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뉴스 한국영화계 지각변동 글: 양유창 2004년 01월 31일 2004년 새해가 밝기가 무섭게 한국영화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한국영화계의 내로라하는 영화사들인 시네마서비스, 싸이더스, 명필름, 강제규필름이 대변신을 시도한 것이다. 우선 시네마서비스는 그동안 공생관계를 유지하던 플레너스의 울타리를 떠나서 동양그룹 계열의 미디어플렉스와 협상중이다. 강우석 사장이 콜럼비아트라이스타로부터 영입한 김정상 사장을 플레너스로 자리를 옮겨주면서까지 혈연관계(?)를 유지하던 둘 사이에 금이 간 것은 경영방식의 차이 때문. 영화사업의 특성상 투자 대비 위험과 수익이 큰 법인데 이를 좀더 표준화하고 예측가능하게 만들고 싶었던 플레너스에 대해 강우석 사장이 퇴짜를 놓은 것이다. 여기에는 최근 1천만 관객동원을 바라보는 <실미도>의 힘도 컸을 것으로 추측된다. 시네마서비스가 많은 제작비의 전액을 투자한 만큼 마음 졸였던 <실미도>가 예상대로 엄청난 흥행수입을 안겨주면서 이것을 밑천으로 승부사 기질의 강우석 사장의 발이 동했을 수도 있다. 즉, 잘나갈때 몸값을 최대한 옮겨받겠다는 것이다. 시네마서비스가 플레너스를 빠져나오자 두곳에서 손짓을 했다. CJ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플렉스가 그곳. CJ가 더 많은 금액을 제시했지만 강우석 감독은 결국 미디어플렉스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보인다. "돈보다는 좀더 편하게 일할 수 있을 곳을 택한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아마도 이미 한국영화계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CJ엔터테인먼트보다는 이를 따라잡으려고 공격적인 투자를 펼치고 있는 미디어플렉스가 더 매력적인 대상으로 보였을 것이다. 그래서 당분간 한국영화계는 미디어플렉스 대 CJ엔터테인먼트 양강체계로 굳어질 것이다. 그런가하면 싸이더스는 씨큐리콥이라는 IT업체에 인수되었다. 코스닥 등록기업인 씨큐리콥은 최유신이 대표이사인데 그는 2000년 리타워텍이라는 회사를 설립해서 A&D 방식의 사업모델을 한국에 적용한 사람이다. 즉 돈으로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주식 스왑(교환) 방식으로 회사를 인수하는 방법으로 당시 유수한 벤처기업들을 쓸어담았다. 하지만 이후 코스닥 시장의 붕괴와 IT 산업의 침체로 리타워텍이라는 회사는 한순간에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최유신 회장은 한동안 홍콩으로 도피하여 근신 생활을 해왔다. 최유신이 돌아와 새롭게 씨큐리콥을 인수한 것이 작년이고, 그가 이번에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싸이더스의 차승재 대표가 왜 최유신을 파트너로 택했는지 모르겠지만, 최유신은 아직까지 시장에서 사기꾼으로 통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싸이더스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심히 우려된다. 최근 명필름과 강제규필름은 세신이라는 기계제조업체와 손잡고 세신의 자회사인 세신버팔로라는 회사와 기업결합하였다. 주식을 서로 맞교환하는 형식으로 증권거래소에 우회상장하고 회사명을 MK버팔로로 고치기로 합의했다. 이런 일련의 상황들은 한국영화가 이제 한가지 방향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바로 아시아 비즈니스이다. 한국 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아시아 특히 동아시아 전체로 시선을 돌리겠다는 것이다. 아마도 쉽게 꺽이지 않는 한류 열풍이 이들을 결심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시네마서비스가 공격적 투자를 할 미디어플렉스를 파트너로 택한 것, 싸이더스를 인수한 씨큐리콥의 최유신이 최근 중국으로 건너간 것, 또 명필름과 강제규필름이 풍부한 자금을 창출할 수 있는 거래소에 상장한 것 등은 더 많은 투자로 더 큰 시장에서 더 큰 이윤을 창출하려는 포석의 일환이다. 한국영화산업은 2004년 1월 루비콘의 강,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 <실미도>에 이어 <태극기 휘날리며>도 터진다면 이들의 사업확장은 숨가쁘게 진행될 것이다.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앞으로의 한국영화는 지금과는 많이 다를 것이라는 점이다. This article is from http://www.cinelin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