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나서 가슴이 따뜻해지는 영화, 하늘을 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게 하는 영화 <고양이의 보은>은 관객들에게 "나는 아직 착한 사람이다"는 걸 새삼 깨닫게 해준다.(만일 주변에 이 영화에 고양이 하품을 보내는 자 있다면 당장 절교하라!)

우연히 고양이를 구해준 이유로 고양이 왕국으로 모험을 떠나게 되는 소녀의 신비체험을 그린 <고양이의 보은>은 지브리 특유의 예측절대불가 캐릭터들이 나와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귀엽고 가슴이 작은(하하하-그녀의 이 가슴관련 발언은 미처 준비 못했던 웃음을 발사시켰다) 착한 소녀 하루, 폼생폼사 바론 남작, 알고보면 무서운 녀석인 돼지고양이 무타, 변태대왕 고양이(아, 이 캐릭터 정말 좋아. 마치 <드레곤볼>의 그 무천도사를 보는 듯해. 사랑스러워), 내가 고양이가 안되더라도 연애 한 번 해보고픈 이쁜이 고양이 등. 고양이를 특히 사랑하는 일본인이 좋아할 만한 다양한 고양이 캐릭터들은, 살아서 몸살나게 호연을 펼쳐 보인다.

하지만 쓸 데 있는 캐릭터 구축과 쉴 새 없는 사건으로 재미를 주는 <고양이의 보은>은 좀 평면적인 전개가 흠이다. 75분 동안 실컷 돌아다니기만 해서 관객의 마음을 쥐락펴락 하지 못한 건 이 영화의 단점이다. 지브리 특유의 메시지도, 느끼게 끔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론 남작의 대사를 통해 "너 자신을 잊지 마라. 너의 시간을 살아라"라고 직접 제시하는 것으로 끝낸다.

<고양이의 보은>은 재미는 있었지만 깊고 긴 여운을 남겨주진 못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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