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가 양산되고, 학생들은 학교를 파괴한다. 새로운 밀레니엄의 새벽은 대혼돈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는 새로운 교육방식을 고안하는데, 그것은 무작위로 선출된 학생들 중 오직 한 명만이 살아남는 원칙을 가진 "진짜" 서바이벌 게임이다.

탈출불가능의 절해고도에서 참가자들은 3일 안에 서로 친구를 죽여야 한다. 영화는 비디오 게임 스타일로 시종일관 진행되는데, 관객들은 그 안에서 역설적으로 비디오 게임 형식 자체가 가진 잔혹함과 그것에 무감각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감독은 스스로 인간이기를 포기해야만 하는 게임에 끌려 온 학생들을 통해 그들 각자에게 맺힌 사연과 묵시록적인 상황에서 피어나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기타노 타케시가 학생들을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넣고 통제하는 교사인 기타노 역으로 등장한다.

신세기의 시작, 한 나라가 파괴되었다.
자신을 잃은 어른들은, 결국 하나의 법안을 가결했다.
신세기 교육 개혁법, 배틀로얄!

BR(Battle Royale)법이란?

배틀로얄은 심각한 학교붕괴, 청소년범죄의 증가로 인해 위기를 느낀 국민들의 분노를 해소하고, 어려움을 이겨내고 강인한 생존능력을 갖춘 청소년의 양성, 나아가서는 강한 성인으로서의 복권을 지향하여 공포된 '신세기 교육개혁법'의 통칭이다.

BR법의 내용 : 전국의 중학교 3학년생 중 매년 한 학급을 무작위로 선발, 외부와 단절된 장소로 이송하여 각자에게 지도와 식료품, 다양한 무기를 지급하고 최후의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싸우게 한다. 제한시간은 3일로 학생들에게는 규칙을 어기면 폭발하는 특수한 목걸이가 장착된다. 기간 중 참가자에 의한 살인, 상해, 총기보유 등의 행위는 범죄로 인정되지 않는다.

지도 : 섬 전체를 몇 개의 지역으로 나눈 지도. 도주 및 잠복할 수 있는 기회를 막고 서로 자주 마주칠 수 있도록 수시로 침입불가능한 제한구역을 늘려간다.

무기 : 기관총, 단검, 낫 등의 살상능력이 뛰어난 무기와 탐지기 등 생존에 필요한 도구가 한 가지씩 지급된다. 본인이 무기를 선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간 : 3일 이내에 최후의 한 사람이 결정되지 않는 경우, 생존한 모든 학생들의 목걸이는 자동 폭발한다.

목걸이 : BR법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최신기술로 개발한 제품. 완벽한 내수성과 충격방지 시스템, 고성능 마이크, 위치 파악시스템, 심장박동 모니터 센서를 장착하여 학생들의 위치와 대화를 비롯한 모든 정보를 수시로 본부에 송신한다. 또한 제한구역에 침입하거나 강제로 제거하려 하면 자동 폭발한다.

모든 상상을 압도하는 잔혹한 영상 충격!
신세기 교육법에 의한 무차별 살인극!
무삭제 디렉터스 컷으로 전격 개봉!

[배틀로얄]의 배경과 소재는 섬뜩하다. 완전 실업률 15% 이상, 실업자 천만 명 육박. 청소년 폭력과 범죄는 갈수록 심각해진다. 결국 정부는 신세기 교육 개혁법인 BR법을 내놓는다. 정부와 사회는 악에 물들지 않은 어린 학생들을 무자비한 살인과 폭력의 현장으로 내몬다.
이런 충격적인 설정과 소재, 그리고 유혈낭자한 살인 장면으로 인해 일본열도는 [배틀로얄]에 대한 격렬한 찬반 논쟁으로 후끈 달아 올랐다. 일부에선 상영중지 추진운동까지 벌이는 등 영화에 대한 문제제기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지만 [배틀로얄]은 엄청난 관객을 동원하며 배틀로얄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다.

[배틀로얄]은 우리나라에서 2001년 부천영화제에 초청되어 10분만에 표가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 영화를 본 사람들과 관계자들 사이에선 충격적인 소재와 과도한 폭력성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개봉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배틀로얄]은 2001년 산 세바스찬 국제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했고, 8분 가량의 재편집 분량이 추가된 디렉터스 컷 필름이 무삭제로 심의를 통과하여 18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2002년 4월, [배틀로얄]은 한국 관객들을 충격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을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흥행성과 작품성이 조화된 21세기 최고의 문제작!
2000년 일본 아카데미 9개 부문 석권, 각종 세계 영화제 초청작!

