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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자가 된 날 (2000, The Day I Became A Woman)
이란 / 페르시아어 / 드라마 / 78분 전체관람가 / 2003년 10월 31일 개봉


출연: 파테메 셰락 아크하르, 하산 네반, 샤흐 바누 시시자데
감독: 마르지에 메쉬키니
각본: 모흐센 마흐말바프, 마르지에 메쉬키니
촬영: 모하마드 아흐마디, 이브라힘 가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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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지수]58.33%

작품성  (7/10)
대중성  (4/10)
네티즌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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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살 소녀로 시작해서 미망인 할머니까지
여자의 일생을 보여주는 독특한 형식의 성장영화

아홉 살 생일을 맞아 갑작스럽게 주어진 규범들 때문에 당황하는 소녀, 자전거 경주에 참가해 자신을 뒤쫓는 말발굽들을 따돌리려고 안간힘을 쓰는 한 젊은 부인, 그리고 자신의 전 재산을 털어 가구들을 잔뜩 사 모으는 할머니. [내가 여자가 된 날]은 나이도, 상황도 다른 세 여자를 조명하는 듯 하지만, 인생의 국면을 셋으로 나누어 삶 전체를 사유하는 독특한 형식의 성장영화라고 볼 수 있다. 차도르에 싸인 소녀가 탈주를 꿈꾸는 아후로 자라고 후러의 모습으로 나이 들어가는 것으로 한 여자의 인생을 압축해 놓은 셈이다.

실제로, 영화는 각 에피소드의 등장인물이 한 화면 안에 모여들면서 마무리된다. 할머니 후러가 모래밭에 살림을 차려두고 여유롭게 차 한잔을 즐기려는 때 자전거를 가진 여자 둘이 우연히 옆을 지나며 아후의 이야기를 전하고, 뗏목과 돛단배들이 출발할 때는 바닷가에 소녀 하버가 배웅하듯이 서있다. 이 장면은 나란히 놓였던 세 인물의 이야기가 별개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하고, 영화를 한 여자의 일생으로 돌아보게 한다.



아주 특별한 날의 기록
세 여자의 일기장을 훔쳐보다

9살 생일, 두근두근 콩닥콩닥 딱 한시간 남은 마지막 데이트!

아홉 살 생일을 맞이한 꼬마 아가씨 하버. 할머니는 선물대신 검은 천을 머리에 씌워주며 어엿한 ‘여자’가 된 오늘부터 지켜야할 금지사항들을 일러주신다. 어제까지 같이 놀았던 남자친구 하싼과도 오늘부터는 어울려서는 안 된다고?! 하버는 마냥 나가 놀고 싶어 떼를 쓰고, 할머니가 마지못해 허락한 자유시간은 딱 1시간뿐! 나뭇가지를 땅에 꽂아 해시계 삼고 그림자가 사라지는 정오까지만...

자전거 경주, 모든 것에서 벗어나 보기로 한 날

여자들만의 자전거 경주에 참가하고 있는 아후. 해안도로를 따라 검은 차도르의 무리가 바람을 가르며 질주한다. 아후의 남편은 말을 타고 달려와 경기를 포기하라고 소리치고, 친척들, 친정오빠들의 말발굽까지 악몽처럼 그녀를 계속 뒤따르는데... 그들이 아무리 이혼으로 협박하고 가문의 수치를 들먹여도 힘껏 페달을 밟을 뿐인 아후, 그녀가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

화려한 쇼핑, 모래밭에 신혼살림을 다시 차려본 날

평생 꿈꾸던 쇼핑에 나선 미망인 후러. 이 할머니는 평생 간절히 원했으면서도 한번도 갖지 못한 것들을 신나게 사들이며, 물건 하나를 살 때마다 손가락에 매어둔 매듭을 하나씩 풀어간다. 바닷가 모래밭은 그녀의 침대, 욕조, 냉장고... 온갖 물건으로 채워진다. 마치 신혼살림을 장만하는 예비신부처럼 들떴던 후러는 마지막 매듭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를 끝내 기억하지 못하는데...



상징과 우화의 힘. 소리높여 주장하기보다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야기를 건네는 영화

[내가 여자가 된 날]은 여자감독이 '여자'를 주제로 다루면서 범하기 쉬운 실수- 구속과 억압을 성토하는데 급급하여 관객의 자연스런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하는-를 상징과 우화의 힘으로 슬기롭게 빗겨간다. 마르지예 메쉬키니 감독은 문제제기와 비판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일상적인 풍경을 제시하면서 각각의 인물이 마주친 현실을 적절히 단순화하고 (예를 들어, 아후의 에피소드에서 남자들이 타는 말과 여자들이 타는 자전거는 전통적인 가치규범과 새로운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을 역동적으로 그려낸다) 상징을 통해 부드럽고도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

영화의 힘은 스스로 빚어낸 상징을 훌쩍 뛰어넘어, 우화적인 세계로 전환되는 지점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하버의 자유와 맞바꿔졌던 차도르가 후러의 이야기로 오면 바다 저편으로 나아가는 배의 돛이 되는 것처럼... 영화에서 꿈을 가둬두던 상징적인 도구는 이제 한 여자의 꿈을 새로운 세계로 실어다 주기 위해 바람을 받아 팽팽하게 부풀어오른다. 결과적으로, 주장을 강변하기보다는 우회하는 길을 택한 이 영화의 태도는, 가장 사무치는 여성영화라는 평가를 받는데 기여했다.

페미니즘 영화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피해가지는 마시길!
시적이고도 마음을 사로잡는, 정말이지 보석과도 같은 영화니까 말이다. BBCi - Films

키쉬 섬을 배경으로 한 꿈같은 풍경
그녀들이 꿈꾸는 바다가 펼쳐진다

[내가 여자가 된 날]은 꿈같은 바다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다. 영화는 휴양지로 이름난 키쉬 섬을 배경으로 촬영되었으며 덕분에 그동안 이란영화 속에서 산골마을, 황토빛 골목길 정도를 엿본 관객들에게 맑고 푸른 바다와 끝없이 펼쳐진 하얀 모래밭을 선물한다.
바다는 언제나 떠나고 싶은 마음을 자극하는 공간! 차도르 아래 놓인 전통적인 여성관, 사회적인 제약 때문에 답답함을 느끼는 여자들의 이야기에서 바다는 동경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다. 한편, 바닷가 모래사장에 차려진 신혼살림. 냉장고에서부터 쇼파 침대까지. 모든 가전제품들은 전기도 없이 작동하며 잠시 현실에서 떠나 꿈의 세계로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이러한 판타스틱한 화면은 현실과는 별개로, 그들의 꿈이 영화 속 화면만큼이나 화려하고 자유로운 것임을 잘 드러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