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그 이름 ㅡ 피터 그리너웨이 와 클로드 를루슈
글: 곽은주
2007년 10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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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회 부산국제영화제 때부터 한해도 건너 뛴 적 없이 매년 부산영화제로 달려갑니다.
영화에 허기져서 달려가고 매혹적인 영화를 만든 감독들이 궁금하여 달려가고
극장을 오며가며 영화동지들 만나는 즐거움으로 기꺼이 부산으로 달려갑니다.
비록 며칠 낮과 밤에 불과한 아주 짧은 만남이지만 부산영화제를 통해서 허우 샤오시엔을, 차이 밍량을, 키타노 다케시를, 사부를, 프랑수와 오종을, 압바스키아로스타미를, 에릭 쿠를, 테오 앙겔로풀로스를, 바흐만 고바디를, 왕가위를, 지아 장커를, 스즈키 세이준을, 미카 카우리스마키를, 이스트반 사보를, 그리고 작년 뉴커런츠상을 수상한 신예 감독 양 헝을 만났습니다. 기억에서 멀어진 감독들에 이름을 불러 보지 못하는 것이 고운 빛깔 물들여 보지도 못하고 가을 풋 바람에 우우 떨어져 길바닥에 볼품없이 나뒹구는 푸른 은행잎처럼, 명치끝이 싸합니다.
올해도 변함없이 부산으로 달려갈 겁니다.
피터 그리너웨이와 클로드 를루슈 감독을 만나러 갑니다.
말레이시아 젊은 감독 우 밍진의 짤막한 단편<파란 지붕>도 보고 허우 샤오시엔 감독의 <빨간 풍선>도 보고 시간만 겹치지 않는다면 올해 유명을 달리한 에드워드 양 감독의 영화들 중에서 한 두편이라도 챙겨 볼 요량입니다. 혹, 아는 가 영화보기에 탄력이 붙어서 원래 계획 했던 일정보다 하루, 이틀 더 머무르면서 올해 칸영화제 60회 기념으로 35명의 감독이 만든 35편의 영화인<그들 각자의 영화관>에 빠져서 허우적거릴지. 마침 10일 마스터 클래스를 하는 클로드 를루슈 감독이 늦은 상영 시간에도 불구하고 감독과의 대화 시간도 마련한다니, 이 얼마나 달콤한 횡재인지요.
속살 환한 한낮의 햇살이 해운대의 쪽빛 너울 속으로 사각 사각 아름답게 스며들듯이, 어떤 영화는 잔잔한 물결로, 어떤 영화는 거센 파도로 내 영혼을 사정없이 흔들겠지요. 잔잔한 물결이든 거센 파도든 영화에 온전히 스며들고 싶어서 올해도 부산에, 갑니다.
사진 위ㅡ 피터 그리네웨이의 <야경>
사진 아래ㅡ 글로드 를루슈 감독의 <역의 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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