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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 (2003, ...ing)
한국 / 한국어 / 로맨스 / 102분 12세관람가 / 2003년 11월 28일 개봉


출연: 임수정, 김래원, 이미숙
감독: 이언희
각본: 김진(B)
촬영: 김병서
제작: 드림맥스, 틴하우스
배급: 튜브엔터테인먼트
홍보: 드림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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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지수]55.55%

작품성  (7/10)
대중성  (7/10)
네티즌  (5/10)
[32명]  



...ing (2003) ★★☆ (5/10)

글: djuna
2003년 12월 07일

조회: 10596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ing]는 두 가지 면에서 관객들을 기만하고 싶어합니다. 우선 이 영화의 마케팅 담당자들은 어떻게든 [...ing]의 장르를 관객들에게 숨기려 하고 있습니다. 물론 설정이 노골적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숨기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목이 알려질 때까지 기본 정보를 감추려는 시도 정도는 하고 있지요. 그 감추어진 정보가 뭐냐고요? 예고편만 보면 꼭 로맨틱 코미디처럼 보이는 이 영화는 사실 시한부 인생을 다룬 멜로드라마랍니다. 알고 있다고요? 그럴 수도 있죠. 설정만 봐도 뻔하고 얼마 전에 공식 페이지에 뜬 뮤직 비디오는 아주 노골적으로 그 정보를 흘리고 있으니까요.

두번째 기만은 무엇이냐고요? 그건 이 영화가 임수정김래원이 주연한 로맨스 영화인 척 하고 있지만 진짜 다루고 있는 내용은 임수정과 이미숙이 연기하는 모녀간의 러브 스토리라는 것입니다.

좋아요. 간단한 줄거리를 소개하죠. 기형인 왼손을 늘 벙어리 장갑으로 감추고 있는 우리의 주인공 민아는 홀어머니인 미숙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병약한 민아는 얼마 전에 퇴원했지만 순정만화에나 나올 법한 이름모를 불치병으로 수명을 몇 달 남겨놓지 못한 상태지요. (이 정도는 스포일러도 아니랍니다. 초반에 미숙의 대사를 통해 다 드러나는 걸요.) 그러는 동안 아무 것도 모르는 채 새로 전학한 학교에 서툴게 적응하려고 하는 민아 앞에 아래층에 이사온 사진과 대학생 영재가 접근해 옵니다. 물론 정석대로 민아는 이들의 관계가 제대로 무르익기도 전에 꺾인 꽃처럼 쓰러져 버립니다.

참으로 신파지만, 각본가 김진이나 감독 이언희는 될 수 있는 한 그 신파의 정서를 지워내고 있습니다. 이들의 마케팅 전략 역시 이런 식으로 이해할 수 있을 듯 해요. 영화는 '제대로 피지도 못하고 죽어버린 한 소녀의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서도 어떻게든 쿨한 태도를 고수하려 하고 있으니까요. 영화는 웬만한 코미디 하나를 채울 정도로 농담이 많고 등장인물들은 아주 필요할 때만 조금씩 웁니다. 결과는 긍정적입니다. 충분히 슬프면서도 지저분한 감상으로 주인공의 비극을 더럽히지도 않거든요. 영화의 유머가 그렇게 높은 수준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 영화의 농담들은 기본적인 농담의 기능과 후반의 비극을 강조하는 역할 모두를 무리없이 해내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깔끔해요.

하지만 이 영화의 핵심인 척 하는 민아와 영재의 로맨스가 같은 수준의 이중적 성취를 이룩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일단 영재의 캐릭터가 참 재미없거든요. 영재는 수많은 여자 꼬시기 수법들로 무장하고 있지만 정작 자기 자신의 개성이나 사고는 찾아볼 수 없는 기능적 인물입니다. 물론 그런 그의 모습은 후반부에 거의 완벽하게 정당화돼요.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비극적인 후반부를 위해 조금 더 정교한 심리 묘사와 성격 묘사가 따라주었어야 했던 게 아닌가 싶군요. 후반부에서 흐느끼는 영재의 모습이 전반부의 껄렁거리는 영재보다 특별히 더 믿음직스럽지는 않거든요. 이해는 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영재의 새 모습을 알게 되는 것도 아니고 그의 앞모습이 특별히 더 재미있어지는 것도 아니에요.

