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stivals : 전주 국제영화제

2003 전주국제영화제 개막


글: 곽은주
2003년 04월 25일

제4회 전주국제영화제가 25일 오후 7시 메인 상영관인 전북대문화관에서 개막식 팡파레를 시작으로 5월 4일까지 10일간 펼져진다.

개막행사는 세계적인 뮤지컬 배우이며 영화 `봄날은 간다', `뮬란'의 영화음악에 참여한 `이소정'의 축하공연으로 영화제 문을 연다.

개막작은 `인권'을 주제로 박광수, 박찬욱, 여균동, 박진표, 임순례, 정재은 등 6명의 감독이 참여한 옴니버스 영화<6개의 시선>이 상영된다. 일상에 만연된 차별에 초점을 맞추고 감독들의 다양한 시선을 엿볼 수 있는 <6개의 시선>을 필두로 30여개국 170여편의 영화가 관객을 만난다.

개막식 사회자는 영화 배우 문성근과 문소리가, 폐막식 사회는 영화주간지 씨네버스의 오동진 기자와 최근 `대한민국 헌법 제1조'로 영화에 입문한 아나운서 출신의 임성민(B)이 진행을 맡는다. `보리울의 여름'으로 영화에 데뷔한 CF스타 신애(A)가 영화제 기간 동안 영화제 홍보대사로 활동한다.

폐막작은 토드 헤인즈 감독의 `파 프롬 헤븐'이 상영된다. `파 프롬 헤븐'은 1950년대 할리우드 멜로영화의 형식을 빌려 위선적인 부르주아 사회에서 은폐돼 있는 섹슈얼리티의 문제와 인종차별 문제를 새로운 형식미로 아름답게 표현한 수작으로 평가 받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티켓 예매를 시작하여 현재 영화제 상영관 임시 매표소에서도 현장 판매중이다.

영화제의 가장 큰 매력은 다양한 영화세계를 만나는 데 있다. 인기 영화들에 가려있는 숨은 영화들을 찾아보는 즐거움이야말로 영화제에서만이 맛볼 수 있는 진짜 매력이 아닐까.
영화팬이라면 절대로 놓칠 수 없는 프로그래머들이 추천하는 영화들의 면면이 예사롭지 않다.

김은희 프로그래머는 다큐멘터리 비엔날레섹션 전체를 추천하며 `장 클로드 루소 특별전'과 `66개의 미국풍경', `플래쉬백'을 꼭 보도록 권한다. `창가에서 편지 읽는 소녀,`로베르토에게 쓴 편지'를 비롯하여 `장 클로드 루소 특별전'에 소개되는 6편 모두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을 보는 듯한 시적인 작품들로 다큐멘터리의 걸작으로 손꼽힌다.

정수완 프로그래머는 각 섹션의 특징이 잘 표현된 영화들을 권한다. 그가 추천한 영화는 아시아 독립영화 포럼 부문의 `입학시험'과 디지털 스펙트럼의 `보키에 관하여', 시네마스케이프의 `살로메', 오마주의 `검은 신, 하얀 악마', 불면의 밤 가운데 미카엘 하네케의 `일곱번째 대륙'들.

이란 영화 `입학시험'은 대학 입학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모인 다양한 계층과 연령대의 여성을 통해 이란 사회의 변화하는 현실을 보여 주는 영화. 남아프리카 영화인 `보키에 관하여'는 마약을 운반하거나 살인을 일삼는 아이들에 관한 영화로 다큐멘터리 스타일의 드라마 형식의 작품으로 카메라의 윤리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시한다.

스페인 영화 `살로메'는 무용극 연습장면과 실제 무대를 담은 영화로 화려한 의상과 무용수들의 연기가 압권인 영화. 2002 몬트리올 국제영화제에서 최고 아티스트 공헌상을 받았다.
`검은 신, 하얀 악마'는 브라질 시네마 노보의 기수, 글라우버 로샤 감독의 대표작이고 미카엘 하네케의 `일곱번째 대륙'은 현대인의 일상속에 잠재해 있는 폭력성을 다룬 영화다.
새롭게 선보이는 필름메이커스 포럼 섹션에 초대된 로랑스 페레이라 바르보사 감독의 `지긋지긋한 사랑'과 `보통 사람들에겐 예외가 없다'와 닝잉 감독의 `아이 러브 베이징'도 영화제가 아니면 좀처럼 보기 힘든 영화들이다. 오마주에 초대된 브라질 시네마 노보의기수 글라우버 로샤의 `안토니오 다스 모르테스'도 놓치기 아까운 영화.

영화제 원년부터 영화 매니아들에게 열광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전주 불면의밤'섹션도 하룻밤 정도는 욕심을 부려볼만 하다. 70년대 풍미했던 흑인 감독들의 작품들로 짜여진 `폭력, 블랙스플로이테이션'을 시작으로 `폭력의 삼부작 - 미카엘 하네케', `엇갈린 시선- 루카스 벨보의 트릴로지', `불량소년,하니 스스무', `공포의 삼부작- 래리 페센덴'의 밤으로 개막일인 25일 밤부터 26일, 30일, 5월2일,3일로 종전의 3일에서 5일로 늘어 나면서 관객들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된다. 영화상영 중간 휴식시간에 간식 제공은 물론 하루 10쌍씩, 총50쌍을 추첨하여 <죽림온천 이용권>의 경품행사도 있다. 올빼미족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코너이나 다음날의 콘디션을 생각해서 신중하게 선택해야 후회가 없다.

전주 관광에서 빠질 수 없는 메뉴가 전주비빔밥이라면 전주영화제의 스페셜 메뉴는 단연 디지털 삼인삼색 프로그램이 아닐까. 올해는 아오야마 신지 감독의 `처마 밑의 부랑아', 박기용 감독의 `디지털탐색', 바흐만 고바디의`다프'가 관객을 기다린다.

야외상영 프로그램으로 한국영화 8편이 무료로 상영된다. `국화꽃향기', `굳세어라 금순아', `남자 태어나다', `이중간첩', `지구를 지켜라!', `품행제로', `하늘정원'등. 봄밤의 정취에 취하여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영화외도 부대행사도 푸짐하게 마련된다. 영화인과 관객이 자유롭게 어울리는 자리를 마련하기위해 `페이스 프린팅' 행사를 비롯하여 거리마임, 거리미술, JIFF아트벼룩시장 등 거리예술난장이 영화제 기간동안 메인 상영관인 전북대문화관과 고사동 영화의거리에서 열린다.

전주 관광과 교통, 숙박에 관한 모든 정보는 영화제 홈페이지에 상세히 올려져 있다.
자, 떠나자. 전주로... 축제는 시작됐다. (www.jiff.or.kr / 063-288-5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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