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신은 거북이를 좋아한다 - 상처와 풍경] 위성신은 너무 호강하고 있는 것 아닌가?

제2채널

[위성신은 거북이를 좋아한다 - 상처와 풍경] 위성신은 너무 호강하고 있는 것 아닌가? :::

이종열 | 2001년 11월 18일
조회 1637

위성신은 거북이를 좋아한다 - 상처와 풍경
2001.11.08 - 2001.12.02 화수목금 7:30 / 토일 4:30,7:30 /월 쉼
아리랑 소극장

아리랑 소극장에서 [위성신은 거북이를 좋아한다 - 상처와 풍경(네번째이야기)]을 관람하다. 혼자 온 사람은 나 혼자 뿐.

위성신의 실험프로젝트는 계속 되어야 하는가? 이제 그만두라고 말하고 싶다. 이름 석자는 알렸으니 이젠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역시나,라는 생각을 마지막 생각으로 간직하며 소극장을 나섰다. 밤 공기가 차다. 마음에 모닥불을 피워줄 연극 만나기가 이렇게 힘들어졌을 줄이야. 진심과 열정이 있던 대학시절의 연영과 공연이 더욱 그리워진다.

위성신의 네 번째 이야기인 <상처와 풍경>은 그 전작들처럼(첫번째이야기인 <베스룸>만 본지라 말하기 조심스럽다) 내면의 상처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해하기 힘든)상징의 힘과 (부족한)실험성으로 지루하게 극이 진행되는 것을 볼 때, 이것은 위성신 연출작임이 분명하다. 연기력이 부족한 배우가 깊은 슬픔을 드러내는 것도, 어줍잖은 말장난으로 일관하는 것도 전작과의 연계를 환기시키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 놀랍던 것은 그가 '연극뮤직비디오'라는 신 표현기법을 실험해보였다는 것이다. 시종일관 음악에 눌려 공간을 채우는 배우의 모습이라든가, 음악에 맞춰 통아저씨 춤 같은 유행춤을 추는 장면을 보며, 저게 무슨 짓을 하는 거지 싶었다. 차라리 '에쑤비에쓰 인기가요'를 보러가는 게 낫지…. 또 영화에서나 보던 롱테이크를 여기서도 보았다. 연극은 보통 암전이 있는 하나의 장을 롱테이크로 볼 수 있겠지만 그래도 여기엔 여러 씬과 씨퀀스가 있기 마련인데 <상처와 풍경>은 카메라를 고정시킨 채, 극단적 롱테이크를 여럿 구사해 보인다.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이것이 극에서 별로 기능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괜히 팜플렛 한 번 넘겨보게 된다.

<상처와 풍경>에서 그나마 인정해주고 싶은 것은 연애 표현력이다. 소형녹음기에 녹음된 것을 들려주는 것으로 지난날의 사랑스런 연애담을 공감해 보게끔 하는 것이나 지갑에 들어있는 것들을 하나씩 꺼내 보이며 둘 사이를 추억하는 것은 충분히 관객의 마음 저 구석까지 비집고 들어가는 힘이 있다.

하지만 한 편의 연극을 위해서 준비된 것 치곤 너무 초라한 식단이다. 공연장 대관이 힘들어 극을 올리지 못하는 연출지망생들이 분명 많을 것인데 위성신은 너무 호강하고 있는 것 아닌가? [★]

줄거리

병속의 기억들 - 사랑에 관한 추억.....

술병이 쌓여 갈수록 두 사람의 사랑의 깊이도 더해간다.
이런 시간 속에 서로를 더욱 알게되고 아끼게 된다.
이들의 자연스럽고 계속적인 술병 쌓기 속에는 즐거운 날, 기념일, 우울한 날, 이별의 날 등의 사연이 담겨져 있다.
아기자기한 이들의 사랑... 이들은 모든 추억들을 같이 기억하고 있다.

이별후 남자의 마음은 아프기만하다.

하지만 여자는 이런 남자의 사랑을 지겨워한다.
다툼 끝에 이별한 남녀...
남자는 이별 후에도 떨쳐버리지 못한 사랑을 추억하고 그리워한다.
가슴 한 편에 외로움이 스며들면서 외로움의 아픔이 느껴진다.

남자만큼, 어쩌면 사랑을 믿지 않았던 여자이기에 남자보다도 더 사랑의 상처로 괴로워한다.

지난 추억을 그리워하지만 사랑이 남긴 상처는 크기만하다.

여자는 자신의 방에 고립된 채 외부와의 소통을 거부하고 겨우 먹고살기 위한 통로만을 열어둔 상태다. 인스턴트와 쓰레기 속에 갇혀버린 여자....
사랑이 남긴 상처를 간직한채.....

하지만 우린 사랑한다. 이별의 아픔따윈 문제가 될 수 없다.

여자와 남자는 다시 만난다. 이들은 사랑의 상처속에서 더욱 성숙되어 서로를 더욱 사랑할 수 있게 된다.

행복한 미소를 짓는 연인........

이들은 서로 사랑하고 있다.

이종열
*취미-비디오 테잎 모으기, 영화일기 쓰기
*해보고 싶은 역할-엑파의 멀더
*내 인생의 영화-수자쿠
*이상형-스컬리+강철천사 쿠루미
*좋아하는 배우-소피마르소, 줄리 델피, 전지현, 조재현, 김유미
*감독-이와이 슈운지, 장선우, 에밀쿠스트리차, 키에슬롭스키, 기타노다케시
*싫어하는 것-아프다는 말, 로빈윌리암스 출연 영화, 가루약, 교복이 어색한 꼬질꼬질한 여중생, 스페이스 A의 루루, 양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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