[배틀로얄] 제작 당시, 일본에선 일대 소란이 일어났다. 학부모 단체를 비롯한 시민 단체의 반대 시위가 일어났고, 문부성 장관이 상영규제를 촉구했으며 국회에서 의제로 건의될 정도로 큰 이슈가 되었다. 관람 등급도 한국의 18세와 같은 R-15 등급을 받았다. 이에 대해 기타노 다케시는 재밌는 영화는 다 R-15등급이라고 말해 관객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개봉 당일. 상영규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극장에는 새벽부터 관객과 기자 등 천여명이 몰려들어 [배틀로얄]에 대핸 지대한 관심을 보여줬다. [배틀로얄]은 전국 200여 극장에서 상영되어 박스오피스 2주 연속 1위에 올랐으며 홍콩에서는 단 6일만에 364만 달러(홍콩 달러 기준)의 흥행 수입을 올렸다. 대만과 프랑스 등지에서도 뜨거운 논란과 함께 흥행 성공을 거두었다.

[배틀로얄]은 흥행 못지않은 화려한 수상경력을 자랑한다. 제 24회 일본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을 비롯한 9개 부문 수상을 비롯하여 기자들이 선정하는 제 43회 블루리본상 작품상과 신인상을, 2001년 마이니치 영화대상 우수작품상, 2001년 산 세바스찬 영화제 관객상 등을 수상했다. 또한 [배틀로얄]은 제13회 동경국제영화제와 제30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초청작으로 선정되어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후카사쿠 긴지 감독 특별전이 열린 LA에서 [배틀로얄]을 본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단연 최고라는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20세기 최후의 문제작과 거장의 특별한 조우!

[배틀로얄]은 원래 1999년 출간된 작가 다카미 코슌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일본 제5회 호러대상 최종심사에까지 올랐으나 심사위원들로부터 대단히 혐오스러우며 작가의 소양이 의심스럽다는 심한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충격적인 내용과 뛰어난 재미로 50만 부 이상 판매된 화제작이 되었다.

세간에서는 이 소설만은 영화화해선 안 된다, 이 복잡한 소설을 영화로 만든다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으나, 소설의 충격적인 설정에 매료된 후카사쿠 긴지 감독은 적극 영화화를 추진했다.

후카사쿠 감독은 70년대 [의리없는 전쟁] 시리즈를 통해 인간의 폭력성을 탐구한 액션 영화의 대가. 감독은 게임 감각으로 살인을 그린다는 원작에 대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통해 인간 내면의 폭력성을 조명하고자 이 소설을 선택했다고. 그는 영화의 배경을 미래의 가상 국가에서 일본으로 명확히 밝히고, 사회문제를 개입시켜 원작의 설정에 현실감을 더했다.

게다가 후카사쿠 감독은 그 뛰어난 연출력을 십분 발휘하여 외부와 격리된 무인도에서 벌어지는 3일간의 사투를,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빠른 전개와 치밀한 구성으로 흥미진진하게 표현해냈다. 후카사쿠 감독은 다양한 학생들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잔혹한 폭력과 살인을 사실감있게 그려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존엄성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에너지 넘치는 신성과 노련한 카리스마의 대결!

[배틀로얄]에 출연한 42명 학생들은 일본을 주름잡는 아이돌 스타군단. 이들 중엔 국내에서 개봉되어 우리나라 팬들에게도 낯익은 얼굴들이 포함되어있다. 주인공인 나나하랴 슈야 역의 후지와라 타츠야는 온화한 미소를 지닌 미소년으로 TV, 영화, CF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동중이다. 슈야가 사랑하는 노리코 역의 마에다 아키는 아역배우 출신의 국민적 스타. 육상부의 단거리 선수인 치구사 역의 쿠리야마 치야키는 [사국]의 히로인, 주인공 못지 않게 강한 인상을 심어준 미츠코 역의 시바사키 코우는 [고]와 [동경공략]에 출연한 배우. 살인광 카즈오 역의 안도 마사노부는 [키즈리턴], [철도원], [아드레날린 드라이브] 등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배틀로얄]에서 단연 화제가 되는 인물은 기타노 다케시. 감독, 배우, 코미디언으로 활약 중인 기타노 다케시는, [배틀로얄]에서 BR법을 집행하는 냉혹한 교사로 변신했다. 가치관이 붕괴된 교육현실에 대해 슬픔과 분노를 지닌 인물로, 제자를 거리낌없이 살해하는 광기를 보여준다. 잔인하고 냉소적인 표정으로 극악무도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연기해낸 기타노 다케시는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눈부신 카리스마를 뿜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