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월 14일 (金)
남산 감독협회, 영화인회의 사무실
참가: 신씨네 신철대표, 변호사 최정환, 정동성

※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내용을 정리해서 올립니다.

Ｑ> 제작사, 감독이 검찰 소환조사를 받는다는 소식이 있던데?

Ａ> 검찰 소환조사 연락은 아직 못받았습니다. 보도기사와는 다릅니다.

Ｑ> 몇명 극장은 이미 영화프레스를 반납했다고 들었습니다. 그것에 대한 생각을 알고싶습니다. 그리고 이번 검찰조사가 극장주들에게 압력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까?

Ａ> 이번주에 서울극장과 CGV에서 프레스를 반납했습니다. 영화배급은 신도 필름에서 맡고 있습니다. 저희는 그것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괜히 시끄러우니까 피해가는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Ｑ> 현재 개봉중인 극장에서는 어떤 스코아을 얻고 있습니까? 그리고 해외에는 어떻게 배급되어지고 있습니까?

Ａ> 현재 스코아는 서울 15만, 전국 45만 수준입니다. 예상보다는 적은수치 입니다. 하지만 이일(검찰조사)문제로 그쪽으로는 거의 신경을 쓰지 못 하고 있습니다. 유럽, 일본, 남미 25개국정도에 60만불정도가 판매되었 습니다. 해외쪽에서는 모자이크가 없고, 무삭제판인 베니스영화제 출품 판을 당연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Ｑ> 영화 불법CD는 어떻게 유통되었다고 생각합니까?

Ａ> 지금은 카피할수 있는 도구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에 누구든지 카피할수 있습니다. 6개월동안 등급심사에 묶여 있으면서 영화가 많은 관심을 불 러 일으켰고, 인터넷이라는 폭팔적인 매체를 막을방법이 없었습니다. 테입 유출경로에 대해서 검찰수사를 요청해놓고 있지만, 그부분에 대해 서는 밝혀진바가 없습니다.

Ｑ> 이렇게 서둘러서 기자회견 자리를 마련하는 이유는? Ａ> 저희가 대응을 안하는 가운데 음대협의 논리적이지 못한 설문조사 결과 가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것에 대해 우려했습니다.

Ｑ> 음대협의 설문조사 방식에 무슨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까?

Ａ> 음대협의 취지를 미리 밝힘으로써, 그것에 동조하는 관람객들만이 설문 조사에 응하였을 가능성이 크고, 질문내용에는 음대협의 입장을 확인하 려는 내용만이 들어가 있고, 질문방식 및 응답 카테고리에 문제가 있습 니다. 설문조사가 예술작품에 대한 평가는 될수 없습니다. 음대협은 <거짓말>을 상업적인 포르노라고 결론내렸는데 상업적인 포르 노에 대한 개념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일부분의 표현수위는 문맥상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저희는 영화가 외설이라는것 인정할수 없습니다.

Ｑ> '포르노'와 '음란물'구체적인 차이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거짓말>을 포르노 영화로 보는 시각에 대해서?

Ａ> '포르노'는 상업적, 대중적인 용어이고, 음란물은 법적인 용어입니다. 일반인의 성적자극, 성적수치침을 유발하는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거짓말>은 객관적인 나레이션, 자막사용, 블록구조의 사용등을 통하여 관람객이 선정적인 장면에만 몰입되는것을 차단하는등의 다양한 영화적 기법을 동원함으로써 선정성을 완화하고 있습니다. 장선우 감독이 밝히 고 있듯이 "일반적으로 결론을 강요하는 영화들과는 달리 형식을 열어 놓고 끊임없이 질문하는 그런 영화" 로써 관객의 성적 자극만을 이끌어 내려는 포르노 영화와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습니다. 참고로 거짓말이 원조교제를 조장한다는 말이 있는데, 극장 개봉판은 여주인공 Y가 여고 생임을 표시하는 모든 장면과 대사를 삭제하였고, 두 사람이 돈을 주고 받는 성적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원조교제는 어불성설입니다. 논리를 비 약하고 있습니다.

Ｑ> 음대협 검찰조사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Ａ>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준다는것을 거들먹거리며 여론을 호도하고 있습 니다. 청소년 문제를 얘기하는것은 제작진의 의도를 무시한 처사입니다. 저희는 성인들을 위해서 이영화를 만들었고 적어도 18세 이상에게는 문 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유통된 불법 시디가 아니라 현재 상영되고 있는 작품을 가지고 진지한 토론이 제기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에 대한 반대시위, 자기의사 표현은 허용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음대협은 국가공권력의 힘을 빌어 아예 영화를 볼기회를 박탈하 려고 하는것에 문제가 있습니다. 국가 공권력은 극장에 18세 미만 출입, 불법 유통CD 근절쪽으로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술이 청소년에게 유포되었다고 해서 술제조자를 처벌하려는 꼴이 되어 서는 안됩니다"

Ｑ> 검찰. 시민단체에게 솔찍히 하고 싶은말을 말해주세요.

Ａ> 검찰조사는 시대 착오적인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21세기에 과연 이런 일이 합당한 일인가? 생각해 봅니다. 과거의 기준에 의해서 처리하려고 하는것이 안타깝습니다.

Ｑ> 앞으로 어떻게 대응하실 계획입니까?

Ａ> 사실 시민단체의 반대운동은 예상하지 못했었습니다. 이에 대한 언론의 확장보도로 오히려 청소년들에게 호기심을 유발시키는 결과를 초래했습 니다. 음대협의 고발장 내용이 객관적인 사실과 다르고, 저희를 음해하 려는 음모가 있습니다. 저희는 명예훼손으로 음대협을 고발하는것을 심 각하게 고려하고 있습니다.

Ｑ> 이번 사태에 대한 장선우 감독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습니까? 그리고 영화가 17분이상 삭제된것에 대해서 어떤 반응을 보입니까?

Ａ> 어이 없어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등급외 전용관이 생기면 디렉터스컷을 걸수 있을거라는 기대도 했었습니다. 국민들의 문화적 성숙도를 고려하 지 않은 이번처사에 통탄해 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정리했습니다. 신씨네쪽에서는 불법유출 CD가 아니라 현재 개봉 중인 영화를 보고 판단해 달라는 것을 강조하더군요. 불법 CD에서 어떻게 어떤장면들이 삭제되었는지, 비교해 주는 자료도 나누어 주었습니다.

한국의 성인 관객들에게 정직하게 예술적 수준에 도달한 영화를 보고 판단 할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17분이나 자체적으로 삭제를 하 면서까지 영화를 개봉시키려고 하는것에 의아심을 품고 있습니다. 절대 삭제불가 원칙을 고수하며 개봉이 미뤄지고 있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 의 <아이즈 와이드 셧>이 기자회견 내내 생각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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