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은 전통적인 가족이 해체된 현실과 현대 도시를 살아가는 개인들의 소외의 정서에 관한 영화이다. 서로 다른 상처를 안고 있는 미까게, 유우지이, 에리꼬가 새롭게 가정을 구성하는 과정이 영화의 주를 이룬다. 오즈 야스지로가 전후 일본에서 가족의 변화에 주목하였다면, 감독 모리따 요시미츠는 포스트 모던 사회에 접어든 일본의 변화하는 가족에 대해 이야기한다. 요시미츠는 인물들의 갈등을 파고들기보다는 감정을 절제하고 서로를 보듬어 안는 모습을 통해 희망의 비젼을 제시하려는 듯하다. 그러한 비젼은 '미술관'을 연상시키는 현대적인 공간과 정갈한 미쟝센, 사람들의 관계에 대한 인물들의 대화로 지지된다. 따라서 우리는 영화를 '보면서' 지친 일상으로부터 위로받기는 하지만 현실이 탈색되어버린 '영화적' 공간 속에서 오즈의 영화에서 느꼈던 삶의 성찰에 다가가지는 못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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