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사신들 <무사>로 돌아오다
글: 양유창
2001년 08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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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장의 배우들과 감독 |
정우성, 주진모, 안성기, 김성수 감독, 작곡가 사기스 시로, 조민환 프로듀서, 차승재 싸이더스 부사장 등이 참석한 이날 시사회에서 김성수 감독은 촬영 5개월 동안 스탭들과 배우들의 고생이 영화에 대한 평가로 나타났으면 좋겠다는 말로 인사말을 피력.
안성기는 중국팀과 동행한 촬영장에서의 분위기를 전했고, 정우성은 최근 감독데뷔 의사를 밝힌 자신의 심정을 담담히 이야기하기도 했다. 자신의 바램을 이야기한 것이 약속처럼 비추어져 부담스럽지만, 감독이 되겠다는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러닝타임 153분의 <무사>는 고려시대 명나라로 파견된 사신단이 명나라로부터 거절당한 뒤 고려로 돌아가던 도중, 원나라의 군대에 잡힌 명나라 부용공주를 구하기로하면서 시작되는 서사활극이다. 넓은 중국사막의 이국적인 풍경과 명국과 원국의 배경과 고려시대 의상, 스펙터클한 액션씬 뿐만 아니라 주진모, 정우성, 장쯔이의 삼각관계와 안성기와 주진모의 위계갈등, 원나라 장군과 고려무사간의 미묘한 감정, 겁많은 유생 박용우에게 무사로서의 존재감을 불어넣는 대사 등 김성수 감독 특유의 '캐릭터 영화'가 고스란히 묻어 있는 작품.
다소 긴 러닝타임이지만, 김성수 감독이 밝혔듯 이 정도의 러닝타임은 <무사>에 있어서 최소한의 요구사항이었다. 또, 다소 무거운 소재에 비해 곳곳에 감각적인 코미디와 삼각관계의 코드를 삽입하면서 액션과 로맨스 모두에서 관객을 유인하고 있다. 곳곳에서 등장하는 풍부한 액션씬은 고화질의 저속촬영으로 숨이 막힐 정도이며 <에반게리온>의 음악을 맡았던 사기스 시로의 음악 역시 당시 고전음악과 오케스트레이션의 편곡으로 <무사>에 잘 어울린다.
<무사>는 정성이 곳곳에 담긴 영화고 잘 만든 영화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결점은 눈에 띈다. 첫째, 여솔(정우성)의 캐릭터가 너무 평면적이라는 점, 둘째, 역시 과도한 감정이입의 강요, 셋째, 비슷한 커트로 이루어진 반복되는 액션씬 등이다. 하지만, 이런 결점들이 <무사>의 기획의도를 책임질 만큼 대단한 것은 아니다. <비트>, <태양은 없다>의 연장선상에서 한 단계 더 높이 올라간 <무사>는 그 규모와 내용 면에서 분명 한국영화사에 있어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다.
9월 7일 개봉예정인 <무사>가 <친구>의 기록에 도전할 수 있을지 흥행결과 역시 주목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추석시즌에 강했던 한국영화 흥행스코어를 고려할 때 제작사인 싸이더스 역시 은근히 기대를 하고 있는 상태. 올 하반기 한국영화의 풍부한 라인업은 <무사>로부터 시작되며, 이제 한국영화는 시장점유율 50% 시대를 향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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