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 크리닝

드라이 크리닝 (1997, Dry Cleaning)
프랑스, 스페인 / 프랑스어 / 드라마 / 97분

출연: 미유 미유, 샤를르 베를렝, 스타니슬라스 메라르
감독: 안느 퐁텐느
각본: 안느 퐁텐느, 질 또랑
촬영: 샤를린 샹페띠에르

작품성	(7/10)

네티즌	(0/10)

베니스영화제 최우수 시나리오상에 빛나는 <드라이클리닝>은 안느 퐁텐느의 세 번째 영화로 뛰어나고 깊이 있으며 극장에 불이 들어 왔을 때 관객들의 머릿속에서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작품이다. 아마도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언젠가는 한 번 우리 모두가 경험했을 너무나도 사람을 동요시키는 그런 감정들을 건드리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그녀의 이야기가 우리의 마음을 흩뜨리고 여러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감독은 영화의 주인공 역할에 유례없이 탁월한 트리오를 배우로 선택할 수 있었다. 샤를르 베를렝은 신중함과 포기, 두려움을 더할 나위없이 잘 연기했고, 미유 미유는 자연스런 품위를 갖고 있다. 그리고, 한 '바'에서 우연히 캐스팅 된 액자도금인 출신의 스타니슬라스 메라르는 처음부터 끝까지 전혀 연기가 아닌 듯 최면적인 힘을 보여 준다.

이루지 못한 관능, 남성과 여성의 혼돈. 옷은 마찰되고 만져지며 증기가 옷을 적신다. 옷이 물에 자주 접촉하는 만큼이나 그것은 줄어들어 우리의 피부가 되어 버린다. 평범한 세탁업자부부에게 이와 같은 일이 정면으로 닥치고, 그들은 문득 천과 그들의 피부와의 관계를 이해하게 되며 운명의 예기치 않은 바느질에 의해 그들의 평범한 삶과 성적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던지게 되며 나아가 위반과 살인에까지 이르게 된다.

메마르면서도 촉촉한 스타일로, 자신의 이야기를 견지하는 동시에 오직 구체적인 것만을 추구하며 안느 퐁텐느는 거칠게 리얼리즘의 수사학으로 '청결의 법칙'을 깨버린다. 베르톨루치가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에서 더 로코코적인 방식으로 했던 것만큼 잔인하게 그녀는 관객들을 혼란시키고 그들이 자신의 성취향에 의문을 가져 보게 하고, 이전의 화려함은 온데간데없이, 최저임금에 따라 결정되는 듯한 우리내부의 혼돈된 영역으로 우리를 끌어들인다.

30대 중반의 중년부부인 장-마리와 니꼴은 세탁소를 운영한다. 그들은 8년동안 한 번도 휴가를 가지않을 정도로 억척스럽게 세탁소 일을 해 안정된 가정을 가지게 되었고, 가게도 늘려갔다. 그러던 어느날 이 부부는 유명가수의 이미테이션을 하며 노래를 부르는 밤무대가수 로익을 만나게 되고, 니꼴은 그에게 알 수 없는 애정을 느끼게 된다. 스위스 바젤로 자리를 옮긴 로익을 찾기 위해 부부는 8년만의 휴가를 가게되고, 거기서 로익을 다시 만나게 된다. 휴가를 끝내고 다시 세탁소로 돌아온 부부. 무료한 일상이 계속된다. 어느날, 로익은 다시 돌아오고 세탁소에서 일할 것을 제안받고 세탁기술을 배우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이 부부의 삶에는 본격적인 변화가 일기 시작한다. 그러나 아내 니꼴과 로익의 사이가 너무 가까워지자, 장 마리는 로익을 다른 세탁소에 소개시키려고 한다. 결국, 장-마리는 로익에게 나갈 것을 요구한다. 니꼴은 로익이 나간다면 자신도 집을 나갈 것이라며 가방을 싼다. 어느날 다림질 하는 장-마리의 뒤로 로익이 다가온다. 무의식적으로 벌어진 사건으로 로익은 죽고, 세탁소의 부부는 죽은 로익의 시체를 유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