼 레이더>, <슈렉> 등의 개봉이 있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매주 한 작품씩 연달아 개봉되는 일련의 헐리웃 블록버스트 라인업 속에서 다른 작품들을 압도할 만한 흥행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후 개봉할 다른 헐리웃 블록버스터들(<쥬라기 공원 3><혹성탈출><A.I><파이널 환타지>)도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에 놓이게 될 처지다.
이런 상황에서 영화 <신라의 달밤>이 헐리웃 블록버스터와 어깨를 겨루겠다며 한국영화의 자부심을 걸고 이러한 시즌에 개봉을 감행했지만 이러한 흥행 스코어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런 모두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신라의 달밤>은 24일 현재까지 서울 140만, 전국 330만의 관객을 동원하며 가공할만한 흥행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것은 하나의 사건이다. 한국영화 역사상 가장 성수기라는 여름 영화시장에서 헐리웃 영화들을 모두 누르고 흥행1위를 했다는 것은 <친구>의 흥행기록만큼이나 의미있는 사건이다. 물론, <친구>의 흥행도 분명 그 큰 의의가 있다. 그러나, 모두가 알다시피 <친구>의 개봉시기에는 다른 영화들이 거의 전무했다. <친구>의 단독질주는 개봉 전부터 이미 예견되었던 일이었다. <신라의 달밤>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경쟁작을 염려할 필요가 없는 비수기도 아니었고, 매년 있어왔던 일반적인 여름도 아니었다. 7년만의 대격돌이라 불리는 헐리웃 블록버스터들의 전쟁 한복판에서 이루어낸 값진 성과다. 일주일 간격으로 개봉하던 <미이라2><툼레이더><슈렉>을 꺽고 이루어낸 결실이다.
오직 하나 '너무너무 재미있다'는 입소문만으로 전국 330만 관객들의 발길을 잡아끌었다. '평일 관객 점유율 1위'로 '주말 2등'의 아쉬움을 달래던 <신라의 달밤>의 선전은 이젠 한국영화도 얼마든지 블록버스터와 맞붙을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신나는 우리 영화 흥행의 또 하나의 사례로 남을 것이다. 개봉 5주차에 돌입한 <신라의 달밤> 흥행 파괴력의 끝은 이제 방금 여름방학을 맞이한 10대들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에서 쉽게 그 흥행의 이유 있는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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