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미의 화제의 영화 #8

감독: 존 우
출연: 톰 크루즈

영화를 얘기하기 전에 한마디. 우리가 너무 작가에만 매달려온 것은 아닐까? 우리가 작가로 칭송했던 그가 어느 날 흥행감독으로 변신했다고 그를 어디까지 몰아세울 참인가?

많은 사람들이 <미션 임파서블 2>를 보고 오우삼에게 실망했다고 말한다. 이해한다. <페이스오프>에서 보여줬던 미학적인 영상과 폐부를 찌르는 정체성의 위기에 비한다면 <미션 임파서블2>는 장난처럼 보이니까. 어떤 이는 이야기 구조의 허술함을 꼬집기도 한다. 맞는 말이다. 그렇다고 액션의 즐거움을 망칠 만큼인가? 명확히 아니라고 단언하고 싶다.

<미션 임파서블2>의 장점은 액션을 즐기는데 있다. 액션의 리얼리티 운운하지 말자. 비둘기가 나오면 좀 어떤가? 톰 크루즈의 '페이스 오프'가 낯간지러운가? 불가능한 임무를 보여주는데 있어 그 정도 허구쯤도 용서 못한단 말인가?

액션 영화의 진수는 그것을 보고 즐기는 데 있는 법. 크레인 샷으로 찍은 오토바이 씬을 보라. 1cm의 간격으로 톰 크루즈 눈앞에 단검이 들이닥칠 때엔 관객은 숨을 멈추게 된다. 몸짓 하나하나 대단히 정교하게 찍은 카메라 워크로 스케일이 큰 액션을 만든다는 것은 오우삼만이 가능한 일이다.

문제는 오우삼을 작가로만 추겨세운 데 있다. 물론 그가 작가가 아니라는 말은 아니다. 그는 <미션 임파서블 2>에서 만큼은 철저히 헐리우드 제작시스템을 이용하기로 작정했을 뿐이다. 전작에 주눅들지 않은 새로운 버전을 보는 것만큼 즐거운 일이 또 있을까? 이 영화는 브라이언 드 팔마의 영화와 전혀 상관이 없는 것이다.

이제 문제는 분명해졌다. 오우삼은 이 영화로 작가의 자리를 지키고 싶었던 것이 아니다. 물론 그가 자신을 극한까지 끌어올렸던 <페이스 오프>가 그리워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스타일면에서는 오히려 <미션 임파서블2>가 최고점에 도달한 영화가 아닐까?

불평은 그만하고 그냥 웃고 즐기자. 세상, 그렇게 심각하지 않고 조금쯤은 물 흐르는 데로 버려 둘 필요도 있더라. 지치고 우울한 여름에 이 영화마저 없었다면 고달픈 인생을 누가 위로해 주던가? 남자친구? 영화의 매력은 뭔데? 보는 동안은 톰 크루즈가 내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있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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