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더

-정치 섹스 스캔들! 그것에 현혹되지 마라-

contender-contend[kntend]【L「함께 뻗다, 함께 겨루다」의 뜻에서】vi. 다투다, 싸우다, 항쟁하다 vt.(강력히) 주장하다(maintain) ~er n.

최근 우리는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했다. 작년에 여러 가지 우여곡절 끝에 우리는 대통령을 뽑았고, 이제 얼마 없으면 그 대통령과 함께 또 한 시대를 공유하며 살아갈 것이다. 다른 것을 떠나 각자 대통령과 국민은 양심에 거리낌없이 자기가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2003년 1월 17일 개봉예정인 영화 '컨텐더'는 바로 정치 지도자의 양심과 책임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이다.

대략적인 내용은 대통령 임기 말년 차에 부통령의 유고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후보로 여성상원의원인 레이니 핸슨이 지명됐지만 법사위원회주관에서 열리는 청문회에 대학시절 섹스파티사건으로 큰 곤혹을 치르면서 일어나게 되는 긴박하면서도 정치적인 색채가 강한 현장의 모습을 사실감 있게 보여주고 있다.

부통령 지명후보자인 레이닐 헬슨 역을 맡은 조안 알렌은 비평가들이 주최하는 시상식에서 상을 종종 받은 배우로 알려져 있다. '닉슨'이나 '크루서블', '플레전트빌'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았으며 '페이스오프'나 '아이스 스톰'등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배우다. 다소 그녀의 연기는 중도적인 모습이다.

오버하지 않은 듯하면서도 모든 것을 표출하는 그녀의 연기는 아마도 이스턴과 노던 일리노아 대학에서부터 다져진 연기공부가 시발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컨텐더'에서는 그녀를 위한 영화라는 착각이 들만큼 그녀의 연기력과 모습을 우리에게 100%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에서 가장 특이할 만한 사항은 바로 게리올드만의 분장과 연기력이다. 우선, 벗겨진 이마에 안경을 걸치고 나오는 모습에서 어느 누구도 그가 게리올드만 인줄을 모른다. 필자도 또한 영화가 끝날 때까지 게리올드만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궁금했다. 심지어는 까메오로 출연한 것은 아닌지 의심할 정도였다. 청문회의장인 셜리 러니언을 맡은 게리 올드만은 전작 'JFK'에서부터 '제5원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우리에게 항상 변신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도 그의 연기와 분장은 실로 압권이라고 보면 된다. 문득 게리올드만의 완벽한 분장덕분에 다른 영화한편이 생각났다. 전쟁영화인 '블랙호크다운'에서 조쉬하트넷과 이완 맥그리거 등 출연한 남자배우들이 하나같이 머리를 비슷하게 짧게 잘라서 누가 누군 지를 몰랐던 기억이 1년 전에 들었었다. 1년 후 똑같은 형태는 아니지만 아무튼 배우의 모습을 혼동한다는 것도 영화 속에서 느끼게 되는 재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각설하고 연기력과 모습이 일체하는 변신의 귀재 게리올드만의 연기력에 100점을 주고 싶다. 또한 감독의 연출력과 우리들에게는 친숙한 크리스찬 슬레이터도 이 영화 속에서 보여지고 있다. 영화는 여부통령 지명자의 섹스 스캔들에 맞춰지고 있지만 종전의 기본적인 정치 패턴영화와는 달리 반전을 마련하고 있으며 그 반전으로 인해 좀더 주제를 부각시키고 있다. 물론 정치적인 섹스스캔들로 인해 양심적인 정치의 모습도 담고있지만 무엇보다도 여성과 남성의 사회, 특히 정치 속에서 비춰지는 모습을 냉소적으로 담고 있다고 보겠다.

물론, 영화는 그렇지만 상당부문 해학적인 모습으로 전환되고 우리에게 희망과 꿈을 전달하고 있다. 2000년 작품인 이 영화가 다소 우리에게 늦게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어쩌면 가장 지금 우리의 현실 속에 맞아 들어가고 있어서 인지는 모르겠으나 영화 중간, 중간에 지루함을 이겨내기 힘든 것은 아마도 현실 속에서는 그러한 정치인의 모습을 찾아보기가 힘들었기 때문이 아니가 하는 생각이 든다.