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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대굴대굴


시티오브갓(Cidade de Deus, '02) :::
과거가 아닌 미래의 일부일 수 있는 도시

김승환 | 2005년 10월 29일
조회 7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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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도시'. 이름도 거창한 그 곳은 거대한 신전이 있는 도시도, 경건하고 심성 좋은 사람들이 넘쳐나는 도시도 아닙니다. '시티오브갓'은 갈 데 없는 사람들이 모인 빈민가에요. 이 곳에선 가난이 대물림되고 폭력의 악순환이 끊이지 않고 이어집니다. 그 따위에서 벗어나지도 못하는 걸 보니 참으로 바보 같은 족속들이라고요? 만약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 글을 읽는 그 사람한테 비슷한 말을 되돌려 주겠습니다. 그 따위로 생각하는 걸 보니 참으로 잘난 양반님네들이라고.

사람을 둘러싼 환경은 종종 과소평가되기도 하지만 대개는 그 틀 안에 있는 구성원들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그 영향력은 다른 환경을 겪어보지 못한 구성원들에겐 더욱 막강해서 그들로 하여금 스스로 나아갈 다른 길은 생각도 못하게끔 하기도 하죠. '시티오브갓'과 그 안에 사는 아이들이 바로 그런 관계입니다. 살인, 강도에 익숙하고 약물이 일상처럼 된 환경. 그 안에서 아이들은 폭력을 휘두르는 것 말고는 배울 게 없는 셈이죠.

다행히 타인의 영향으로, 현실에 대한 자각과 반성으로 그 환경을 벗어나려 해도 이번엔 더 커다란 벽이 버티고 서 있습니다. 그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편견과, 약자를 보호하고 부조리를 제거해야 할 자들의 부패가 그것입니다. 편견은 약자들을 좌절케 하고, 부패는 이미 벌어진 사람들 사이의 골을 더욱 벌여 놓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나락에 떨어진 한 개인의 의지 타령만 하는 건 화분에 심어 놓았으니 식물 혼자 알아서 크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물과 비료를 주는 등의 제대로 된 관심이 없다면 식물이 말라죽는 건 너무나 자명한 일이겠죠.

<시티오브갓>은 그릇된 삶의 방식에 적응하고 그 곳으로부터 벗어날 길 없는 그들의 미래를 보여줍니다. 동시에 시스템의 횡포와 사람들의 무관심이 어떤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는지를 넌지시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이야기가 브라질에 있는 한 도시의 과거 이야기라고 해서 강 건너 불 보듯 해도 될까요? 우리가 사는 이 곳에서도 시스템의 횡포와 사람들의 무관심이 줄어들 생각을 않고 있는 이 마당에? '시티오브갓'은 우리가 만들어갈 미래의 일부에 해당되는 밑그림일지도 모릅니다. 신을 외면한 자들이 시스템에서 도태된 사람들을 내다 버리고 방치하는 건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으니까요.







김승환
난 언제나 이중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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