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이성원 2003-04-06 03:08:52
1997년 가을.
시골에서 부모님을 도와 농사를 짓던 성원은
친구가 하던 태양열 온수기 대리점이 잘된다는 얘기를 듣고,
빚을 내어 읍내에다 대리점을 차린다.
그런데 두달만에 IMF로 종금사로부터 할부거래를 끊기고
사채업자들에게까지 빚을얻얻지만...
결국 한밤중에 서울로 도망을 가게된다.
친형집에서 지내지만 눈치보이는게 싫어 집을 나오고,
돈한푼없이 지하도나 공원등에서 지내다가
신장매매란 스티커를 보고,전화를 한다.
그런데..두번씩이나 브로커들에게 돈만날리고, 사기를 당한다.
절망으로 보내다가 우연히 교차로에서본 광고를 보고
지푸라기라도 잡는심정으로 다시 전화를 건다.
그리고 1998년 10월22일.
드디어 수술하러 떠나게된다.비내리는 시애틀로...
처음 생각은 수술해서 받은 돈으로 다시 각막 수술을 하러
(그래야만 빚을 다갚을수있슴니다.)일본으로 갈 계획이었었다.
그런데 그곳에서 지낸 두달의 생활동안 많은것을
느끼면서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많은 고민끝에
다시 시애틀로 간다.
공항에 도착해서 일자리가 그래도 많다는 타코마로간다.
신문 구인란을 보고 중국식당에서 일을 한다..음식배달.
(가게 이름이 CJ TERIYAKI입니다.)
가게 바로 옆이 공군부대이고 (MCHORD AIR FORCE BASE)
6마일 정도 떨어진곳에 육군부대가있다(FORT LEWIS)
(저와 같이 일했던 동생들(유학생들)우리들이 주로 배달하는곳입니다.)
일한지 몇일이 안된 어느 비오는밤에 공군부대로 배달을 가게된다.주인형이 자세하게 그려준 약도에도 불구하고 찾아가다가..
그만 길을 잃고 만다.
헤메이다가 파란 불빛들이 있는곳을 보고 불빛을 따라간다..
한참을 가는데 뭔가 이상한 예감이들었다.
백미러로 뒤를 보는데 경찰차들이 번쩍번쩍하구 수십대가 따라왔다.차를 멈추었다.더 황당했던건 앞에서 커다란 비행기 한대가
내차 앞에서 멈추어섰다..
경찰차들이 내차를 뺑 둘러사더니 M-16으로 날 겨누면서..
머라머라 하는데 ..아무생각도 안났다..꿈만같았다.ㅜ.ㅜ;;;
2000년 1월1일.
우리 가게 식구들은 새천년 새해를 스키장에서 보내기로하고
그날 새벽에 갔다.
근데,가난했던 우리들이라서,스키복은 옷을 여러개입고 비옷내지는 잠바로 카바하고 스키장갑은 목장갑 두겹으로하고
고글대신 선글라스로,그리고 배낭에는 캔맥주+소주 가득...
그렇게 갔다.찢어진 부츠가 맘에 조금 걸리지만..
우리모두 첨타는 스키여서 초보자용에서 놀았다..
으아~~넘 재밌었다..넘어져도 가랭이가 아파도..손이 시려도..
점점 자신감이들었다..
오후가되면서 술이좀 오르니까 산꼭대기를 자꾸만 바라보게되었다.동생들을 꼬셔서 드디어 산꼭대기까지 올라갔다.
리프트를타고 올라가는데 슬슬 겁이났지만,,안그런척했다.
산 꼭대기에서 바라본 풍경은 정말 멋있었다.
발 아래에 구름들이있었고 구름들은 자주빛으로 빛났다.
조심 조심 내려오다 보니까 날이 점점 어두어졌다.
그리고 주위엔 우리들만 남았다.
난 스키랑 부츠를벗어서 꼬옥 안구서 누웠다.
머리를 산 아래로 하고 봅슬레이처럼 내려가는데
점점 가속도가 붙으면서 올록볼록한 눈에
몇번을 튕기다가 품안에 있던거 다 날리고 나만 홀로 하염없이
내려갔다..겨우멈춰서서 스키하고 부츠 찾으러 올라가는데,
몸안에 눈이 쌓여서 걷기가 힘이들었다..
다행이 내려오던 스키어들이 주어서 나에게 주었다..
나땜에 디게 웃었다는 말과 함께...ㅡ.ㅡ;;;
그리고 동생들 부츠달린 스키가 내려왔다.
그리고 애덜이 나랑 똑같이 내려오는데,
속도조절이 안돼서 계속 내려갔다.디게 웃겼다.
