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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SF 영화사 (1) :::


박상준 | 1994년 11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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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영화의 역사를 연대기 식으로 연재합니다.
자료적인 성격에 중점을 두어 가급적 객관적인 사실들 위주로 서술할 예정입니다.


<1895년-1899년>

기록에 따르면 영화의 '원조'로 일컬어지는 프랑스의 오귀스트/루이 뤼미에르(Auguste/Louis Lumi re) 형제가 시네마토그래프의 특허를 얻은 것은 1895년이다. 뤼미에르 형제는 이 장치를 이용하여 상영시간이 1분 정도 되는 아주 짧은 영화들을 다수 제작, 일반에게 유료로 공개하였는데, 이 중에 <도살기계(Charcuterie M chanique:1895)>라는 작품이 있었다. <도살기계>는 사람이 필요없는 자동화 무인공장의 출현을 예언하여 세계 최초의 SF영화로 꼽힌다.

이 활동사진은 소시지 그라인더와 비슷하게 생긴 기계장치가 등장하면서 시작된다. 그 다음에 살아있는 돼지 한 마리가 이 기계의 한쪽 끝으로 강제로 떠밀려 들어가고, 잠시 뒤에 반대쪽에서 햄, 베이컨, 소시지 두름 따위가 줄줄이 가공되어 나온다. 당시 이 작품은 희극적인 내용의 영화로 소개되었지만, 자동기계의 아이디어는 그 뒤 미국과 영국에 많은 아류작들을 낳았다. 예를 들면 영국 최초의 SF영화로 꼽을 수 있는 <소시지 만들기(Making Sausages:1897)>나 미국 최초의 SF영화인 <소시지 기계(The Sausage Machine:1897)는 제목에서 쉽게 짐작할 수 있듯이 <도살기계>처럼 자동으로 가축을 도살하여 소시지를 만드는 기계가 주인공이다. 영국의 조지 A.스미스(George A. Smith)가 제작한 <소시지 만들기>에선 살아있는 개와 고양이가 소시지 원료로 등장하며, '양념'으로 오리 한 마리와 낡아빠진 장화 한 짝이 첨가된다. 한편 미국의 <소시지 기계>는 제작자가 누구였는지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당시 사람들에게 대단한 인기를 끌어서 몇 년 동안이나 필름이 돌아다녔다. 이 작품의 소시지 원료 역시 살아있는 개인데, 당시 뉴욕 시내에는 떠돌이 개들이 많이 배회하고 다녔다고 한다. 그러나 이 작품은 단순히 자동기계를 묘사한 것이 아니라, 당시 미국의 공장들에 설치되기 시작한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을 풍자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상의 세 '소시지기계' 영화들은 모두 길이가 1분에 지나지 않는 작품들이다.

1902년에 <달여행>을 발표하여 SF영화의 실질적인 원조로 일컬어지는 프랑스의 조르쥬 멜리에스(Georges M li s)는 이미 1897년에 <아메리카의 의사(Chirurgien Americain)>라는 SF영화를 만들었다. 이 2분짜리 필름은 우스꽝스런 내용이지만 현대에 와서야 가능하게 된 신체 기관의 이식수술을 예견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주인공 의사에게 두 다리가 없는 걸인이 찾아온다. 그는 걸인에게 싱싱한(?) 다리를 달아주고는, 이왕이면 좀 더 좋은 일을 해주기 위해 흉하게 생긴 머리와 몸통도 차례차례 잘라낸 뒤 멋진 인물의 것으로 바꿔 달아준다. 멜리에스는 또 같은 1897년에 <어릿광대와 꼭둑각시(Gugusse et l'Automate)> 및 <뢴트겐 광선(Les Rayons Roentgen)>이라는 작품도 만들었다. 앞의 것은 일종의 로봇을 묘사한 것이고 - 체코의 작가 카렐 차펙에 의해 '로봇'이란 말이 처음으로 탄생한 것은 이로부터 20여년 뒤의 일이다 - 뒤의 작품은 당시에 발견된 지 얼마 안 되었던 X선을 풍자한 것이다. 의사가 환자의 요청에 따라 X선을 비춰주자 골격만이 드러나는데, 그 뼈대가 몸 밖으로 걸어나와 버리고 만다. 뼈없이 육체만 남은 환자는 힘없이 쓰러져버려서 치료비 지불을 거절한다. 의사는 환자와 옥신각신 하다가 그만 X선 발생기가 폭발하는 바람에 온 몸이 산산조각 나버리고 만다는 이야기이다. 신비스런 X선에 대해서 두려운 느낌을 떨치지 못했던 당시 사람들의 심정을 잘 표현한 작품이다.

한편 <소시지 만들기>를 만들었던 영국의 조지 A.스미스도 1897년에 멜리에스의 <뢴트겐 광선>보다 석 달 앞서서 1분짜리 란 작품을 만들었다. 1898년에는 멜리에스가 <달로 가는 여행(La Lune un Metre)>을 만들었다. 이 2분짜리 필름은 영화사상 최초로 우주여행을 암시하는 제목이 붙은 작품이다.

