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사람들은 삶이 영화 같기를 바라고 영화 속의 사람들은 삶이 실제 같기를 원한다" 미아 패로우가 연기하는 여주인공 세실리아에게 있어 인생의 유일한 낙이란, 마을 극장에서 상영하는 영화들을 서너 번씩 반복해서 보는 일이다. 남편이라고 있어봐야 다른 여자들에게 수작이나 걸고 하루종일 동전 던지기로 소일하는, 게다가 폭력까지 휘두르는 최악의 남자일 뿐이다. 늘 무료하고 지리멸렬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그녀에게, 새로 극장에 걸린 <카이로의 붉은 장미>라는 영화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 톰은 영화 속 인물 이상의 매력과 설렘을 느끼게 해 주고 그 느낌은 현실로 다가와 믿을 수 없는 놀라운 일들이 펼쳐지게 된다. '영화 속 영화'라는 형식상의 특징도 다른 영화와 구별되는 점이긴 하지만, 이 영화는 감독의 다른 영화들에 비해 굉장히 로맨틱하고 환상적이고 가슴 아픈 영화이다. 미아 패로우가 지닌 섬세하면서도 풍부한 감수성이 영화 전체를 이끌어 가며, 이 영화로 처음 우디 앨런과 작업하게 된 다이앤 위스트는 앨런이 격찬한 대로 짧은 시간 등장하지만 놀라운 흡인력을 보여 주고 있다. 감독 스스로 가장 만족스러웠던 영화라고 칭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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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