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릭스 3 레볼루션>이 <인정사정 볼것없다>를 베꼈다?
글: 라인지기
2003년 10월 08일
영화팬 사로잡은 비오는날 격투장면 비슷 각종 명작등 참조…의도적 인용 가능성도
우연의 일치일까, 의도된 인용일까?
할리우드에서는 하반기 최대 화제작 중 하나로 꼽히는 ‘매트릭스 3 레볼루션’의 예고편에 이명세 감독의 대표작 ‘인정사정 볼것없다’의 한 장면과 흡사한 신이 담겨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매트릭스3-레볼루션’ 예고편은 지난 9월 하순 전 세계에 동시 공개 돼 국내 일반 극장에서도 상영되고 있다.
1분30초 가량의 이 예고편은 격투신과 대규모 전쟁신 등을 포함하고 있다.
하이라이트는 네오(키아누 리브스)와 스미스 요원 간의 격투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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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바닥은 물로 찰랑찰랑해서 걸음 을 옮길 때마다 물보라가 일어난다.
복제된 스미스 요원이 일렬로 늘어 선 가운데 네오와 스미스 요원이 서로 맞은편에서 달려와 마주 선다.
몇 마디의 대사를 던진 후 네오와 스미스 요원은 서로 상대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린다.
슬로모션으로 보여지는 이 장면은, 비지스의 ‘홀리데이 ’가 흐르는 가운데 안성기와 박중훈이 상대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리 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장면과 거의 똑같다.
폭우가 쏟아지고 길 바닥은 물로 흥건해서 발걸음마다 물보라가 튀는 설정도 그대로다.
매트릭스 1, 2편에서는 비가 오는 장면이 거의 없었다.
이에 대해 이명세 감독은 “뉴욕에 있는 친구들로부터 내 작품과 매우 흡사한 장면이 나온다는 이야기는 들었다”며 “워쇼스키 감독이나 영화 제작사로부터 공식적인 멘트를 듣지 못했지만, 내 작품의 인용이라면 기 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워너브라더스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미국 본사로부터 이와 관련된 어 떤 멘트도 듣지 못했다”며 “‘인정사정 볼 것 없다’가 유명하긴 하지 만 이 영화를 본 미국 관객들은 많지 않아 감독인 워쇼스키 형제가 이 감독의 작품을 참조했을 가능성은 희박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는 ‘노웨어 투 하이드(Nowhere To Hide)’라 는 영어제목으로 2000년 뉴욕의 일부 극장에서 개봉했으며 선댄스영화제 에 초청돼 상영됐다.
소규모 개봉이었지만 워쇼스키 형제가 이 영화를 봤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일례로 ‘양들의 침묵’의 조나단 드미 감독도 이 영화를 보고 극찬했고 바로 박중훈을 할리우드 영화 ‘찰리의 진실’ 에 캐스팅했다.
게다가 워쇼스키 형제는 홍콩 영화와 일본 애니메이션 마니아로 아시아 영화에 담긴 액션 미학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
‘매트릭스’ 시리 즈는 쿵후영화, 총격액션영화, SF영화, 재패니메이션 등 숱한 명작들이 인용되고 참조된 ‘혼성모방 텍스트’라는 점도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의 의도적 인용 가능성을 높여 준다.
시리즈의 3편이자 완결편인 ‘매트릭스3-레볼루션’은 오는 11월 5일 전세계 동시 개봉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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