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도 눈물도 없이> 언론 첫 공개
글: 곽은주
2002년 02월 15일
덕담과 선물을 주고 받으며 정을 나눈 풍성한 설연휴가 끝난 후 첫날 14일, 한낮의 햇살은 제법 봄빛을 담고 있었다. 거리를 오고 가는 사람들의 바쁜 발걸음에는 활기찬 봄 냄새가 묻어 나는 오후.
2000년 제1회 전주영화제에 소개되어 영화관계자 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에게도 호평을 받으며 단편 옴니버스형식의 디지탈 영화로는 처음으로 일반 개봉관에서 장기상영되는 진기록을 세운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당시 한국영화에 새로운 액션바람을 일으키며 영화계 뉴스의 중심에 있던 젊은 감독 류승완.
비주류에서 주류 영화시장으로 등극한 류승완 감독의 첫 장편 필름 데뷔작 <피도 눈물도 없이>의 첫시사회가 14일 열렸다. 감독과 이혜영, 전도연, 정재영 등 영화 출연 배우를 비롯한 정지우, 임필성 등 젊은 감독들과 영화관계자들이 참석한 시사회장은
기대와 흥분으로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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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 미국 영화에서 인기를 모았던 강탈 영화들을 원형으로 만들어진 <피도 눈물도 없이>는 출연 배우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전도연, 이혜영, 정재영을 주축으로 신세대 배우 류승범, 크라잉넛의 좌충우돌 풋내기 양아치 연기에서 베테랑 연기자 신구(A)를 비롯한 백일섭, 김영인, 백찬기, 송경철, 이영후 등 예전에 날리던 낯익은 선굵은 조연 배우들의 농익은 익살과 액션 연기도 영화의 재미를 돋아 준다.
<헤어드레서> 이후 7년만에 컴백하는 이혜영과 맡는 배역마다 놀라운 변신을 보여주는 변신의 귀재 전도연, 그리고 <킬러들의 수다>로 주목받기 시작한 정재영 등 3명을 주축으로 막장인생의 반전을 꿈꾸는 투견판 사내들과 두 여자의 사랑과 배신, 음모가 뒤엉킨 처절한 액션이 `피 튀기는' 영화다.
시사회 후 갖은 기자간담회에서 감독은 `폭력'과 `액션'의 차이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액션'에 `폭력'을 배제 하기는 어렵다며 복잡하고 미묘한 심리묘사를 보여 주기 위해서는 액션에 폭력이 따르게 된다고. 그래서 액션영화를 찍을 때 폭력적인 장면이 많아지게 되는 것 갔다며 감독 자신은 죽음을 담보로 처절하게 살아가는 밑바닥 인생들의 삶을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액션영화를 좋아하며 차기 작품도 그 범주에 속하지 않을까 싶다고 액션장르에 대한 감독의 지대한 애정을 피력했다.
느와르 장르의 영화에서 음악과 사운드 효과는 절대적인 힘을 갖는데 이 영화도 음악과 사운드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한다. 편집과정에서 음악과 사운드없이 영화를 보는 데 감독 자신이 영화 속으로 들어가 싸움을 말리고 싶어 질 정도로 장면 장면의 유혈이 낭자한 액션이 너무 처절하여 도저히 그냥은 영화를 볼 수 가 없었다고 한다. 감독이 공을 들인 만큼 음악과 사운드는 영화의 완성도를 높여주는데 제 몫을 톡톡히 한다.
7년만에 영화계에 컴백한 이혜영은 이전에 한국영화에 비해 요즘 한국영화들은 물량과 기술, 표현 방식이 다양해지고 과감해진 것을 느꼈다고 컴백 소감을 밝히며 류승완 감독이 영화를 잘 찍지 않느냐며 <피도 눈물도 없이> 영화 출연제의를 흔쾌히 받아들인 배경을 기자들에게 되묻는 여유도 부렸다. 덧붙여 한국영화에서는 한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캐릭터로 누구와도 비교되지 않는 역이 매력적이라 좋았다며 액션연기의 부담감에 대한 질문 공세를 일축하는 프로다운 배짱도 보였다.
특히 영화 전편에 걸쳐 젊은 감독들의 `카메오'출연이 많은데 이는 싼 출연료 뿐만 아니라 혹여, 출연한 감독들이 류승완을 배우로 기용해 주지 않을까하는 음흉한 기대에서라고 농담아닌 것 같은 농담을 하며 감독의 배우로서의 욕심도 피력했다. 펄프 느와르라는 새로운 장르로 한국형 느와르의 가능성을 보여 주는 <피도 눈물도 없이>, 과연 관객들은 몇점을 줄까 3월 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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