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사를 통틀어 가장 형편없는 감독'이라는 악평과 '진정한 컬트 감독'이라는 우호적 평가를 통시에 받아온 이상한 인물 에드워드 우드 주니어 감독은 팀 버튼의 전기 영화 <에드우드>로 다시 한번 주목의 대상이 되었다. 1924년 뉴욕에서 태어났고 노스웨스턴 대학을 졸업했다. 1947년부터 헐리우드 변두리에서 스턴트맨과 엑스트라를 하면서 감독의 꿈을 키웠다. 이런 그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건 1952년. 무식한 제작자에게 섹스영화라고 속여 소액의 제작비를 마련한 뒤 1주일만에 시나리오를 쓰고 또 1주일만에 촬영한 끝에 데뷔작 <글렌, 혹은 글렌다>를 완성한다. 여장하기를 즐기는 남자 이야기를 되는대로 막 찍어 만든 우드의 대표작이다. 영화를 보고 분노한 제작자는 대도시가 아니라 소도시 몇 개 극장에서 짧게 개봉하고 우드와의 인연을 끊어버린다. 데뷔작에서 에드 우드는 평소에 흠모하던 퇴물 벨라 루고시(드라큘라 역의 전설적 배우)를 기용했고 루고시와 2편을 더 만든다. 루고시와의 두 번째 작품은 프랑켄슈타인을 각색한 <괴물의 신부>, 다음은 당시 유행하던 SF호러 <외계로부터의 9호 계획>. 팀 버튼의 <에드우드>에는 이 영화의 제작현장이 자세히 묘사된다. <외계로부터의 9호 계획>에서 괴물 문어와 노인 루고시가 격투하는 장면은 어이없다 못해 처절하다. <괴물의 신부> 시사회가 끝난 뒤 격분한 관객들이 몰려오자 우드 일행이 정신없이 도망치는 소동도 있었다. 한 평론가는 위의 세 작품을 두고 "이보다 더 엉성한 영화는 상상하기 힘들다. 플롯은 거의 이치에 닿지 않으며 같은 장면들이 반복해서 나오고 등장인물들은 대사를 까먹거나 더듬거리기 일쑤다"라고 평했다. 60년대 말부터 <사진사>같은 3류 에로영화를 만들다가 1979년 사망했다. 그의 주요 영화들은 미국에서 비디오로 출시됐고 한동안 심야영화의 레퍼토리로도 사랑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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