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크 ★★★







전에 극장상영작을 보러 가서 "헐크"의 예고편을 보았다.

녹색 괴물은 왠지 부자연스러워 보이고, 

매력적인 배우 제니퍼 코넬리보다. 

시선을 끄는 것은 "이안"감독이었으니...

와호장룡에서 자연과 무술의 조화, 

아름다운 무술동작을 만들어냈던 그 감독이다. 



예전의 헐크를 추억처럼 떠올리고 그리워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난 왠일인지 기억이 없다. 

레슬링에서 옷 찢던 헐크할배는 선명한데..^^;;

그러니 남들이 아날로그헐크와 디지털 헐크를 비교해도 할말이 없다.



영화 보면서 가장 껄끄러웠던 건 화면 분할이다.

처음 한두번은 봐줄만 하더니 무슨 뮤직 비디오도 아니고

심하다 싶을 정도로 쪼개고 또 쪼개고...

물론, 한두장면은 정말 잘 썼다 싶었다. 

동시간대에 일어나는 여러 장면을 한꺼번에 볼 수있다거나

삼자대면에서의 대조되는 인물 개개인의 표정들...

지나친 건 없느니만 못한것을...



영화의 포커스가 분명치 않다. 당췌 어디에다 중점을 둔건지.

헐크의 에너지 넘치는 활약과 액션을 기대했는데 

기대에 부응할만한 화끈한 게 없다.

헐크가 옷이 찢기며 집을 부수며 변신한 모습은 인상적이긴 하더라.

그렇게 과격하게 변한 그의 얼굴은 왜그리 귀엽단 말인가.

게다가 아무리 해도 찢기지 않는 엄청난 신축성을 자랑하는 빤스며

발에 용수철이 달린듯 산과 모래사막을 통통 튕겨다니는 그의 모습...

그의 무게만큼 무겁지 않았다. 

분명 웃으라고 만든 장면은 아닐텐데 웃음이 나오더라.

헐크.. 그는 불쌍한 돌연변이다.

아버지의 잘못된 욕심으로 인해 세상에 암적인 존재가 된다.

그가 과격한 녹색 괴물이 되는 건 따지고 보면 그의 잘못이 아니다.

그를 화나게 하지 않으면  그도 평범한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헐크는 나의 모습일 수 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속에서 끓는 화를 참으면 되는데 그걸 발산해야 그나마 

편해지고 자유로워진다.

나중에 자신의 변신을 즐기게 된다는 헐크의 말처럼...

감독이 그런 인간적인 면에 비중을 두려는 거 같은데 약했다.

헐크의 갈등과 심리 상태를 좀 더 다뤘더라면...

두가지 다를 만족시키지 못할바에야 차라리

액션이면 액션 휴먼이면 휴먼 한가지 토끼만 잡았어야 했는데.



이 영화로 다시 한번 입증된 사실이 있다.

헐리웃 외 촉망받는 외국 배우나 감독들이 막상 그나라 물먹어가며

영화 찍으면 잘 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또 하나,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

무지막지하고 엄청난 몸을 가진 괴물이 사랑하는 그녀 앞에서는

그렇게 온순할 수가 없다. 

그녀에게도 그 남자는 사랑하는 한남자일뿐이고.



그럭저럭 볼만은 했지만,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