근데 한녀석이 방향이 오른쪽으로 기울더니 눈쌓아논곳에 박혀버렸다.진짜 눈물이났다..너무너무 웃겨서..
결국 우리들은 구조대원들에게 발각되어서 보트타고 무사히 내려왔다.
2000년 6월 23일.MTV출연하다.
시애틀에서 METALLICA 컨서트때 스탠드 맨앞에있어서,
뱅잉하구 있었는데 카메라맨이 날 바라봤다..아~~감격의 순간..
목아~~뿌러져라..사일동안 목아파서 혼났다..
2000년6월30일.천국에서의 하루.
네시간을 달려 사막을 지나 도착한 컨서트장.
ROGER WATERS공연장에 도착했을때 벌써 수많은 사람들이 왔었다.
전날부터 너무 긴장해서 잠한숨 못자고 밤새도록 그분에게 드릴 편지를 썼었지만 결국 달랑 한마디의 말만써서 태극기와
꽃신하구 복주머니 그리구 내사진 ㅡ.ㅡ;;;
이렇게 예쁘게 포장해서 전해드리려 무대앞까지 걸어가는데
가드가 안된다구 막았었다.
수만명의 사람들이 작은 동양인한테 시선이 모아지는듯한 느낌에 디게 챙피했었는데..무대에서 누군가가 날 불렀다.
그분한테 전해드렸다.그 공연 시간동안
난 첨으로 깨달았다.살아있음을....
천국이었다.나에겐..ㅠ.ㅠ
2000년 9월..어느날..
해마다 열리는 축제에 가게 식구들하구 놀러갔다.
무었보다 기다렸던건 작년에 첨타본 새총같은 번지점프..
신나게 타구 여기저기 구경하는데 저녁때가 되었을때의
일이었습니다...
어디선가 귀에 익은 소리에 이끌려 찾아가니깐
야외 무대위에서 DJ가 음악을 틀고 있었다.
atb의 don`t stop
여기 저기서 십대 소녀 애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더니
무대주위가 꽉찼다.trance음악에 춤을 추고있었는데
사회자가 나오더니 머라머라~~ 하니깐 애덜이 소리 꺄악지르고
손을 흔들었다.사회자는 너,,너,,하면서 손든애들을
무대위로 올라오게했다..
가슴이 또 두근거렸다..(.아마도 댄스컨테스트????
지난 여름 시애틀 한 클럽에서 댄스 컨테스트가 있었는데..
하하하...내가 일등했었다..짜잔~~~)
나도 손을흔들고 펄쩍뛰며 저요~~저요~~했었다.
근데 사회자가 나랑도 눈이 몇번 마주쳤었는데..피하는것이었다.
다시 나랑 눈이 마주쳤을때 피할수 없는 나의 간절함을 보냈다.
결국 나를 불렀고 난 무대위로 올라갔다.
무대위에 올라가니깐 디게 떨렸다.짜릿한 흥분.
옆에 애들하구 인사하구..우리들은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내 자신이 자랑스러웠다..그런데..
사회자가 머라머라 하니깐 불이 하나둘 꺼지더니..
어두운 보라빛만 남고 음악소리도 자장가로 바뀌었다.
애덜이 다 쓰러졌다..나도 누웠다..
사회자가 또 무슨말을 했는데...
최대한 신경을 집중해서 무슨말인가 들었지만..
먼말하는지 하나도 못알아들었다..
다시 불이 환하게 켜졌다.
관중석에서 난리가났다..소리지르고 박수치고..
ㅇ옌날에 tv에서 최면술사가 집단 최면을 거는것을 본적이 있었지만..그 사회자 아니 최면술사한테 최면이 걸렸다.
아니..차라리 걸리고싶었다.
실눈을 뜨고 옆에 애들이 구르면 같이 굴렀다.
온몸이 땀으로 젖었다.
타이밍을 놓쳐..무대위엔 7~8명만 남았다.나를 포함해서..
이번엔 저쪽 애부터 나까지 최면서 깨어나게 하더니,
의자에 앉으라고 하고 다시 툭툭 치면서 최면을 걸었다.
옆에 앉은애 어깨에 기대 자는척했는데..
저쪽에서 개짓는 소리가 들렸다..
아..난 더 이상 참을수가 없어서 슬그머니 기어서 무대뒤로갔다.
경찰 아저씨가 웃으면서 무대로 다시 가라고 내 팔을 잡았는데,
힘만 있었으면 업어치기 한판이라도 하고싶은 심정이었다..
