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FF 리뷰> 포스트 모더니즘 감독의 렘브란트에 대한 존경 <야경>

영화제 소식

포스트 모더니즘 감독의 렘브란트에 대한 존경 <야경> :::

곽은주 | 2007년 10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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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9일 피터 그리너웨이 감독의 마스터 클래스가 11시에 있었고 6시반에는 그의 신작영화 <야경> 상영후에 GV시간도 가졌다 그 중간 3시반에는 남포동에서 핸드 프린팅 행사도 있었다. 65세(1942)의 영국신사 피터 그리네웨이는 마스터 클래스 시간 내내 자신의 영화관과 예술관을 일관되게 피력하며 영화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였다. 영화 <야경> 상영후에 관객과의 질의응답 시간에는 관객들에 질문 공세에 진지하면서 위트 넘치는 답변으로 극장을 꽉 채운 관객들에 열열한 박수를 받았다.

<야경>은 피터 그리너웨이 표 영화다.

전작들에서 꾸준히 보여 주고 있는 실험적인 이미지 표현들은 이번 작품에서도 어렵지 않게 발견 할 수 있는데 그는 색채 암시와 빛의 농도로 영화의 이미지를 독특하게 창조하고 있다.

감독이 구조 미학의 달인임을 유감없이 보여 준다.

무생물의 램브란트 회화 작품 속 인물들이 프레임 속에서 걸어 나와 살아 움직이는 장면 묘사는 램브란트가 작업 하던 당시 상황을 마치 사실처럼 스크린으로 복각해 놓고 있다.

평면적인 회화 작품 속 인물들이 어느 순간 고딕적인 건축물 속에서 생활하는 생활인의 모습으로 움직인다.

폐쇠적인 공간인 실내 내부ㅡ 화실과 침실과 식당과 옥외 공간인 들판과 옥상을 주공간으로 하여 각 공간에 특성을 색채와 건축 구조와 빛으로 대비시켜 각 공간이 주는 의미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감독이 영화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영화음악도 전작들에서 보여 준 것처럼 눈부시다. 음악은 독립된 이미지로 아름다운 미장센을 만들며 영상과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이번 영화음악 작업은 이태리 음악가 지오바니 솔리반이 맡았고, 20세기초 영국 작곡가들의 곡에서 힌트를 얻어서 창작했다고 한다.

주요 테마음악은 엘가의 첼로협주곡을 화려하게 변주하고 있는데, 빛이 차단된 실내 장면과 충돌하는 거친 숨소리에 첼로 무반주곡은 포효하는 사자처럼 힘을 뿜어내며 극적 효과를 더 해준다.

텍스트에 의존하는 영화를 경계하는 감독의 스타일답게 영화는 은유와 상징을 곳곳에 배치 시키고 있다. 하여 <야경>은 텍스트 영화를 선호하는 관객들에게는 여전히 난해한 의문과 불만을 주는 영화일 수 있다. 클로드 를루슈 감독처럼 관객에 입장에서 영화를 만드는 착한 감독이 아니므로.

다양한 스타일에 감독들을 만날 수 있는건 영화제에서만이 만끽할 수 있는 특권일 것이다.

이제 폐막을 이틀 남겨 놓고 있다. 사람들 입김으로 뜨거웠던 해운대 피프 빌리지도 그 모습을 허물고 내년을 기약 할 시간이 다가 오고있다. 아직 남은 영화제 기간만이라도 부지런히 상영관을 기웃거려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