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FO] 신나는 종합퍼포먼스의 場 :::
이종열 | 2002년 09월 19일
조회 4141
창조성만이 살길이다. 이 점에서 [UFO](동숭아트센터, 8.17-11.17)는 일단 합격점이다. 번안극, 재현극, 함량미달의 창조극이 거리의 낙엽처럼 나뒹구는 대학로에서 [UFO]는 기초체력의 건강함을 보여준다. 그것은 비언어극의 매력을 발굴해 사랑 받아온 <난타>가 협조하는 부분이 크다.
[난타]의 연장선상에 있는 [UFO]는 그리하여 비언어(넌버벌)의 다양한 세계를 보여준다. 타악기뿐만이 아닌 극을 이끄는 주언어인 춤을 비롯하여 마임, 그림자극 등이 총동원되는 것이다. 또 설치, 폭죽, 불꽃, 매직, 서커스, 기예, 플라잉(영화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의 한 장면 패러디) 등이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실로 종합퍼포먼스의 장이 아닐 수 없다. 까딱하다가는 과유불급, 먹을 것 없다 라는 소릴 들을 수도 있었지만 작가적 야욕보다는 대중성을 견지한 때문에 모두가 재미로 다가선다.
 조목조목 따져보면, 이 극이 얼마나 대중의 재미를 위해 신경을 썼는지 알 수가 있다. 먼저 주유소라는 흔하지만 이야깃거리를 많이 안고 있는 공간과 의사소통이 불가능해 뵈는 외계인과 인간의 조우는 그 설정 자체만으로도 많은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그 궁금한 세계 안에 만국의 공통언어가 영어가 아닌 다양한 비언어임을 보여주는 작업은 [UFO]가 관객에게 선사하는 최고의 선물이다. 후반부에 두드리는 음이 있어야만 우주선이 작동한다는 설정을 두어 출연진의 난타와 관객의 큰 박수를 유도한 것은 함께 만들어 가는 극으로써의 바람직한 모습을 보여준다.(그러나 타악의 직접적인 소리 대신 녹음된 음을 사용한 것은 지적하고 싶다.) 기타 세부적 설정도 눈길을 끈다. 캐릭터를 보면 양동근과 <댄스 댄스>의 주진모의 이미지가 보이는데 이는 [UFO]가 댄스퍼포먼스인만큼 캐릭터 또한 춤꾼의 이미지로 심어놓은 것 같다. 물론 다양한 춤(테크노, 힙합, 재즈, 발레, 레게, 라틴, 탱고, 살사, 살풀이, 바라, 승무 등)의 향연으로 이끄는 국내 최고의 춤꾼들의 춤실력은 신명난다. SK주유소와 카이홀맨이 등장하는 PPL(Product Placement·간접광고)도 노골적인 광고보다는 관객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준다. 특히 그 자체가 외계인이자 댄스가 장기인 홀맨의 출연은 극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간다.
[UFO]의 이전 평들을 보니 아쉽다는 지적을 많이 했다. 그러나 [UFO]는 꾸준히 보완해 가는 극이다. 대중 퍼포먼스 극에서 이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며 당연 거듭나가야 한다. 지금도 만족스럽지만 내가 본 업그레이드 버전이 꾸준히 성장해 [난타]처럼 브로드웨이에 오를 날이 오길 바란다. [★★★★]
※덧말
공연이 끝난 후 송승환(PMC 프로덕션 대표)이 관객들에게 붙잡혀 사인을 해주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모니터를 하러 온 모양인데 보기 좋은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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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열
*취미-비디오 테잎 모으기, 영화일기 쓰기
*해보고 싶은 역할-엑파의 멀더
*내 인생의 영화-수자쿠
*이상형-스컬리+강철천사 쿠루미
*좋아하는 배우-소피마르소, 줄리 델피, 전지현, 조재현, 김유미
*감독-이와이 슈운지, 장선우, 에밀쿠스트리차, 키에슬롭스키, 기타노다케시
*싫어하는 것-아프다는 말, 로빈윌리암스 출연 영화, 가루약, 교복이 어색한 꼬질꼬질한 여중생, 스페이스 A의 루루, 양미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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