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선정위원단은 김기덕 감독의 <수취인불명>(제작 LJ FILM)을 경쟁 부문인 '베네치아 58'에 초청한다고 7월 27일자로 공식 발표했다.

한국영화사상 최초로 세계3대 영화제 경쟁부문 2년 연속 진출

이로써 김기덕 감독은 한국영화사상 최초로 세계 3대 영화제의 공식 경쟁 부문에 2년 연속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베니스영화제 집행위원장 알베르토 바르베라 등 선정위원단 일행은 지난 5월 깐느 영화제 마켓 시사에서 <수취인불명>을 관람한 뒤 본국으로 돌아가 LJ FILM에 "공식 경쟁 부문 초청이 내부적으로 확정되었다"고 알려왔다. 그러나 "선정위원회에서 최종 라인업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때까지 보도를 엄격히 자제해달라"는 베니스 영화제측의 요청에 따라 이제서야 그 사실이 공개된 것.

바르베라 집행위원장, "정말 인상적인 영화"

바르베라 집행위원장은 <수취인불명>에 대해 "우선 전작인 <섬>과 완전히 다른 영화여서 놀랐다. 하지만 <수취인불명> 역시 훌륭한 영화다. 캐릭터들이 살아있고 주인공들의 연기가 놀랍다. 게다가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정말 인상적인 영화다" 라고 이례적으로 관람 소감을 밝혔다.

지난 해 김기덕 감독은 영화 <섬>으로 베니스 영화제에 첫 발을 디뎠고, 각종 영화제에 초대되면서 해외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 감독 중 한 명이 되었다. 이번 달에 열린 체코 카를로비 바리 영화제에서는 '한국영화 회고전'이 열렸는데,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단연 화제를 모았고 즉석에서 체코 배급이 성사되기도 했다.

베니스의 김기덕, 기타노 다케시가 될 것인가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함으로써 국제적 감독 반열에 올라선 기타노 다케시 감독처럼 김기덕 감독의 이번 경쟁부분 연속진출은 감독 자신에게 있어 큰 의미를 가질 것이다. 베니스가 낳은 세계적인 아시아 감독으로 올라서는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베니스는 규정을 바꾸어 경쟁 부문을 둘로 나누어 두 마리의 '사자'를 시상한다. 신인 감독들을 대상으로 한 경쟁부문 'Cinema of the Present'(이 부문에는 송일곤 감독의 <꽃섬>이 초청되었다)과 베니스 영화제의 역사를 함께해온 전통 경쟁부문인 '베네치아 58'이 그것이다. <수취인불명>은 '베네치아 58'에 출품되었다.

<수취인불명>은 전쟁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70년대 미군 기지촌을 배경으로, 시대로부터 수신 거부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국내에서 6월 초에 개봉하여 그다지 좋지 않은 흥행성적을 거두었다.

김기덕의 영화들, 놀라운 생산성으로 국제영화제 도배

현재 김기덕 감독의 <수취인불명>은 여러 국제 영화제로부터 초청을 받고 있는 상태이며, 시체스 영화제, 부에노스 아이레스 영화제를 비롯한 대여섯 군데에서는 김기덕 특별전을 열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다고 한다.

각국의 전문가들은 <섬>의 열기가 식지 않은 상태에서 <실제상황>이 모스크바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고, <수취인불명>이 베니스에 발을 내딛기도 전에 새로운 영화 <나쁜 남자>가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소식에 혀를 내두르며 "놀라운 생산성"이라고 감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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