한 쪽팔림당한 날이었다..ㅡ.ㅡ;;;;;;;;;;;;;
그해 11월 성원은 나이가 열두살이나 아래인 지현이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된다...그것은 서로에 대한 동정심뿐이었다..그래도 행복했다..줄수있다는것에대해..(너무 외로웠었다.둘은)
지현은 어렸을때 부모님을따라 이민을 오게된다.
사춘기가 되면서 부모와 갈등을 격으면서 가출을 하고
또래들과 어울리면서 마약과 섹스에만 빠져든다.
첨 만나는날도 비가 내렸다.성원은 앳되어보이는 여자애를
꼬셔서 집까지 데려온다.지현이와 지선이.
오자마자 백에서 DMC를 (대마초)꺼내더니,둘둘 말아 피면서
비디오가게 가서 포르노 빌려오라고 심부름 시킨다.
너무 황당했지만..다녀오니깐 다 떨어졌다고 하면서
돈을 달라고했다..친구들한테 가서 사온다고..
그게 첫 만남이었다.
얼마후 친구들을 데리고 집으로 다시왔는데..
그들은 이 지역의 코리안 갱스터들이었다.
우리들은 밤새 약을 하며 음악을 듣고 떠들며 놀았다..
리더인 매트는 매그넘 총을 손가락에 빙빙돌리고 있었다.
꽤 무거웠다.탄창이 투명했다.
나는 그 총을 입으로 가져갔다..
방에있던 애들이 전부 놀란눈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모두 나가버렸다.,결국
내가 그들을 쫒아낸것이다.
맘속엔 내자신의 그런 행동을 자책하면서도..한편으론
안도감이 밀려왔다..
그들은 아직도 경찰이 뒤쫒고있는 갱스터들이고,
성원은 불법체류자 신분이기 때문이었다.
어느날 밤 지현과 다시 만나게 되었을때,우연하게
둘은 서로의 맘속 깊은 상처를 알게되고,사랑하는 마음에,
그 길을 벗어나라고 충고 하지만,,그러기엔
이미 늦어버린걸알고 같이 빠지기로한다..그 늪에...
그리고 몇달이 지난 그날밤.
우리들은 매트의 집 창고로 놀러간다.
배트남 갱들과의 마약 거래가 구석에서
이루어졌지만 애써 외면하고 우리들끼리 놀고있었는데
사소한 시비끝에 배트남 갱 한명이 밖으로 나가서 다시 들어오더니,우지건으로 매트를 향해 난사하였다.
그런데 약때문에 갈증을 느낀 성원을 위해 쥬스를 가지러가던 지현이 온몸에 맞고 쓰러지고..
반격하려던 매트(기호)에게 다시 난사한다.
그들은 약을 챙겨서 달아나고,,
남아있던 동생들(코리언갱)도 달아난다.
품에안은 지현을 보면서 패닉에 빠져들었는데 뒤에서
빨리 달아나라는 앤드류(진형)를 잡고 그들이 있는곳에 가자고한다.매트의 총을 쥐고서....
이것이 마지막이라는걸 알지만 ..도착했을땐..
지현의 피묻은 꽃반지를 꼬옥쥐고서 기도를한다.
팔에 총을 맞지만 그를 죽이고..
문밖으로 걸어나왔을때..경찰들이 성원의 가슴에 레이져로 조준하고,총을 버리라고한다..
헬기에서 비추는 불빛을 바라보며...
예전에 언젠가 보았던..죽음으로 이르는불빛을 떠올리며,
총을 머리에 대고 눈을 감는다...(shine on you crazy diamond
part 1이 흐른다...)
지현 .엄마.아빠.추억들을 그리며 방아쇠를 당긴다...
-the end-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이성원입니다.
마음속에 담고있는 느낌을 글로 표현하려니...
제 뜻대로 잘되질 않네요..
그래도 마음속에선 아직도 하고싶은 이야기들이 많은데..
감독님께서 혹시 이 글을 읽어 주셨다면,
그것만으로도 저에겐 큰 영광입니다.
그리고 따뜻한 영화를 만들어주셔서 감사드려요.
제 고향도 영동입니다.
할머니 모습을 보면서 자꾸 눈물이 났어요.
저희 어머니 같으신분입니다..
지금 제가 살고있는곳은 타코마라는 작은 도시입니다.
벌써 오년째이네요..
제가 여기 살면서 겪었던 일들을 제 나름데로
시나리오라고 하구서 글을썼었는데..
전에 글을 써본기억이 없어서..서투른점 죄송합니다.
다만 혹시 이런 내용이 시나리오로 쓰여질수있는 내용이 되는지 궁금해서요..감독님의 조언을 듣고 싶은 마음입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따뜻해지는 영화 만들어 주세요..^^
그럼 건강하시구요..행복한 하루 되세요...
peace...
2003.4.5
성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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