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 우여곡절
글: 양유창
2004년 0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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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죽거리 잔혹사>가 개봉 첫 주 백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영화가 잘 만들어진 탓도 있지만 흥행을 이끌어가는 것은 아마도 권상우의 인기 탓일텐데요. 권상우는 기자시사회에서 2003년에 가장 잘 한 일로 <말죽거리 잔혹사>에 출연한 일을 꼽으면서 영화에 대만족을 표시했습니다. 그는 심지어 "내가 앞으로 영화를 더 찍겠지만 아마도 이 영화가 내 생애 최고 걸작으로 남을 것 같다"라는 말까지 했죠.
하지만, 이 영화는 자칫하면 권상우가 출연하지 못할 뻔했습니다. 2002년 영화가 막 제작을 준비할 당시 권상우와 이정진의 원래 배역은 김재원과 고수에게 섭외가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거절로 다시 양동근과 김래원이 물망에 올랐죠. 그러나 이 두 사람도 배역을 놓고 제작진과 이견을 보여 결국에는 권상우와 이정진으로 낙점되었습니다. 당시만해도 권상우의 <동갑내기 과외하기>가 개봉하기 전이었죠.
이밖에도 캐스팅에 관한 우여곡절 사례는 많습니다. 이정진이 원래 MBC TV [다모]의 황보종사관 역으로 캐스팅 되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죠. 하지만 이정진은 출연을 번복해 MBC로부터 소송을 당했습니다. 이후 [다모]가 대박을 터뜨려 출연배우 모두를 스타덤에 올려놓았을때 이정진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아마도 <바람난 가족>에서 노출이 많다고 문소리에게 배역을 넘겨버린 김혜수의 심정과 비슷했을 겁니다.
자, 여기 더 안타까운 사례가 있습니다. [모래시계]의 이정재 역에 원래 캐스팅되었던 배우는 누구일까요? 바로 차인표입니다. 차인표는 <쉬리>의 송강호역을 버리고 <짱>을, <친구>까지도 포기하고 <아이언 팜>에 출연했다가 결국 영화에서 빛을 못본 배우죠. 다행히 그는 007을 포기하는 바람에 그의 몸값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그런가하면 대타로 배역을 맡아 스타로 발돋움한 연기자들도 있습니다.
유지태는 <동감>의 성공으로 스타로 떠올랐는데 이 역할은 원래 송승헌에게 주어진 배역이었습니다. 송승헌이 거절하자 조성모에게 제의가 갔죠. 연기에 부담을 느낀 조성모가 거절하여 결국 이 배역이 당시 <주유소 습격사건>으로 막 떠오른 신인 유지태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SBS 드라마 [홍길동]을 기억하시나요? 홍길동 역할은 원래 배용준이 맡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제작진이 끝까지 고집했던 배용준이 결국 거절하자 당시 신인이었던 김석훈이 행운을 거머쥐었습니다. 김석훈은 또 [경찰특공대]에서 배용준이 맡기로 되어 있던 주인공 역을 꿰차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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