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막을 하루 앞둔 제1회 전주국제영화제에 대해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가 야심차게 준비한 '대안영화, 디지털 영화'라는 다소 생소한 주제가 오히려 영화관객들에게는 크게 어필한 것이다.

영화제 기간동안 몇 차례나 있었던 메인 상영장(1800석) 매진 사례와 고사동 '영화의 거리'에 넘쳐나는 인파는, 대중성이 부족해 관객 수가 적을 것이라는 개막 전 주위의 우려를 완전히 뒤엎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대안영화가 어려운 영화가 아니라 정말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영화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는 정성일 프로그래머의 인사말처럼 영화제 기간 전주를 찾은 이들은 영화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고, 놀라고, 그 영화들에 열광하였다.

총 집계는 폐막식이 치뤄지는 내일 나오겠지만, 어제(2일)까지 판매된 티켓 수가 7만2천 여장이고, 현재 주말이었던 영화제 초반보다는 다소 떨어지고 있지만 좌석점유율이 80%대를 유지하고 있어 전주영화제 1회 관객 수는 당초 주최측의 목표를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개막 전부터 예매상황으로 대박이 예상되었던 <오디션>, <아드레날린 드라이브>, <로망스>는 전주국제영화제 3대 히트작. 그리고 국제영화제 화제작인 <포르노그라픽 어페어>, 아시아 독립영화인 <러브 고고>, '애니메이션 비엔날레'의 <앨리스>와 거의 모든 단편들까지 정말 다양한 작품들이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며 호평을 받았다.
특히 전주국제영화제의 또 하나의 큰 주제였던 디지털 영화들의 선전과 관객들의 호응은 영화제를 준비한 프로그래머나 스텝들을고무시켰다. <부에노스 아이레스 제로 디그리>와 영화제에서 제작한 <디지털 삼인삼색> 등 'N-비전' 영화들에 특별한 관심이 기울여졌다. 또한 존 아캄프라 감독의 <안개의 기억>, <폭동>이 선보인 전혀 새로운 영상이미지들은 관객들의 찬사로 이어졌다. 국내에는 아직 시작단계에 있는 '디지털 영화'를 성공적으로 알린 것이 이번 전주국제영화제가 이룩한 진정한 성과 중 하나일 것이다.

1회 영화제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을 살펴보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줄은 정말 몰랐다. 재미있으면서도 수준 높은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영화제 온 것은 처음인데 관객들 매너가 좋고 반응도 커서 극장에서 보는 것보다 영화보는 재미가 더 컸다', '솔직히 영화는 좋았지만 티켓팅이 오래 걸리는 등 영화제 운영에 문제가 많았다' 등의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또 박혜정이라는 전북대 학생은 '다른 영화제와 비교할 수밖에 없는데, 시설 면에서는 열악했지만 관객 동원이 아주 잘 되었던 것 같다. 작품 선정도 어느 국제영화제 못지 않았고, ‘관객과의 대화’시간도 많이 마련된 게 좋았다'며 종합적인 촌평을 내려주기도 했다.

최민 영화제 조직위원장은 "관객들이 엔딩 타이틀이 다 올라갈 때까지 객석을 지켜준 것이 고맙고, 많은 호평을 얻어 기쁘다. 진행이 다소 미흡하여 관객들이 불편을 겪었지만, 취약한 부분을 개선하고 보완한다면 2회 영화제는 더욱 훌륭하게 치를 수 있을 것이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볼 때 국제영화제로서 충분히 자리매김할 수 있으리라는 가능성을 확인해 자신감을 얻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