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본 동거남녀 (Fighting for Love|2001) 십이야 (12 Nights|12夜|2000)
<첨밀밀>의 진가신 감독이 인정한 홍콩 최고의 멜로 영화 작가
열두 밤에 펼쳐놓은 세심하고 담백한 사랑의 대화 <십이야>로 성공적이 감독 데뷔를 끝낸 후 <가을날의 동화>의 장완정 감독과 <심동>의 장애가 감독을 이을 재능있는 신세대 여성 감독으로 매스컴의 집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임애화 감독은 탄탄하고 감칠맛 나는 <십이야>의 시나리오가 말해주듯이 데뷔전 홍콩 영화 최고의 시나리오 작가로 알려져 있던 인물이다.
영화계에 입문하기 전, 교사, 은행원 등의 평범한 직업을 거쳤던 임애화 감독은 미국에서 영화를 공부한 후 1995년 귀국하자마자 제작사 UFO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시작했다. 임애화 감독과 여러 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진가신 감독은 일찍이 그녀의 감각을 인정했고, 그녀의 인생을 바꿀 제안을 하게 된다. "당신의 시나리오는 무엇보다 섬세해서 좋아. 씬과 배경을 하나로 만드는 탁월한 재주가 있더군. 감독이 될 생각은 없나?(진가신)”
그후 헐리웃에서 <러브레터>를 연출하고 다시 홍콩으로 돌아온 진가신 감독에게 그녀는<십이야>의 전신이 된 <관계>라는 시나리오를 제시했고, 홍콩 영화 침체기였던 98년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영화를 물색하고 있던 골든하베스트의 지원으로 임애화 감독의 데뷔는 시작됐다.
<십이야>는 한 쌍의 청춘남녀가 만나 사랑하고 헤어지고, 또 다른 사랑을 시작하는 과정을 담은 사랑 이야기로 열두 밤 동안 변해 가는 감정을 다채롭게 보여주고 있다. 같은 여자로서의 경험과 각도를 통해 바라본 한 여자의 애정 심리는 가히 탁월하다고 할 수 있다.
"<십이야>는 사랑에 대한 제 개인적인 느낌과 친구들의 경험에서 내린 결론이에요. 그리고 영화를 통해 얘기하고 싶은 두가지는, '어떻게 남자들에겐 하루밤의 사랑이 가능할까?' '여자는 누구와 밤을 보내든 왜 그 남자와의 '관계'에 그토록 관심이 많은 것일까?' 에요. 남자는 항상 여자를 자신의 옷이나 장식품 쯤으로 밖에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일상적인 소소한 사건들을 가지고 이같은 남녀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을 얘기해 보고 싶었어요."
임애화 감독은 현재 홍콩에서 멜로 영화를 가장 잘 소화할 인물로 주목받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영원한 사랑은 없다'고 말한다. "영원한 사랑은 믿지 않아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연애를 하지만 그저 습관적으로 만날 뿐이지요. 사랑, 혹은 연애는 마치 달짝지근한 간식같아요. 처음 눈에 들어올 땐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잖아요. 간식은 먹을 수도 있고 안먹을 수도 있죠. 안먹는다고 죽는 건 아니니까요. 전 사랑은 이런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랑에 대해 좀더 편하게 생각하고 싶어요. 사랑 때문에 자신을 버리거나 하는 건 얼마나 어리석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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