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숙종조, 장희빈의 오라비 장희재 일당인 건달 오기룡은 온갖 횡포를 자행하며 양민을 괴롭힌다. 이 무법천지인 마을에 상복을 입고 삿갓으로 얼굴을 가린 검객이 홀연히 나타난다. 검객이 휘두르는 칼날 뒤에 숨겨진 비밀이 플래쉬백을 통해 서서히 밝혀지고, 오기룡 일당을 해치운 검객은 황혼 속에 떠나간다.
전형적인 서부영화의 신화를 전통 사극에 접목시킨 작품. 정창화 감독이 그간 실험해온 장르 혼합이 가장 완숙한 형태로 드러난 작품으로, 한국적인 액션영화의 새로운 미학을 보여주고 있다. 고전의상의 특징을 살린 넓은 소매와 도포자락의 물결치는 움직임과 인물간의 대립관계를 롱쇼트의 정적인 화면 속에서 역동적으로 포착한 매혹적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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