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보국 요원 수(이연걸)가 미국에 온 이유는 밀반출된 블랙 다이아몬드를 찾기 위해서입니다. 엄청난 위력의 레이저 무기를 가동시키는 다이아몬드를 빨리 되찾아야 하죠. 헌데, 만만치가 않습니다. 다이아몬드는 은행 전문 털이범 토니(DMX)의 손에 들어갔다가 다시 뒷골목 갱단의 수중에 들어갑니다. 그러다 수의 라이벌이자 오늘 영화의 최대 악당인 링(마크 다카스코스)에게 흘러가기까지 하죠. 혼자 힘으로 역부족을 느낀 수는 토니와 손을 잡게 되면서 영화는 버디 무비의 전형적인 코스를 타게 됩니다.

1. 다시 돌아온 로미오.

로미오가 죽지 않고 살아 돌아왔습니다. !! <크레이들 2 그레이브>는 이연걸의 전작 <로미오 머스트 다이>의 속편에 가까운 영화입니다. 같은 감독(안제이 바트코비악), 제작자(조엘 실버) 낯익은 조연 배우들, 무엇보다 이연걸까지... '로미오는 죽어야 한다'라는 제목과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삼천포성 제목 짓기까지 비슷하군요.

이야기의 커브를 결정하는 플롯, 갈등이 조작되고 해결되는 방식까지 동일합니다. 여기서도 이연걸은 흑인들과 관계 맺기를 해야 합니다. 여전히 의도된 어색함이 있고요. <로미오 머스트 다이>에선 매력적인 흑인 아가씨와 로맨스를 벌였다면 이번엔 터프한 흑인 청년과 동료애 쪽으로 가닥이 잡힙니다. 흑인이 아군이라면 적군은 동양인입니다. 같은 중국인이며, 딱 둘을 위해서 세팅된 1 대 1 라스트 액션씬이 있습니다. (세상에나, 불구덩이 속에서 싸우는 것까지 닮았군요. )

2. 부족한 결정타 한방

액션 장면들의 경우 <로미오 머스트 다이>보다 강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해요. 전작의 럭비 액션씬처럼 흥미로운 상황에서 벌어지는 액션 장면이 빈곤해요. 여전히 이연걸은 많은 머릿수와 싸우지만 이 왜소한 동양 남자가 강하다는 걸 발견할수있수 있는 결정타가 없습니다. 파트너인 DMX의 막무가내식 싸움질도 이연걸의 리듬과 어울렸다고 보여지진 않아요. 무엇보다 이연걸의 라이벌인 링의 존재감이 없어요. 마크 다카스코스같은 쓸만한 배우를 데려다 놓고도 그정도 밖에 활용하지 못하다니요. 이 배우가 <늑대의 후예들>에서 보여준 중압감을 보세요. 이 영화에선 그 절반도 보여주지 못합니다.

왜 영화의 제목을 <로미오 머스트 다이 2>라고 짓지 않았는지 모르겠어요. (음.. 그건 또 몇 년 후에 내보낼 예정이라서 그랬던가?ㅡㅡ) 속편 영화들의 게으른 변주 방식을 목격하게 되는 건 그다지 유쾌한 일이 아닙니다. 더구나 이연걸같은 쓸만한 액션 연기자가 조엘 실버 라인의 공장에서 소모 당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군요. 이연걸의 결정타를 위해서도 '로미오'는 이쯤에서 죽어 줘야 할거예요. <★★★>


TIP

●●마크 다카스코스의 대사 연기를 듣고나서, 왜 <늑대의 후예들>에서 대사가 없었는지 백번 이해했습니다. ㅡㅡ

●●영화 초반에 건물을 층층 내려가는 장면, 현실가능성이 있는 안무인가요? 황당하지만 퍽 흥미있는 발상이었습니다. 따라하지는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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