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미국 영화의 걸작으로 꼽히는 <애니 홀>은 우디 앨런의 초기작과는 달리 대사 중심의 개그와 담론이 코미디의 중심이 되는 전환기적인 작품이다. 감독 자신의 실제 성격과 삶의 모습이 그대로 묻어나는 여러 상황의 설정들은 파격적인 구성과 유쾌한 풍자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이 영화를 그토록 빛나게 해주는 것은 개인적이고 사려깊은 성찰을 담은 진지한 주제의식마저도 놓치지 않는 감독의 재능 덕분이다. 미국인, 뉴요커, 작가로서의 솔직하고 철학적인 이야기 풀어내기는 삶을 성찰하는 우디 앨런만의 방식이며 <애니 홀>에서 시작하여 아직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그의 대부분의 영화가 그리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어쨋거나 <애니 홀>이 누구에게나 아름다울 수 있는 이유는 애니와의 이별 후 애틋하고 아름다운 회상으로 가득 찬 따뜻한 러브 스토리이기 때문일 것이다. 77년 아카데미 상 4개 부문을 석권하기도 한 작품이다.
(문화학교 서울/박결)
영화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는데 주저함이 없는 우디 알렌의 영화 중에서도 <애니 홀>은 그의 모습과 사고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그의 일상을 옮겨놓은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영화 속 TV 만담가 앨비 싱어와 애니의 관계는 알렌의 사생활과 흡사하다. 그래서 사적 고백에 가까운 이 영화에 우리가 흥미를 가질 수 있다면, 그것은 '우디 알렌'이라는 인물에게 갖는 관심에서라기보다는 영화적 상상력의 한계를 무색하게 만드는 자유분방함과 가볍게만 볼 수 없는 웃음의 의미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슬랩스틱적 액션과 무수한 패러디의 흔적, 속사포와 같은 재담들로 점철된 초기작들이 주는 웃음으로부터 깊이 있고 성찰적인 유머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애니 홀>은 과도적 성격을 띠는 작품이다. 자의식으로 가득 찬 이 영화에서 알렌은 그가 늘어놓는 수다스런 말들처럼 솔직하게 자신을 내보인다. <애니 홀>로부터 그는 웃음만을 주는 코미디언이기를 그치고 다양한 인간관계의 문제들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국가별 검색
가격대별 검색
국가별 검색
가격대별 검색
(8/10)
(9/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