멜리에스는 1899년에도 2편의 SF영화를 만들었다. <자정의 에피소드(Un Bon Lit)>와 <현자의 돌(La Pierre Philosophale)>이 그것인데, 둘 다 길이는 1분이다. <자정의 에피소드>는 영어판 제목으로서, 이 작품에는 영화사상 최초로 비정상적으로 커진 괴물곤충이 등장한다.

<현자의 돌>은 중세의 연금술사들이 발견하려 애썼던 신비의 돌을 의미한다. 이 돌은 비금속을 황금으로 변화시킨다고 여겨졌던 물질이다. 이 영화에서 멜리에스는 직접 연금술사 역을 맡아서 연기를 했다. 한편 1899년에 미국에서는 2분 길이의 이 발표되었다.


<1900년>

프랑스의 멜리에스는 1897년의 <어릿광대와 꼭둑각시>에 이어 다시 비슷한 주제를 다룬 <자동인형 코펠리아(Copp lia ou la Poupe Anime)>를 1900년에 발표했다.

미국에서는 1901년 '발명왕' 에디슨이 제작한 <푸줏간의 소동(Fun in a Butcher Shop)>이 소개되었는데, 1897년에 나왔던 <소시지 기계>의 성공적인 반응에 고무되어 비슷한 아이디어를 1분짜리 필름으로 구성한 것이었다.

영국의 제임스 A.윌리엄슨(James A. Williamson)은 <불로장수약(The Elixir of Life)>을 감독했다. 당시의 희극배우였던 샘 달튼(Sam Dalton)이 주연한 이 1분 길이의 영화는 늙은 노인이 불로장수약을 마시고 젊은이로 변한다는 내용이다. 제임스 윌리엄슨은 또한 <놀라운 발모제(The Marvellous Hair Restorer)>라는 작품도 만들었다. <불로장수약>과 마찬가지로 샘 달튼이 주연했고 길이도 1분이었다.

영국에서는 또한 월터 R.부스(Walter R. Booth)가 <과성숙(過成熟)된 아이(An Over-Incubated Baby)>를 발표했다. 어떤 여인이 쇠약한 조산아를 안고 한 교수를 찾아온다. 이 교수는 2년 동안의 성장과정을 단 2분 만에 이루게 해 주는 인큐베이터를 갖고 있다고 선전하는 사람이다. 이윽고 아이가 인큐베이터 안으로 들어가고 교수가 조작을 하는데, 그만 기계가 이상을 일으켜서 아이가 늙은 노인이 되어 나온다는 이야기다. 1900년에는 이상의 작품들 밖에도 미국과 프랑스에서 SF적인 내용을 담은 영화들이 한두편씩 발표되었으나, 길이는 한결같이 2분을 넘어가는 것이 없었다.


<1902년>

토마스 에디슨은 <20세기의 방랑아(The Twentieth Century Tramp)>라는 1분짜리 필름을 만들었다. 1900년의 <푸줏간의 소동>과 마찬가지로 에드윈 S.포터(Edwin S. Porter)가 감독을 했는데, 이즈음 포터는 에디슨의 회사에서 영화 부문을 사실상 혼자 맡다시피 하고 있었다.

세계 SF영화사상 실질적으로 원년으로 꼽히는 해는 1902년이다. 왜냐하면 프랑스의 멜리에스가 <달여행(Le Voyage dans la Lune)>이라는, 자그마치 21분 길이의 대작(?)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비단 SF영화사적으로서만 커다란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당시까지의 세계영화사상 신기원을 이룩한 최대 걸작이었다. 기껏해야 2분을 넘지 못했던 다른 영화들에 비해서 21분이라는 기념비적인 러닝타임만으로도 역사적인 의미를 충분히 안고 있었지만, 내용이나 촬영기법 역시 여타의 필름들에서 접할 수 있었던 수준을 훨신 뛰어넘었다. 멜리에스는 이미 그때까지 발표했던 소품들을 통해 '트릭 영화'의 대가로 인정받고 있었는데, 자신의 모든 경험과 인력을 총동원하여 이 대작을 만들었다.

이 영화가 탄생된 배경은 SF문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당시는 문학 분야에서도 SF장르가 초창기에 해당하던 시기로서, 프랑스의 주울 베르느와 영국의 H.G.웰즈가 각각 이 분야의 대표적인 초기 걸작들을 발표하고 있었다. 멜리에스의 <달여행>에 직접적인 모티브를 제공한 것은 1865년에 베르느가 발표한 소설 <지구에서 달로>와 웰즈가 1901년에 발표한 <달세계 최초의 인간>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격세지감이 있지만, <달여행>에서 묘사된 우주여행 방법은 거대한 대포를 사용하는 것이었다. 안에 사람들이 타고 있는 포탄이 박혀서 달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영화사상 길이 전해지고 있는 유명한 장면이다. 아무튼 이러한 방법으로 달에 도착한 사람들은 분화구 안으로 내려갔다가 달에 거주하는 종족에게 붙잡혀 그들의 왕에게 끌려가는데, 우여곡절 끝에 탈출에 성공하여 다시 지구로 돌아온다는 내용이다.

(*필자 박상준은 SF 해설가로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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