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뉴스

이병헌 vs 톰 행크스 D-1


글: 라인지기
2001년 02월 02일

<번지점프를 하다> 이병헌
연기력과 흥행력에 있어 미국 최고의 배우로 인정받고 있는 톰 행크스와 현재 최고로 물오른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한국의 흥행배우 이병헌이 한날 한시에 연기대결을 벌이게 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2월 3일 개봉될 예정인 <번지점프를 하다>와 <캐스트 어웨이>. 이 두 영화 모두 전적으로 남자 주인공이 중심이 되는 영화이기 때문에 개봉일이 정해지면서부터 그 뜨거운 대결이 예상됐었다.

작년 상반기부터 불던 멜로 영화 바람의 연장선에 있으면서도 지금까지의 어느 영화와도 그 궤적을 달리하고 있는 <번지점프를 하다>는 삶과 사랑의 일상성에 주목한 여타의 멜로와는 달리 사랑의 판타지를 말하고 있다. 1983년, 첫눈에 반하는 것을 믿지 않던 평범한 대학생 인우(이병헌 분)는 한 여름 소나기를 피해 자신의 우산 속에 뛰어든 아름다운 여대생 태희(이은주 분)에게 첫눈에 사랑을 느낀다. 그녀와의 짧은 사랑이 지나고 17년 후. 고등학교 국어교사로, 한 가정의 가장으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인우 앞에 태희의 영혼을 가진 한 남학생이 나타나면서 그의 인생은 또 한번 송두리째 흔들리게 된다. 1983년과 2000년을 관통하는 영화의 감정선 중심에 인우가 서 있기에, 그 역을 맡은 이병헌의 연기력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첫 기자시사 후 그의 연기에 대해 지금까지 쏟아지는 평들은 찬사에 가깝다. "당대 배우들 가운데 최고의 연기력!", "놀랄만큼 자연스럽게 관객을 끌어당기는 연기", "2001년은 이병헌의 해" 등 더 말하지 않더라도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그의 연기는 작년 최고 흥행작 <공동경비구역 JSA>를 넘어서고 있다.

한편, 올해 골든글러브 남우주연상을 획득하며 흥행에 더욱 깃발을 올리고 있는 <캐스트 어웨이>는 톰 행크스를 위한, 톰 행크스의 영화다. 매년 이맘때 아카데미상을 노리고 제작되는 대작에게 흔히 붙여지는 '아카데미용 영화'라는 비난이 있긴 하지만, <캐스트 어웨이>는 삶에 대한 통찰과 고뇌를 느낄 수 있는 수작임에 틀림없다. 영화는 시간엄수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바쁜 삶을 살던 주인공 척이 어느 날 비행기 사고로 황량한 무인도에 표류되면서 시작된다. 이후 영화는 한 인간의 피나는 생존기와 탈출기, 그리고 그의 고독한 삶을 지탱하게 해준 사랑을 조명한다. 영화의 줄거리에서 쉽게 짐작할 수 있듯이 <캐스트 어웨이>는 70퍼센트 이상 홀로 출연하는 톰 행크스의 연기력이 매우 중요한 영화다. 그동안 수차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획득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던 그는 이 영화에서도 자신에게 주어지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태평양을 건너 우리 극장가에서 뜨거운 연기대결을 하게된 이병헌과 톰 행크스. 아카데미 전초전으로 불리는 골든글러브 남우주연상을 차지한 톰 행크스가 우위를 선점한 듯 하지만, 이에 뒤지지 않는 이병헌의 연기력과 우리 관객들의 한국 영화 사랑이 각별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영화의 흥행대결에 있어서도 팽팽한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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