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카를로비 바리 영화제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유작〈아이즈 와이드 셧(Eyes Wide Shut)〉과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매그놀리아(Magnolia)〉가 초청되었다. 두 영화의 공통점은 얼마전 우리나라를 방문한 '톰 크루즈(Tom Cruise)'가 주연이라는 점. 뿐만 아니라 '오우삼' 감독의 〈미션 임파서블 2(Mission:Impossible II)〉의 체코 개봉을 앞두고 연일 TV와 신문 등이 그의 얼굴로 도배되다시피 하고 있다.

사실 '톰 크루즈'는 전형적인 청춘스타로 출발, 눈물겨운 노력으로 정상의 자리에 오른 헐리웃 초대형 스타다. 현재 세계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그는 62년 7월 뉴욕에서 태어났다. 열 살 때 부모의 이혼으로 어머니 손에 이끌려 각지를 떠돌았으며 열 두 살 때까지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학교를 옮겨 다녀야 했다. 원래 레슬링 선수를 희망했으나 무릎부상 이후 운동선수의 꿈을 접고 연기자의 길로 선회했다.

고교 졸업 후 몇몇 극단을 전전하다 81년 '프랑코 제피렐리' 감독의〈끝없는 사랑(Endless Love)〉의 주인공 오디션에 참가, 단역을 따내면서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해롤드 베커'〈생도의 분노(Taps)〉를 거쳐 83년〈위험한 청춘(Risky Business)〉을 통해 생에 첫 주연의 감격을 맛봤다.

당시 다들 한 가닥씩 날리던 헐리웃 청춘 스타들이 총 출동해 화제를 모았던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아웃사이더(The Outsiders)〉는 저조한 흥행과 비평에서 십자포화를 맞긴 했지만 '톰 크루즈'라는 청춘스타의 등장을 만천하에 알렸다. 그리고 마침내 새로운 기회가 왔다. 86년 '토니 스코트' 감독의 〈탑건(Top Gun)〉으로 역전 만루홈런을 날리며 당대 최고의 미남스타로 등극한 것이다.

'마틴 스콜세즈' 감독, 명배우 폴 뉴먼'과 〈칼라 오브 머니(The Color of Money)〉를 함께 공연할 만큼 승승장구 했다. 뿐만 아니라 별 볼일 없는 그저 그런 영화가 될 뻔했던 〈칵테일(Cocktail)〉마저 그가 출연 덕분에 성공할 정도까지 이르렀다. 한가지 아쉬움이 있었다면 상품성은 충분히 인정을 받았지만 연기력에선 아직 미흡하다는 점. 하지만 이 역시 '톰 크루즈'의 철저한 노력으로 많은 사람들의 우려를 한방에 날려버렸다. '더스틴 호프만'과 함께 '배리 레빈슨' 감독의 〈레인맨(Rain Man)〉에 출연, 자폐증에 걸린 형을 이용하려다 돌아서는 동생역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이후 반골기질로 유명한 '올리버 스톤' 감독의 영화 〈7월 4일생(Born On The Fourth Of July)〉에 베트남 참전 출신 반전 운동가 '론 코빅'으로 출연, 생애 첫 오스카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되었지만 아깝게 수상은 못하고 골든글러브 남우주연상으로 만족해야 했다.

90년 '토니 스코트' 감독의 〈폭풍의 질주(Days Of Thunder)〉에서 만난 '니콜 키드만'과 깜짝 결혼후 '론 하워드' 감독의 〈파 앤드 어웨이(Far And Away)〉에도 함께 출연하는 부부애를 과시했지만 제작비만 날려버린 형편없는 졸작이 되고 말았다.

'톰 크루즈'가 심기일전하면서 도전한 영화는 '로브 라이언' 감독의 92년작 〈어퓨굿맨(A Few Good Men)〉. 물론 큰 성공을 거뒀고 한동안 주춤했던 그의 연기에 날개를 달아줬다. 이후 '시드니 폴락' 감독의 〈야망의 함정(The Firm)〉, '닐 조단' 감독의 실패한 프로젝트 〈뱀파이어의 인터뷰(Interview With The Vampire:The Vampire Chronicles)〉,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미션 임파서블(Mission:Impossible)〉, '카메론 크로우' 감독의 〈제리 맥과이어(Jerry Maguire)〉를 거치면서 자신의 영역을 조금씩 넓혀가기 시작했다. 특히 〈미션 임파서블〉에선 제작까지 겸해 770억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익을 챙기기도.

99년 아내 '니콜 키드먼'과 적나라한 베드신으로 화제를 모은바 있는 '스탠리 큐브릭'의 유작 〈아이즈 와이드 셧(Eyes Wide Shut)〉과 베를린 영화제 금곰상을 수상한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매그놀리아(Magnolia)〉는 그의 연기생활에 새로운 전환점이 된 작품. 스스로 자청해 턱없이 적은 개런티로 출연했지만 스타에서 연기자로 도약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된 작품들이다.

그리고 최근 한국을 비롯, 많은 나라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미션 임파서블〉의 속편 〈미션 임파서블 2(Mission:Impossible II)〉로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뒤흔들고 있다. 그에겐 더 이상 경쟁상대도 없겠지만 '불가능한 작전'도 없다. 마치 〈미션 임파서블〉의 '이단 헌트'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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