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6
부천시청 대강당에서 <첨언밀어; Sealed with a Kiss(甛言蜜語)>를 보다.
혹시 여배우가 방문할지도 모른다는 예감에 맨 앞자리를 잡았던 <첨언밀어>는 쿠루미
를 닮은 아가씨와 함께봤다. 그저 데이트용으로 선택한 영화였었는데 기대이상의 감동을
주어 당황스러웠다.
영화는 벙어리 시골 청년과 실연 당한 귀엽고 발랄한 도시 여인과의 애절한 사랑이야기
이다. 그저그런 줄거리이지만 감독은 꽤나 힘있는 연출력을 보여준다. 일단 확실한 이야
기구조가 튼튼하게 짜여져 있다. 그리고 배우들의 캐릭터도 맘에 든다. 특히 빡빡머리 소
녀(성구별이 잘 안 간다)가 보여준 연기는 꽤나 인상적으로 좋다. 그녀가 보여준 벙어리
남주인공을 향한, 우정과 사랑을 임신한 벙어리사랑 연기는 형용할 수 없는 가슴저림을
준다. 한편 여주인공 만만도 단순한 관음의 대상을 넘어선다(나는 그런데 그녀의 립글로
스 바른 모습이 정말 예뻤다. 잘 때도 바른 체로 자다니. 이건 나를 위한 팬서비스인가!).
또한 <첨언밀어>는 달콤한 상투성을 끌어들이면서도 적당히 관객의 기대를 배반할 줄
도 안다. 그래서 기존의 멜로영화와는 차별성을 갖는다. 뮤직비디오적인 바닷가 마을의
풍광도 아름다울뿐더러, 영화전체를 색칠하는 바람에 실려오는 듯한 Sealed with a Kiss
하모니카 연주는 감상의 바닷물에 젖게 만든다.
'사람을 유혹하는 듯한, 듣기 좋은 말'이란 뜻이라는 <첨언밀어(甛言蜜語)>가 이 글의
달콤한 언어를 통해 많은 관객을 유혹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