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강의실

호러영화의 역사


글: 신상훈
1999년 09월 01일

1900년대 초 '칼 레믈'은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이후 그의 아들 칼 레믈 쥬니어대에 유니버셜의 전성기를 이루면서 호러를 하나의 장르로 완성시켰다. 드라큐라 와 프랑켄슈타인 으로부터 시작된 공포영화 시리즈는 뮤지컬과 갱영화가 워너에 의해 번성할때 유니버셜의 주력 상품이었다. 특히 일반적으로 좀 더 훌륭하다고 평가되는 프랑켄슈타인에서의 첫 묘지장면이라 던지 황폐한 경관, 외딴곳에 위치한 낡은성, 헨리 프랑켄슈타인 남작이 실험을 하는 폐쇄된 석탑, 번쩍이는 전기 기구들로 꽉 들어 찬 실험실등은 모두 고딕 공포영화에서 자주 보였던 낯익은 이미지들이다. 이외에 루리 타니아 양식의 세트와 음산한 흑백화면, 인물설정 등은 공포영화의 몇가지 원형적 요소들을 포함한다.

이렇게 30년대를 풍미했던 호러영화는 이후 헐리우드에서 뚜렷한 흔적을 남기지 못했고 단지 50년대 중반에 영국의 해머필름에서 고유한 고딕문화의 전통을 따라 프랑켄슈타인의 저주, 드라큐라의 신부들 같은 호러영화를 선보인다. 한편 이 당시 헐리우드에서는 'B급영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로저 코만이 등장해 호러에 SF를 도입한 영화들을 꾸준히 만들어낸다.

50년대 이후의 캐릭터는 히치콕의 사이코로 대변되는 정신병적인 성격의 인물인데 이 작품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또 하나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사이코는 호러라기보다는 고전적인 심리스릴러물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후 드팔마와 같은 광적인 히치콕 계승자가 등장하면서 이후 스릴러와 정통 호러와의 관계는 점차 불 분명해진다. 또한 이 사이코를 선두로 60년대 말로 가면서 유명한 Rosemary's Baby, Night of the living dead 등의 가족 호러영화가 부흥한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정신분석학을 도입, 호러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분석이 시도된다. 로빈우드는 헐리우드 베트남에서 레이건 까지 에서 프로이드를 도입해서 억압 그리고 정상성과 괴물 의 요소로 호러에 대한 일반이론을 정립하고 70년대 이후 이 장르의 특성들을 정의하고 있다.

70년대 호러영화는 분명히 그 이전의 고전 호러와 중대한 차이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괴물의 불멸성, 즉 억압된 것은 결코 소멸되지 않으며 반드시 회귀한다는 점이다. 그 대표적인 영화는 바로 래리 코헨의 -제목에서도 직접 적으로 드러나듯이- ‘It lives again’이다. 오멘과 엑소시스트로 대표되 는 반그리스도, 신과 악마의 대결이란 주제 또한 괴물의 불멸성을 보여주며 끝을 맺고 있다.

다음으로 언급해야 할 사람은 다름 아닌 ‘조지 로메로’이다. 그는 현대의 묵시록이라 불릴 만큼 기존 호러장르의 관습을 무너뜨리고 있다. 대표적인 영화 좀비 3부작에서는 현대 호러의 모는 전형이 드러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부장제의 파괴, 카니발리즘, 근친상간, 이성애의 일탈 등...

80년대 초기에는 이른바 싸구려 호러-나이트메어 시리즈, 13일의 금요일 시리즈-가 등장하면서 다소 복고적인 분위기로 인간이 다시 공포의 대상으로 등장한다. 중반기를 지나면서는 Beetle juice, 크리터스등의 색다른 유령들이 등장하여 코믹 공포영화 붐을 일으킨다. 이들은 기상천외한 코믹상황을 연출하여 호러냐? 코미디냐? 하는 논쟁을 불러 일으킬 만큼 색다른 것이었다. 50년대 이미 SF와 결합하면서 가능성을 보여주었던 호러라는 장르는 80년대 이후 이렇게 다른 장르와 결합하는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Little shop of horrors, 배트맨, 폴터가이스트:악령의 상자 , 그렘린 등- 특히 하나의 장르는 아니지만 소수의 광적인 관객에게 추앙받는 컬트중 호러가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크로넨버그나 큐브릭, 데이빗 린치 등의 작품들- 그러나 90년대에 들어서자 이제 더이상 관객들은 피가 낭자한 진부한 호러영화에 발길을 돌리지 않게 된다. 그러자 다시 심리적 공포를 노리는 스릴러가 다시 등장하기에 이른다. -양들의 침묵, 케이프 피어 그리고 미저리 30년대 이후 유니버셜의 주특기였던 '호러' 라는 장르는 이러한 과정을 거 쳐 지금 우리 곁에 있다. '저주받은 장르-호러'는 더 이상 우리에게 통하지 않는다. 어찌 됐든 한 사회에서 사람들의 심리상태나 억압, 그리고 저항 등에 가장 직접적으로 그리고 가장 빨리 부응하는 장르는 호러이다. 해마다 여름이 되면 어김없이 헐리우드는 어떤 형식, 어떤 내용이든 간에 호러를 만들어왔다. 공포를 주는 방법도 교묘해져서 이제 더이상 관객은 말초적인 자극에 전율을 느끼지 않는다. 그리고 괴물이란 괄호 안에는 정신 병자도 정상인도 등장했고 동물도 악마도 그리고 기계마저 대입되었다. 92년 코폴라가 드라큐라를 존 랜디스는 미녀 드라큐라를 부활시켰다. 물론 예전과는 다른 해석을 내리고 있지만 60년대의 미니스커트가 요사이 다시 유행하듯 호러의 캐릭터도 복고풍의 조류를 타는 것이다. 그리고 최근 호러형식의 다큐맨터리를 제작, 액션을 도입하기도해 사람들에게 상당한 충격을 줌으로써 호러는 언제 어느 장르에도 잘 어울리는 '축복받은 장르-호러'가 되어간다...



This article is from http://www.cinelin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