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트반 사보 '아시아 영화 헝가리와 유사'

영화제 소식

이스트반 사보 '아시아 영화 헝가리와 유사' :::

부산국제영화제 - 마스터클래스 [1]

곽은주 | 2006년 10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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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영화아카데미(AFA)와 함께 스페셜 이벤트 프로그램의 하나로 헝가리의 세계적 거장 이스트반 사보 감독과 대만 뉴웨이브의 거장 차이 밍량 감독의 마스터클래스를 10월 16일과 17일 이틀 동안 피프 파빌리온 컨퍼런스룸에서 개최했다.

16일 첫째날은 이스트반 사보감독의 ` 영화의 원동력 : 클로즈 업'을 주제로,
17일 둘째날은 차이 밍량 감독의 ` 나의 인생, 나의 영화'라는 주제로 클래스가 각각 진행됐다.

이스트반 사보 감독이 1938년생. 차이 밍량 감독이 1957년생.
각기 다른 시대를 살아오고 동, 서양이라는 지역적 배경이 다르고 문화가 다른 곳에서 성장하고, 다른 환경에서 작품 활동을 해 온 두 감독이지만, 영화 창작자로서의 두 감독의 `영화예술에 대한 견해나, 가치는 한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었다. 마치 동서양의 강이 흘러 흘러 태평양 어느 지점에서 만나 한몸으로 흐르듯이 "예술이란 보편적인 인간의 감정이나 사고를 확장시켜주는 것" 이고 그 한 방편으로서 영화예술이 존재한다는 것이라고.

이스트반 사보 감독은 기조연설에서
40여년 동안 영화작업을 해오면서 처음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늘 자신에게 묻는 질문이 있다고 한다.

영화, 그 독특한 것은 무엇인가?
영화가 예술인가?

결론은 영화가 독특한 것이 없다면ㅡ 연극이나 무용, 문학, 음악과 그림이 혼합된 형태가 영화라면 영화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연극, 무용, 문학, 음악, 그림으로 표현 할 수 없는 것은 사람에 얼굴 표정이다. 희노애락의 얼굴 표정을 보여 줄 수 있는 것이 영화다. 문학 작품에서는 독자의 상상으로 등장 인물들의 표정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읽는 독자의 경험에 따라 다양한 이미지를 창출한다. 물론, 그림이나 사진에도 표정은 있다. 그러나 시간이나, 감정의 기복에 따라 "변화"하는 표정은 잡을 수 없다.

감정의 기복에 따라 변화하는 얼굴 표정을 잡을 수 있는 것은 영화 밖에 없고, 이 점이 영화의 매력이다. 예로, 톨스토이에 소설 <전쟁과 평화>에 여주인공 나타샤를 묘사한 똑 같은 문장을 읽고도 독자들은 자신의 경험에 근거하여 나타샤의 이미지를 상상하지만, 영화 <전쟁과 평화>에 나타샤를 떠올릴 때는 영화를 본 관객들은 배우 오드리 헵번을 떠올린다. 오드리 헵번이 연기한 나타샤의 이미지가 가장 중요한 것이 된다. 그래서 영화에서는 클로즈 업이 있는 것이다. 영화에서 클로즈 업은 많은 것을 대표하고 상징한다.

유독 얼굴 표정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감독은ㅡ 인간만이 지성과 감정을 갖고 있고 인간의 감정과 지성을 예술(영화)로서 표현 하고자 하는데 배우의 얼굴 표정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누가 영화의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누가 에너지를 전달하고, 내(감독) 생각을 누가 가장 잘 전달 할 수 있을까의 문제를 늘 고민한다. 그래서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캐스팅‘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하며, 아울러 감독은 개인적으로는 영화감독이라는 직업을 좋아하지 않지만, 내가 영화감독을 하는 것은 ㅡ 나는 늘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이야기를 하는 수단으로서 영화를 선택한 것이며, 관객들에게 내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들과 감정을 공유하고 싶기 때문이다. 일종의 치유에 의미다.

ㅡ 나는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관객들은 내 영화를 보고, 어떻게든 답을 내려고 할 것이다. 그것이 내 스타일이다.

영화감독은 요리사와 같은 것이다. 사람을 초대하면 음식을 먹을 수 있게 준비 해 놓아야 하듯이, ㅡ 감독은 관객에게 다가가야 한다. 그것이 훌륭한 영화다.

전 세계에서 1년동안 생산되는 영화가 한해에 6천여편이 된다. 그중에 200여편 정도가 관객들에게 어떤 것(진지한)을 전달하려고 하고있고, 200여편 중에서도 6~70여편 정도가 인간의 마음을 드러낸다. 6~70여편중에서도 20여편 정도만이라도 훌륭한 메세지를 전달했다면, 한해의 영화 농사는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머지는 다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ㅡ 라며, 40여년동안 영화를 해 오면서 느낀 진솔한 생각을 피력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새로운 물결"부문 심시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총 9편의 출품작 중에서 현재(16일) 6편을 봤는데 영화를 보고서 느낀 점은, 아시아 젊은 감독들의 작품이 현재 헝가리 젊은 감독들에 작품과 거의 유사하다는 것이다. 인간 감정의 외로움, 취업에 대한 열망, 실업에서 오는 절망 등등을 다룬 영화들로 인종과 종교, 문화의 배경은 달라도 인간이 갖는 보편적인 감정은 같다는 것을 느꼈다고 영화 본 소감을 말했다.

마지막 맺는말로 감독은 젊은 감독들에게 간곡한 당부를 남겼다.

ㅡ자신(감독)이 카메라 앞에 서 있는 사람(배우)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ㅡ 관객들보다 내가 더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ㅡ 내가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모차르트가 “음악은 언제나 찬란한 기쁨”이라고 음악을 예찬했듯이,
이스트반 사보 감독은 강연 내내 영화에 대한 진지한 경외심으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이스트반 사보 감독은, 1938년에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출생하여 1964년 <백일몽의 시대>로 장편 데뷔하여 1981년작 <메피스토>로 칸영화제 각본상과 아카데미영화제 최우수외국어작품상을 수여하였고, 1985년 <레들 대령>으로 칸영화제 심사위원상, 1992년 <엠마와 부메의 사랑>으로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