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퍼프 걸 The Powerpuff Girls (2002) ★★☆

듀나의 영화낙서판

파워퍼프 걸 The Powerpuff Girls (2002) ★★☆ :::

Djuna | 2002년 09월 22일
조회 4266

[파워퍼프 걸]은 1998년부터 카툰 네트워크에서 방영되고 있는 동명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영화 버전입니다. 이 작품은 우리나라에서도 투니버스를 통해 소개되었고 지금도 SBS를 통해 방영되고 있어서 국내 팬들도 꽤 많은 편입니다.

저도 이 시리즈를 상당히 좋아하는 편입니다. 난폭함과 귀여움의 말도 안되는 조화, 어처구니없는 무정부주의, 대중 문화의 정신없는 인용과 같은 것들이 뒤섞여 만들어내는 결과는 상당히 재미있어요. 이 시리즈를 만든 사람들이 이전에 뭉쳐서 만든 [덱스터의 실험실]이 제 구미에 더 잘맞는 것 같긴 하지만 [파워퍼프 걸]도 좋습니다.

영화는 전형적인 수퍼 영웅담의 프롤로그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유토늄 박사는 설탕, 양념, 모든 좋은 것들을 섞어 완벽한 소녀를 만들려 하다가 그만 실수로 화학물 X를 떨어뜨려 초능력을 가진 파워퍼프 걸 일당인 블러섬, 버블즈, 버터컵을 만들어내고 맙니다. 아직 아무 것도 모르는 우리의 세 주인공들은 술래잡기를 하다가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든 뒤 사람들의 따돌림을 받지만, 도시를 정복하려는 사악한 악당 원숭이 모조 조조의 음모를 막고 도시의 공식 수퍼 영웅이 됩니다.

뭐, [파워퍼프 걸] 팬들이라면 영화를 보기 전에도 내용을 알고 있을 겁니다. 탄생 이야기는 오프닝 크레딧에 맨날 나오는 이야기고, 모조 조조와 관련된 숨겨진 이야기도 1시즌 [Mr. Mojo's Rising]에서 회상 형식으로 나왔으니까요.

그리고 그게 이 영화 각본의 문제점이기도 합니다. 이미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이야기를 반복하기 때문에 신선함이 떨어지거든요. 그리고 그 '모두가 알고 있는 이야기'도 흔한 영웅 탄생담 이상은 아니고요. 과격한 넌센스와 어처구니 없는 농담들을 장점으로 하고 있는 [파워퍼프 걸] 시리즈의 원래 매력을 생각해보면, 영화판의 이야기가 너무 단도직입적이고 스토리 위주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살짝 어두운 편인데, 이것 자체를 단점으로 여길 필요는 없어도 [파워퍼프 걸] 영화에서 기대할 만한 분위기는 아닌 듯 합니다.

그래도 영화엔 장점도 많습니다. 겉보기엔 텔레비전 시리즈와 크게 달라진 것 같지 않아도 영화의 비주얼은 훨씬 입체적이고 매력적입니다. 파워퍼프 걸이 타운즈빌에서 술래잡기를 하는 장면은 영화만의 다이나믹한 즐거움으로 가득하고요. 오리지널 시리즈의 잔재미는 좀 줄었지만, [파워퍼프 걸] 고유의 유머도 상당히 많이 남아 있습니다.

[파워퍼프 걸]은 흥행에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 영화의 흥행 성공을 무기로 삼아 이슈를 조성하려던 카툰 네트워크 사람들은 실망했을 거예요. 하지만 당연한 것 같기도 해요. 전 이 영화를 꽤 재미있게 봤지만 [파워퍼프 걸]의 주인공들과 설정은 역시 텔레비전에 속해있거든요.

기타등등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 새로 만든 [덱스터의 실험실] 단편인 [Dexter's Laboratory: Chicken Scratch]가 먼저 상영됩니다. 그런데 이 양반들, chicken pox를 홍역으로 번역해놨더군요.

감독
크레이그 맥크라큰 Craig McCracken

주연
캐시 카바디니....블러섬
Cathy Cavadini....Blossom
타라 스트롱....버블즈
Tara Strong....Bubbles
엘리자베스 데일리....버터컵
Elizabeth Daily....Buttercup
로저 L. 잭슨....모조 조조
Roger L. Jackson....Mojo Jojo
톰 키니....나레이터/시장
Tom Kenny....Narrator/Mayor
제니퍼 헤일....미즈 킨
Jennifer Hale....Ms. Keane
제니퍼 마틴....사라 벨럼
Jennifer Martin....Sara Bellum
톰 케인....유토늄 교수
Tom Kane....Professor Utoni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