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욕망>불륜으로 뒤엉킨 부부의 일그러진 욕망 :::
�젙�꽑湲 | 2004년 02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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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으로 뒤엉킨 부부의 일그러진 욕망
- HD 디지털 영화 <욕망>, 온-오프 동시개봉 실험
얼마 전 영화 주간지 '필름2.0'에서 소개됐던 '디지털 영화 시대가 정말 올까'에 반신반의하는 가운데 4일 오후 2시, 서울 명보극장에서 영화 <욕망>(감독 김응수·제작 명필름)의 시사회가 개최됐다.
먼저, 연출자에서 제작자로 변신한 이은 대표가 사회를 맡아 김응수 감독의 제작후기가 이어졌다. 김 감독은 "우아하지만 역겨운 욕망에 관한 영화'라고 소개했고, 심재명 공동 대표는 "한국영화의 다양성을 위한 작품이며, 디지털 시대에 걸맞는 기획 영화"라고 덧붙였다.
디지털의 장점을 살린 이 영화에서 카메라는 머리카락 한 올, 출연배우의 숨소리까지 세밀하게 포착하고 있다. 시종일관 무표정하고 건조한 영화 속 캐릭터 속에 때론 건조하고 나른한 욕망과 만날 수 있다.
여주인공 로사(이수아 분)가 남편 규민(안태건 분)의 외도 현장을 미행하는 데서 영화는 시작된다. 그녀는 남자를 사랑하는 남편에 대한 증오와 놀라움을 뒤로 하고 무표정하게 남편을 대한다. 그녀의 남편 규민은 레오(이동규 분)와 헤어지려고 하지만, 레오가 그를 잊지 못하고 찾아오자 힐책한다.
영화 <쁘아종> 이후 CF 등에서 활약했던 이수아가 로사 역을 맡아 인간 내면의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을 절제된 대사와 냉철하고도 격정적인 로사의 양면성을 드러내고 있다. 영화 속에서 로사는 남편에 대한 애증과 분노를 폭발하는 대신, 레오와의 섹스에 빠져든다.
로사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삶을 사는 20대 후반의 여자이지만,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게된 후 복수심과 정복욕(달리 말하면 권력욕)에 사로잡혀 그녀의 관능적인 아름다움을 한껏 발산한다. 그녀는 남편을 무너뜨리기 위해 계산된 외도를 꿈꾸지만 자신 스스로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무미건조한 현실로 되돌아온다.
연극무대를 통한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영화 <와일드카드>에서 퍽치기 보스로 출연했던 이동규가 이 영화에서 부부를 동시에 사랑하는 호스트 레오로 출연한다. 핸섬해 보이면서도 무표정한 그의 모습은 레오와 닮아 있다. 다소 생소한 호스트바에서 벌어지는 로사와 레오의 관계, 둘의 만남으로 인해 영화 <욕망>은 위기 상황에 직면한다.
그 동안 <말죽거리 잔혹사> 등 여러 영화에서 익히 만났던 안태건이 규민 역을 맡아 이성적이고 냉정한 건축사로 분한다. 규민은 결혼 후 동성애에 빠졌지만, 사회적인 지위 역시 포기할 수 없는 전형적인 남성상이다. 하지만, 레오와 아내의 관계를 알고 분노와 질투의 노예가 되버린 채 남성 우월적 권력욕을 드러낸다.
세 주인공의 연기는 절제된 대사와 함께 한 편의 뮤직비디오를 보듯 영화 속 캐릭터에 충실한 듯 보이지만, 관음증의 소녀나 저녁파티에 와서 이혼을 결심하는 친구부부 등 주변인물의 설정은 스토리와 동떨어진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드라마 <다모>가 고화질의 영상을 통해 대중과 호흡하는 HD TV 시대를 연 것과 달리, 영화 곳곳 아직 완전하지 않은 편집 흔적과 영화 중반부 대사없이 지루하게 진행되어 HD 영화가 국내에는 아직 때 이른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는다.
<욕망>은 HD 디지털 영화라는 점 외에도 온-오프라인 동시 개봉이라는 실험을 하고 있다. 이 영화의 실험이 성공하게 된다면, 대형 배급사에 밀려 배급망 확보가 어려운 예술영화나 B급 영화들이 '온라인 VOD 상영관'에 개봉되어 앞으로 관객들은 더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현실과 꿈, 익숙한 것과 낯선 것, 원하는 것과 금지된 것의 경계에 놓인 '욕망'의 모호한 실체를 드러내고자 한다'는 김 감독의 기획 의도처럼 영화 <욕망>은 인간의 상징적인 성과 권력에 대한 잘못된 욕망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성적 이데올로기를 바탕으로 한 규민의 남성적 권위가 지나치게 레오와 로사를 학대하고 있다는 점은 비판을 면할 수 없을 듯하다
영화 <욕망>은 오는 20일 온-오프 동시개봉 예정
/ Puc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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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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