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뉴스 <공동경비구역 JSA> 흥행태풍 글: 이대현 2000년 09월 15일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가 극장가를 강타하고 있다. 추석연휴를 겨냥해 9일 개봉한 <공동경비구역>은 첫날 서울 관객 9만명이라는 사상 최고를 기록하면서 연일 기록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주말 이틀동안 서울 관객 17만명도 신기록이다. 지금까지 최고 기록은 <비천무>의 15만5,000명. 개봉 5일만인 14일까지 95%의 좌석점유율을 보이며 전국 87만명 (서울 42만명, 지방 45만명)을 동원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개봉 일주일만에 전국 100만명을 돌파하는 최초의 영화가 될 것은 물론 역대 최고 흥행작인 <쉬리>(서울 243만명, 전국 540만명) 기록도 깰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동경비구역>을 상영하는 곳은 전국 110개관, 125개 스크린. 이 영화에 대적할 뚜렷한 외화가 없어 추석연휴가 끝난 뒤에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더구나 올 상반기 한국영화로는 뚜렷한 롱런 작이 없어 스크린쿼터를 채우기 힘든 극장으로서는 <공동경비구역>이 지난해 <쉬리> 이상의 효자인 셈이다. 제작사인 명필름 심재명 대표는 "예매상황을 보면 추석연휴 이후에도 좌석 점유율이 8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여 단기승부가 아닌 장기 흥행이 예상된다"며 이 영화의 새로운 기록에 기대를 걸고 있다. 더구나 한국영화의 주 관객층인 20대 여성 뿐 아니라 30대 남녀와 서울 강남의 경우 가족 관람객(15세 이상 관람가)이 많아 이같은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관객들의 반응도 대부분 긍정적이다. 강남의 한 주부는 "모처럼 우리의 얘기를 감동적이고 재미있게 봤다. 생각할 점도 많다"며 비슷한 소재의 <쉬리>보다 낫다”는 평가를 내렸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통해 남북분단의 비극과 민족 동질성, 통일의 문제를 짚어본 <공동경비구역>은 소재의 현실성, 시의성, 그리고 스타들(이병헌 송강호 이영애)의 출연으로 어느 정도 '대박'이 예고됐었다. <쉬리>가 다분히 액션에 치중해 단순한 오락물로 치우친데 반해 <공동경비구역>은 분단 현장에 직접 뛰어들었고, 유머와 액션을 적절히 조화시켜 그 비극을 풀어냈기 때문이다. 소재에 따른 현실적인 촬영의 한계를 과감한 투자(대규모 야외세트)로 극복한 것도 영화의 리얼리티를 살렸다. 여기에 박찬욱 감독의 가벼움과 심각함을 리듬있게 섞은 연출력, 송강호의 변신과 이병헌의 열연이 어우려져 <공동경비구역>은 현실성과 재미와 감동의 세 박자를 모두 갖춘 작품이 됐다. 더구나 남북화해분위기와 이산가족 만남이란 사회분위기까지 맞아 떨어져 화제작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것. 영화평론가 김시무씨는 "무엇보다 영화 자체가 가진 작품성에 흡인력이 있다. 스릴러로서 사건을 파헤치는 재미와 이념을 넘어선 젊은 세대 (병사)들의 유머와 대화가 주는 매력이 1차적인 흥행요소"라고 했다. <공동경비구역>이 단순한 화재나 시의성으로 '반짝' 성공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이다. (한국일보) This article is from http://www.cinelin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