다행히도 민아와 영재의 로맨스 밑에 조용히 흐르는 진짜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먹힙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이 영화는 정말 민아와 미숙의 러브 스토리에요. 그것도 사랑하는 딸에게 마지막 행복의 기회를 주기 위해 이를 악물고 울음을 참는 어머니의 이야기지요. 특별히 더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농담들이 민아와 미숙 사이에서 더 잘 먹히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설탕 속에 살짝 들어간 소금처럼 오히려 둘의 감정을 더 깊이 묘사하는 역할을 하거든요. 엄마를 '미숙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가시공주' 민아와 늘 친구처럼 딸을 지켜주는 미숙 역시 잘 조율된 캐릭터들입니다. 물론 우리가 지켜봐야 할 배우들 역시 기능성 꼭두각시를 연기할 수밖에 없었던 김래원이 아니라 연기할 기회가 많고 그 기회를 무리없이 활용한 임수정과 이미숙입니다. 둘은 더 좋은 연기 콤비이기도 해요.

[...ing]는 참신함이라고는 약에 쓰려고 찾아도 찾을 수 없는 안전한 장르 영화입니다. 아무리 영화가 쿨한 접근법을 시도하려 해도 어쩔 수 없이 장르의 족쇄에 발목이 잡힐 수밖에 없지요. 관객들 역시 이런 데자뷔 현상 때문에 작가와 감독이 담고 싶어했던 진정성을 충분히 느끼지 않을지도 몰라요. 그러나 전체적으로 따지고 보면 [...ing]은 자기 역할을 한 깔끔한 멜로드라마입니다. [뉴욕의 가을] 같은 노골적인 영화들보다는 훨씬 좋았어요.

기타등등

1. 이 영화에서는 김래원이 임수정보다 여섯살 연상인 오빠 노릇을 하고 있지만("어디 감히 그 나이에 나같은 영계를!") 사실 임수정이 김래원보다 몇 개월 나이가 위죠.

2. 애완용 거북이들이 너무 귀여워요.

3. 알렉산드라 페리가 나오는 [지젤]을 끝도 없이 반복해 보는 민아를 보니까 정말 다른 것들도 사주고 싶었어요. 세상엔 [지젤]말고도 발레가 많다고요!

4. 후반부 잠수 장면은 꼭 [니모를 찾아서]의 한 장면 같더군요.

5. 이 영화의 홍보 사진들은 모두 민아의 왼손 벙어리 장갑을 감추거나 고의로 무시하고 있군요. 두번째 사진을 보세요. 민아의 두 손은 모두 멀쩡합니다.



감독
이언희

주연
임수정....민아
이미숙....미숙
김래원....영재
최덕문....기수
김인문....경비 아저씨
김지영....아줌마
이성경....김간호사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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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슬픈 영화 이정민 (2004/07/21)
전형적인 여주인공 죽이기 영화...그러나 재미는 별 5개! &&* (2004/01/10)
뻔한 얘기지만 배우와 역할이 잘 맞은듯.. 이경래 (2004/01/08)
그저 그런 뻔한 맬로 영화...... 김정은 (2003/12/29)
진부한 사랑, 하지만 외롭고 슬프다. 노정규 (2003/12/10)
너무 좋아요 아이앤지.. 정소현 (2003/12/09)
수정이 내꺼야 yt (2003/12/02)
슬프게하기 전략의 과ing 이종열 (2003/11/30)
대한민국 여성감독의 힘은 현재진행형 정영선 (2003/11/30)
네 개 뿐인 손가락 만큼이나 뭔가 부족하다 양유창 (2003/11/29)
너무나 깔끔한 러브판타지 원호성 (2003/11/26)




...ing (2003) ★★☆ - djuna (2003/12/07)
<...ing> 슬프게 하기 전략의 과ing - 이종열 (2003/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