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에서 평양으로' 김동원 감독 특별전
글: 양유창
2001년 01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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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원 감독은 지난 87년, 한국에서는 최초로 비제도권 다큐멘터리를 시작한 독립영화인으로 빈영상, 푸른영상, 한국독립영화협회의 대표를 지냈다. 그의 작품 중 <상계동 올림픽>과 <명성, 그 6일의 기록>은 베를린영화제에 초청됐으며, <명성, 그 6일의 기록>으로는 제2회 부산국제영화제 운파상을 수상했다. 그밖에 대표작으로 <미디어 숲속의 사람들>, <행당동 사람들> 등에서 소외된 이웃을 카메라에 담아내고 있다.
한국독립영화협회는 이미 임창재, 이지상 감독전을 기획한 적이 있으며, 이번 김동원 감독전을 통해 한국독립영화의 저변을 넓혀가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김동원 감독 코멘트]
벌써 15년이 되었나 봅니다.
별 고민 없이 영화감독의 부푼 꿈을 키우던 한 청년이
우연히 상계동 철거현장에 들어가 운동권이 되고 '다큐'라는 걸 찍기 시작하고
영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무기임을 믿기 시작했습니다.
세기가 바뀌고 또 한해가 바뀌고
변해야 할 건 안 변하고
변해선 안 될 건만 자꾸 변하는 지금 세상에서
아직도 그 청년은 아직껏 그 믿음을 못 버리고 있습니다.
그게 별 자랑도 아닌데
그 동안 별로 만든 것도 없는데
이렇게 특별전이랍시고 행사를 여는 건
정말 쑥스러운 일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여러분을 오시라한 건
그동안 버틴 게 스스로 대견하기도 하고
도움 받은 많은 동료들에게 감사도 드리면서
중간 결산 삼아 심호흡 한 번하고
계속 함께 가자는 뜻입니다.
서툴고 느리지만
상계동에서 출발하여
명동, 행당동을 거쳐 평양까지 가는 저의 행보를
계속 격려하고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작품소개]
-상계동 올림픽(88)
최초의 다큐멘타리이자 최고 출세작
원래 '상계동 철거'라는 연작중 3부인데 1부 ,2부는 화질이 떡이 된 복사본만 남아 있슴
다큐에 대해 아무런 지식이 없이 만든 만큼 왜 저렇게 밖에 만들었을까 한심스럽기도 하지만 알고 만들었더라면 더 재미없는 작품이 되었을 것 같다.
- 벼랑에 선 도시빈민(91년,30분)
'엄마아빠 할 수 있어'를 끝내고 만든 '빈 영상'시절의 첫 작품
'빈 영상'은 빈민운동에 복무하기 위해 빈민출신청년 2명과 함께 만들었으나 생존문제로 곧 와해됨. 빈민의 전반적 현실에 대한 소개가 주개념이었으나 때마침 전세값 파동으로 주택문제로 초점이 맞추어짐
-야고보의 5월(86년,15분)
서강대 커뮤니케이션 센터의 소장이었던 커스턴 신부의 요청으로 제작한 세례의 의미에 관한 단편 극영화
종교적 느낌을 배제하려고 애썼고 나의 사춘기적 경험이 어느 정도 투사되어 있다.
-미디어 숲 속의 사람들(95년 30분)
크리스천 아카데미에서 의뢰를 받긴 했지만 꼭 해보고 싶은 주제였다.
-하느님보시니 참 좋았다(1990)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로부터 결혼하기 직전에 의뢰 받아 신혼시절내내 만든 작품
원래는 간단한 편집물이라고 했는데 하다보니 커졌고 매우 힘들게 만든 작품
-부산의 함성
부산민주공원 건립시 의뢰제작 받았고
부마항쟁등 부산지역의 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뮤직비디오형식으로 엮음
-아이들과 미래.
올 초에 설립된 사회복지재단 아이들과 미래 창립대회 기념비디오
그간 수집한 빈민지역들의 영상으로 힘들이지 않고 짭짤한 수입을 챙겼다
그러나 한편 내가 빈민들을 팔아먹고 있는 건 아닌가하는 찝찔한 느낌도 들었다
-엄마, 아빠할 수 있어(89년)
87년부터 서강커뮤니케이션센터에 임시직으로 취직하였을 때 제작한 정신지체아의 부모들를 위한 20분 짜리 15개의 교육비디오.
천사같은 조기교육 선생님들과 함께 작업하였는데 무척 즐거운 경험이었다, 장애인들과 장애인부모들을 만나면서 사람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었고 어쩌면 장애인들이 더 축복받은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슴.
- '길' 3부작(1995, 50분)中 .길 다시 이어야 한다
1995년 말 KBS에 방영된 작품
도로공사가 해방 50주년 기념사업으로 2억을 대고 '길'을 주제로 한 다큐멘타리를 만들기로 했는데 (지금은 망한)우인영상이라는 데서 기획을 따와 내게 재하청 준 작품.
해외취재에 현혹되어 했지만 고생만 하고 작업료도 못 받은 작품
방송국의 횡포와 비리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았다는 게 수확이라면 수확
- 세계의 가난한 사람들 1.2부
천주교 사회복지회의 의뢰로 아프리카기아난민들의 실상을 홍보하고 후원회를 조직할 목적으로 제작한 작품. 주제가 주제인 만큼 돈은 별로 못 받음. 그런데 이 작품을 상영해 1억을 훨씬넘는 후원금을 모았다는 소식을 듣고 배가 좀 아팠음. 편집만 했을 뿐이지만 잘만들었다고 자평하는 작품.
(자세한 문의는 (02)334-3166~7 / www.coinc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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